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을 주는 현경석 교수, '크론병 아내, 사랑이자 전부입니다'
희망을 주는 현경석 교수, '크론병 아내, 사랑이자 전부입니다'
  • 보도본부 | 한성현 PD
  • 승인 2014.12.14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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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01. 다큐 방송 후 1년, 현경석 교수의 현재 진행형 감동 스토리

[시선뉴스 한성현]많은 사람들이 자신에게 힘든 일이 다가오면 절망하는 사람들이 대다수입니다. 하지만 자신이 처한 일에 굴하지 않고 항상 모든 것에 감사하며 삶을 사시는 분이 있다면 믿으시겠습니까?

작년 12월 말 방영했던 KBS 성탄특집 다큐멘터리 ‘당신이 선물입니다’에 희귀 난치병(크론병, 베체트병, 강직성 척추염)을 앓고 있는 아내 변영진씨를 위해 극진히 간호하는 남편 현경석 교수의 사연이 소개가 됐는데요. 하지만 남편 현경석 교수도 서서히 시력을 잃어가는 ’망막색소변성증’이라는 난치병을 앓고 있어 보는 이들에게 안타까움을 전했습니다.

그러나 두 사람은 투병 중이지만 절망적이지 않고 도리어 밝고 힘차게, 그리고 애틋한 사랑을 보여줘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과 감동을 선사했습니다. 이번 인터뷰에서는 우리에게 희망과 감동을 선사한 현경석 교수와 함께 또 한 번 감동스토리를 이어갑니다.


▶ 한성현 PD : 안녕하세요.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본인 소개 간단히 부탁드리겠습니다.

▷ 현경석 교수 : 안녕하세요. 현경석입니다. 저는 지금 나사렛 대학교 방송미디어학과에서 객원 교수로 있고요, 수원과학대학교 실용음악과에서 외래교수로 있습니다. 또 지금 작곡 활동도 계속하고 있으면서 노래도 하고 있고요. 중요한 건 또 오디오 엔지니어라서 녹음실에서 엔지니어도 하고 있고 이것저것 하고 있는 일은 많은데 뭐 제대로 하고 있는 일이 있는지 모르겠네요. (하하)

▶ 한성현 PD : 작년 크리스마스에 성탄특집으로 방영했던 다큐멘터리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셨어요. 어떻게 방송에 출연하게 되셨나요?

▷ 현경석 교수 : 사실은 맨 처음에 방송 출연하게 된 이유가 처음으로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제가 친하게 지내는 형이 구한승 교수님이라고 한양대학교 성악과 겸임 교수님이신데 그 형님하고 우연한 기회에 녹음 작업으로 만났어요. 저는 엔지니어였고 그 형님은 노래를 부르러 오셨는데 녹음하다 보니까 마음이 정말 잘 맞아서 많이 친해졌어요. 그때 제가 ‘(구한승)형 제가 노래 한곡 써드릴 테니까 불러줄래요?’ 그러니까 형이 흔쾌히 좋다고 하셔서, ‘이참에 저희 집사람 위해 한 곡 만들어야겠다‘라는 생각에 썼던 곡이 ‘그대는 모르오’라는 곡이었습니다.

▲ 지난해, KBS 성탄특집'당신이 선물입니다'에 현경석 교수 부부가 출연해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었다.
그 곡을 디지털 싱글로 내고 (구한승)형님이 공연이 작건 크건 공연이 있을 때마다 그 곡을 불러 주시고 저와 아내에 대한 사연 얘기를 무대에서 해주셨어요. 그걸 어느 무대에서 했는데 한 신문에서 기자분이 보시고 (구한승)교수님과 저를 취재를 하신 거죠. 그다음 날에 기사가 나갔는데 그걸 보시고 방송사에서 전화가 많이 왔어요. 근데 아내가 많이 아프고 병원에 입원해 있어서 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어서 안 한다고 하다가 KBS에서 어떤 피디님이 짧은 영상이라고 간곡하게 부탁드려서 하게 된 거였어요.

그래서 ‘문화 책갈피’에 짧게 나가는 영상을 찍었는데 보시면 알겠지만 병원 복도에서 아내에게 노래를 불러주는데 스텝 분들이 다들 우시더라고요. 그러다 보니까 그 담당 피디님이 이 방송 내보내시면서 ‘같이 성탄 특집 다큐로 만들고 싶은데 하면 어떻겠냐‘라고 해서 그때부터 촬영하기 시작해서 6개월 동안 찍었죠.

▶ 한성현 PD : 다큐멘터리 촬영 당시에는 아내분 몸 상태가 많이 안 좋으셨어요...요즘은 많이 나아지셨나요?

▷ 현경석 교수 : 올해는 다행히도 한 번밖에 입원을 안 했고요. 그래도 잘 버텨줘서 수술 안 하고 간단하게 치료받고 1주일 만에 퇴원했어요. 그리고 이 병 자체가 나을 수는 없으니까 컨디션을 조절해가면서 그냥 이렇게 지내는 수밖에 없어요. 크론병 때문에 지금은 두 달에 한 번씩 ‘레미케이드’라는 면역억제제를 맞아요. 그 주사를 맞지 않으면 자기 몸을 스스로 막 공격하는 병이라서 면역 자체를 낮춰놔야 돼요. 그러니까 감기도 잘 걸리고 걸리면 낫지도 않고 상처 생기면 피도 잘 안 멎고 잘 아물지도 않고...솔직히 말씀드리면 장 쪽이 크론병 때문에 많이 안 좋아요.

저의 집사람은 장이 2m 이상 있는 길이에서 60cm 이상 잘라냈기 때문에 식사를 하면 30분 안에 화장실을 가고요... 화장실 가는 횟수가 엄청 많죠. 소화도 잘 되지 않기 때문에...병 자체가 고질 적으로 괴롭죠. 괴로워해요.(잠시 생각 중) 그리고 컨디션이 그렇게 나쁘지 않을 때에는 베체트병(만성 염증성 질환) 때문에 구강에서부터 목구멍까지 다 헐어서 잘 먹지도 못하고...그러니까 살도 많이 빠져있고 그런 상황이에요...입이 많이 헐어서 말을 잘 못해요. 말이 어눌하고...그런 고통 속에서 사는 거죠.

면역억제제 맞고 오면 조금 괜찮아졌다가 약발이 떨어지면 또다시 확 안 좋아지고.. 그게 반복되는 삶이에요. 요즘에 그래도 장이 아파서 데굴데굴 구르거나 그러진 않아서 그것만으로도 감사하죠.

▶ 한성현 PD : 그런 상황에서도 교수님이 아내를 극진히 간호하시는 것 같아요...

▷ 현경석 교수 : 저는 지금 무조건 그 사람 때문에 살아요. 지금은 현재는 누가 물어봐도 똑같이 대답하는데 그 사람 하나 보고 사는 거고, 제가 (’망막색소변성증’ 때문에) 안 보여도 더듬더듬 다니면서 일하는 유일한 이유가 그 사람 보고하는 거예요. 그 사람만 조금 더 괜찮아지는 것이 그게 제 바람이고 제 기도죠. 저도 일반 사람들 보다는 활동력이나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그런 것에 대한 걱정을 많이 끼치죠. 그거에 대해선 집사람에 대해 미안하고...더 잘해주고 싶은데 그게 쉽지만 않네요.

▲ 항상 밝고 긍정적인 모습으로 지내는 현경석 교수. 웃는 모습이 아름답다.
▶ 한성현 PD : 말씀하신 것처럼...교수님도 ‘망막색소변성증’이시잖아요. 몸이 안 좋거나 불편하신 분들은 활동적이지가 못하고 밝지 못한 경향이 많이 있습니다. 그런데 교수님은 인터뷰 하는 내내 제가 느끼는데 뭐랄까 활발하시고 행복하고 즐거우신 느낌인 것 같아요.

▷ 현경석 교수 : 저 되게 밝아요.(호쾌한 웃음) 뭐 그런 건 있어요. 삶이 가다 평균도 안 될 정도로 뚝 떨어질 때도 있고...그럴 땐 저도 되게 힘들죠. 뭐라 그럴까 우울해하기도 하고...제가 한때는 공황장애 때문에 엄청 많이 시달렸었어요. 자다 말고 숨 못 쉬어서 일어나서 뛰어다니고 신경정신과 가서 약 먹고, 상담받고 사실 지금도 다 낫진 않았어요. 공황장애가 왔다는 건 나름 스트레스가 있는 거겠죠. 한 달 전에도 스트레스가 많아서 응급실에 간적도 있었고...어떻게 해결이 안되니까...(말이 없다.)

저는 제가 정신 놓고 힘 놔버리면 아무것도 안 돼요. 제가 힘내서 살아야지 안 그러면 저 사람이(아내) 나 믿고 왔는데 제가 그것 하나가 제 삶의 원동력이고 에너지인데...(생각 하고 있는 듯하다)제 소원은 집사람에게 짐이 안 됐으면 좋겠어요. 지금은 처음에는 집사람 어떻게든 잘 도와주고 예뻐해 주고 그러려고 결혼했는데 그게 처음에는 제 욕심이었는데 좋아하고 사랑하니까...근데 그게 또 살다 보니까 저도 건강이 안 좋아지니까...‘어느 날 내가 완전 다 안 보이게 되면 집사람도 힘든데 집사람한테 짐이 되면 어떡하지?’ 그런 고민을 많이 해요.

그런데 그거에 사로 잡혀가지고 너무 우울해 있으면 안되니까...전 일해야 되거든요 일해야지 먹고살고 하루라도 열심히 일 안 하면 안 되는 거니까...그러니까 스스로가 자꾸 에너지 내려고 애쓰고 있고요. ‘잘하고 있어. 야! 이거 생각해봐라. 이거 8년 전 만해도 아무것도 못하던 사람이 지금 이만큼 와서 하고 있는 걸 보면 잘하고 있는데 괜찮아, 괜찮아’ 이러고 있어요.

▶ 한성현 PD : 이렇게 하시는 말씀 들어보면 아내를 많이 사랑하시는 것 같아요.

▷ 현경석 교수 : 제가 사는 이유 중 유일하게 하나에요. 그 사람만 보고 있으면 좋으니까 그냥 잘해주고 싶고, 제가 조금이라도 신경 쓰이게 하거나 그렇게 하면 제가 미안하고. 제가 하는 일이 월급쟁이가 아니다 보니까 어떤 달은 괜찮다가도 어떤 달은 안 좋을 때도 있고, 들어오는 것이 일정치 않게 들어오고 하니까 계획적인 삶을 못 살아서 집사람이 그런 것에 대해 힘들어하는데 그거 가지고 불만을 토로하거나 불평 하는 게 없어요. 도리어 집사람이 ‘오빠 돈 없고 가난한 건 좀 불편하긴 한데 난 절대 절망스럽지 않아’라고 항상 위로해주고 있어요.

▶ 한성현 PD : 제가 알기로는 아드님이 이제 4살이 됩니다.

▷ 현경석 교수 : 해 넘기면 5살이네요.

▶ 한성현 PD : 아드님은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나요?

▷ 현경석 교수 : 저희 집에서 제일 건강한 사람입니다. 하하 유일하게 제일 건강하고요. 한 달 전에 탈장이 와서 하루 입원해서 수술했어요. 그 정도는 뭐 1주일 만에 훌훌 털고 일어나서 건강하게 잘 있어요. 아직까지는 특별한 증상 없는 것 같고 그래서 진짜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결혼 후 이듬해 아내 변영진씨가 자연분만으로 득남을 했다.
▶ 한성현 PD : 결혼하신 이듬해 아들 출산하셨어요. 임신부터 출산까지가 많이 힘드셨던 것 같은데...

▷ 현경석 교수 : (회상 중)그때만 해도...이 사람은 약을 끊을 수가 없어요. 평생 죽을 때까지 먹고 주사를 맞아야 돼요. 그런데 아기가 생기는 바람에 약은 일단 맞는 주사약은 다 끊고 태반을 안 거치는 약 중에 ‘소론도‘라고 스테로이드가 있어요. 그것만 가능하다고 선생님이 말씀하셔서 그것만 먹고 다 끊었거든요... 근데 그것만 가지고는 안 되거든요. 진짜 그거는 별 힘을 발휘 못하는 약인데...그것만 먹고 10달을 버텼는데 처음에는 약 다 끊고 하다 보니까 홍반부터 오더라고요. 발목에서 무릎까지 다 피멍으로 멍들고 나중에는 오래되니까 안에가 노랗게 곪더라고요. 잘 걷지를 못했어요.

그게 너무 아파서 그냥 바람만 스쳐도 자지러지게 아프데요...말도 잘 못하고 입도 망가지고 그 때 고생 많이 했죠. 진짜 고생 많이 했어요. 근데 진짜 감사했던 것이 작은 사람들이 강단이 있나 봐요. 당연히 제왕절개해서 낳을 줄 알았는데 저희 집사람이 자연분만을 했어요. 왜냐면 의사선생님도 고민을 많이 했던 이유가 장 수술을 3번이나 했기 때문에 힘줘서 자연분만하기도 그렇고, 그렇다고 또 힘도 별로 없는 사람이 제왕절개를 하자니 예전 장 수술 부위하고 비슷해서 조금 힘들 수 있다고 했거든요.

그래서 고민을 되게 많이 했었어요. 교수님들도 그렇고...그런데 감사하게도 자연분만으로 낳았어요.(하하하하) 너무너무 감사했죠.

▶ 한성현 PD : (안타까움) 그렇게 지켜보셨을 때 가슴이 많이 아프셨겠어요...

▷ 현경석 교수 : (멋쩍은 웃음) 그냥 뭐 손 붙잡고 많이 울었어요. 애기 낳기 바로 직전까지도...미안해서 되게 많이 울었어요.....또 생각나네....(말을 잇지 못하셨다)

▶ 한성현 PD : (분위기 전환) 그래도 감사하게 아들이 태어나고 건강하게 자라는 걸 보면 뿌듯하시죠?

▷ 현경석 교수 : 정말 좋죠. 정말 좋고...근데 가끔 집사람을 괴롭히니까 그게 좀 미워서..(하하하하하) 그래서 좀 그랬는데 (흐흐흐흐) 이게 또 사람 감정이 묘한 게 제가 예뻐하는 사람이 아내인데, 엄마들은 아들 더 예뻐하잖아요.

▶ 한성현 PD : 그렇죠.(궁금함)

▷ 현경석 교수 : 괜히 처음에는 (아들한테) 질투가 나서.(하하하하) 솔직히 좀 그랬습니다. 농담반 진담반으로 그렇게 얘기해요.(하하하하)

▶ 한성현 PD : 얘기를 들어보니까 화목하게 지내시는 것 같네요. 제가 더 기분이 좋은 것 같습니다.(웃음)

인터뷰 내내 ‘감사하다’며 모든 것을 자신이 아닌 아내를 위하여 하는 일이라고 말씀을 하시는 현경석 교수.

남들이 보면 정말 힘든 상황 속인데도 불구하고 이렇게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이유는 어떠한 상황이 와도 항상 감사하는 마음 덕분일까? 그의 인터뷰하는 목소리는 나의 가슴 따듯하게 만들었다.

한때 좌절도 하고, 힘들기도 했지만 밝고 긍정적인 생각으로 현실을 직시하고 이겨내며 살아가는 현경석 교수의 이야기가 더 궁금해진다.

이어서 현경석 교수 2부에서는 ‘청년 시절부터 지금까지 걸어온 삶’에 대한 이야기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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