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디자인 최지민]

▶ 프리먼 다이슨 (Freeman Dyson)
▶ 출생-사망 / 1923년 12월 15일 - 2020년 2월 28일
▶ 국적 / 영국 출신의 미국인
▶ 활동분야 / 물리학, 수학

양자 전기역학의 기반을 닦은 이론 물리학자이자 수학자로, 과학에 관한 다양한 대중서를 집필한 작가이기도 한 프리먼 다이슨 박사. 그는 2020년 2월28일 향년 96세를 일기로 타계했다.

빼어난 과학-수학 능력, 2차대전에서도 실력 발휘

영국에서 태어난 프리먼 다이슨. 다이슨은 어려서부터 유독 과학과 수학에 있어 흥미가 많았고 뛰어난 능력을 발휘했다. 그런 다이슨은 케임브리지대학 트리니티 칼리지에서 수학을 전공하다가 제2차 세계대전 발발 후 영국 공군 폭격기사령부에서 수학을 응용해 폭격 계획을 짜는 민간인 분석가로 일했다. 전쟁이 종료되고 트리니티 칼리지에서 학사학위를 받은 뒤 미국 코넬대학 대학원에 진학해 맨해튼 프로젝트를 이끈 한스 베테 교수 아래서 물리학을 공부했다. 이때 빛이 물질과 작용하는 방식에 관한 이해를 심화하는 기념비적인 논문을 발표했는데, 이 논문은 동료들 사이에서 노벨상을 탈 만한 가치가 있는 논문으로 높이 평가 되었다. 또한 현재까지도 현대과학에서 손꼽히는 업적 중 하나인 양자 전기역학(QED)에 관한 논문으로 명성이 자자하다.  

우주 개발 청사진 담은 과학 대중서-논문 출간

필드에서는 물론 관련 서적 작가로서도 다이슨은 저명했다. 학문적 업적을 넘어 우주탐사 분야의 다양한 제안과 과학 대중서 출간으로 널리 이름을 알린 것. 특히 핵 추진 대형 탐사선으로 태양계 행성을 탐사하는 오리온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유전자를 조작한 식물을 심어 외계 식민지를 구축할 수도 있다고 발표하면서 전 세계의 놀라움을 샀다. 또 다이슨은 지구과학 분야에서도 새로운 비전을 제시했다. 항성의 복사 에너지가 행성계의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할 때 이를 완전히 둘러싸는 거대 구조물을 만들어 항성의 복사 에너지를 받아쓰는 ‘다이슨구(Dyson sphere)’에 관한 논문을 발표해 이름을 알렸으며, 논문을 외계생명체를 찾는 길로 귀결하는 등 포부가 남달랐다.

과학에 풀어낸 다이슨의 다양한 철학

다이슨이 논문과 저서를 통해 풀어낸 과학은 결코 단순하지 않았다. 때로는 종교와 과학을, 또 때로는 인류의 과제를 과학에 풀어내기도 했다. 저서 ‘상상하는 세계(1997)’에서는 과학과 윤리의 동등한 발전의 중요성을 경고했으며, ‘태양, 지놈 그리고 인터넷(1999)’을 통해서는 기술만능주의에 대한 성찰을 담았고 그밖에 ‘무한한 다양성을 위하여(1988)’, ‘에로스에서 가이아까지(1992)’ 등에서 역시 과학과 인류에 대한 고심을 담아냈다. 이처럼 과학에 있어서의 다양한 성찰을 담은 저술에 대한 공로로 다이슨은 ‘루이스 토마스 상’을 수상한 바 있다. 아울러 2000년에는 과학과 종교의 관계를 다룬 '종교에서의 진보'를 저서, 종교활동 증진에 기여한 사람에게 주는 템플턴상을 받는 영광을 누리기도 했다.

의외의 노벨상 미(未)수상자

단순한 과학 발전이 아닌 인류가 풀어야 할 과제에 대한 성찰과 자신의 철학, 가치관을 논문과 저서에 담아낸 다이슨. 다이슨은 1966년 로런츠 메달, 1981년 울프상, 1989년 마테우치 메달 등 다양한 수상을 통해 공로를 인정받았다. 하지만 다이슨은 ‘노벨상’을 받은 적이 없다.  이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의아함을 표하지만 정작 다이슨은 생전에 노벨상에 대한 아쉬움이나 미련을 두지 않아 인상적이었다. 이에 대해 "노벨상을 바란다면 예외 없이 10년 이상 중요하고 심오한 문제에 매달려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나는 그런 스타일이 아니다"고 회고하기도 했다.

"인간과 양자 세계를 잇는 계산을 포함한 혁명적인 과학적 통찰력으로 핵공학과 고체물리학, 페로 자성, 천체물리학, 생물학, 응용수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기여했다" 다이슨이 60년 이상 몸담은 미국 뉴저지주 프린스턴 고등연구소(IAS)는 다이슨의 죽음을 발표하면서 이렇게 평가했다. 그저 과학자 또는 수학자로 남기엔 인류와 우주에 대한 철학이 남달랐던 다이슨. 그의 그러한 가치가 담긴 다양한 논문과 저서는 향후 우리 과학 발전에 등대가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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