[시선뉴스 심재민 / 디자인 최지민] 코로나19가 아시아를 넘어 이란과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중동과 유럽에서도 창궐하고, 미국 전역에서는 동시다발로 사망자·감염자가 나오며 본격적인 유행이 시작될 조짐이다. 상황이 이러하자 다수의 전문가들은 코로나19가 남극을 제외한 전 대륙에서 확산하며 사실상 ‘판데믹(팬데믹)’ 단계에 진입했다고 진단했다.

‘판데믹(pandemic)’은 세계적으로 전염병이 대유행하는 상태를 의미하는 말이다. 그리스어인 pandemic에서 ‘pan’은 ‘모두’를 뜻하고 ‘demic’은 ‘사람’을 뜻한다. 즉 전염병이 세계적으로 확산해 모든(많은) 사람이 감염된다는 무서운 의미를 지니고 있다.

판데믹은 단순한 표현이 아닌 세계보건기구(WHO)의 전염병 경보단계 중 최고 위험 등급의 명칭으로, 전 세계가 심각한 상황에 빠질 수 있음을 경고한다. WHO는 전염병의 위험도에 따라 전염병 경보단계를 1단계에서 6단계까지 나누는데 최고 경고 등급인 6단계가 바로 ‘판데믹(전염병의 대유행)’이다.

참고로 WHO의 6개 전염병 경보단계의 기준은 다음과 같다. 1단계는 동물 사이에 한정된 전염으로 인간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 상태, 2단계는 동물 사이에서 전염되다가 소수의 사람들에게도 전염된 상태, 3단계는 사람들 사이의 전염이 증가한 상태, 4단계는 사람들 사이의 전염이 급속히 확산 세계적 유행병이 발생할 수 있는 초기 상태, 5단계는 전염이 널리 퍼져 세계 동일 대륙의 최소 2개국에서 병이 유행하는 상태, 마지막 6단계는 제5단계를 넘어 다른 권역의 국가에서도 추가로 전염이 발생한 상태를 가리킨다.

‘전염병의 대유행’ 즉 세계적으로 확산되었다는 의미인 판데믹. 역사적으로 악명 높았던 흑사병, 스페인독감, 아시아독감, 홍콩독감, 신종플루 등이 판데믹의 대표적인 예이다. 그리고 코로나19 역시 발병국인 중국과 주변국을 넘어 이제는 유럽·미국·일본 등 전 세계 곳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확산하며 사실상 판데믹 단계로 접어드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우려를 사고 있다.  

실제 유럽의 코로나19 진원지가 된 이탈리아는 8일(현지시간) 기준 확진자가 7천375명으로 하루에만 무려 1천492명(25%) 급증했고 사망자도 133명이 늘면서 중국 다음으로 세계에서 두 번째로 확진자와 사망자가 많은 국가가 됐다. 이 같은 확산세에 이탈리아 정부는 밀라노를 비롯한 롬바르디아주 전역과 에밀리아-로마냐, 베네토, 피에몬테주에서 모데나, 파르마, 피아첸차, 파도바, 트레비소 등 11개 지역을 추가로 '레드존'으로 지정하고 봉쇄령을 내렸다.

미국 역시 코로나19는 31개 주로 번지며 급속도로 확산하는 양상이다. 8일(현지시간) 오후 기준 코로나19 확진자가 512명, 사망자가 21명으로 늘었으며, 특히 크루즈선 '그랜드 프린세스'호에서는 의심증상자 46명을 검사한 결과 절반 가까운 21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또 미국 뉴욕주는 확진자가 89명으로 늘며 비상사태를 선포하기도 했다.

이밖에 중동 13개국에서도 확진자 수가 6천명을 넘기고 일본, 동남아 등지에서도 확진자 수가 계속 늘면서, 미국 CNN,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코로나19가 이미 사실상 판데믹 단계로 진입했다는 전문가들의 평가가 속속 나오고 있다.

이처럼 판데믹 양상까지 보이고 있는 코로나19는 병 자체의 공포만큼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 때문에 그 심각성이 크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코로나19가 판데믹으로 확산하면 전 세계의 국내총생산(GDP)이 최대 3천200조원 가량 줄 수 있다는 분석까지 나오면서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는 상황. 전 세계가 머리를 모아 코로나19의 심각한 위기를 벗어나기 위한 해결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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