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 디자인 최지민, 구본영 수습] 250년 전 태어난 베토벤. 그는 1827년 하늘의 별이 된 이후에도 프란츠 리스트와 쇼팽 등 낭만기 거장뿐만 아니라, 라흐마니노프와 드뷔시 등 20세기 초 후기 낭만기 작곡가들을 이어 현재의 음악에까지 영감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난 이를 과학적으로 명백하게 밝혀내기에는 어려움이 있어왔다.

그런데 최근 우리 기술이 베토벤이 후대 음악에 미친 영향력을 확실히 보여줘 화제다. 국내 연구진이 빅데이터에 기반한 코드워드(codeword) 연구를 이용해 서양 근대시대 고전음악 작곡가들에게 가장 많은 영향을 끼친 예술가는 베토벤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코드워드, codeword는 사전적으로 음악 언어 ‘음어’를 뜻하는 말로 ‘음악을 나누는 최소 단위’인 동시에 ‘연주되는 음의 집합’을 말한다. 코드워드를 통해 음악 작품들이 서로 얼마나 영향을 주고받았는지를 분석할 수 있다. 쉽게 한 음악에 대한 음악적 영향력이 어디에서 왔는지를 파악할 수 있고 다른 부분에서는 음악의 표절 여부도 코드워드를 통해 짚어볼 수도 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문화기술대학원 박주용 교수 연구팀이 네트워크 과학과 빅데이터에 기반해 예술 작품의 혁신성과 영향력을 계산하는 이론물리학 알고리즘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연구팀은 1700년에서 1900년 사이 작곡된 서양 피아노 악보로부터 공통된 '코드워드'(codeword)를 추출해 작품들 사이의 유사성을 측정했다.

박주용 교수 연구팀이 이번 연구 통해 음악 작품들이 서로 얼마나 영향을 주고받았는지 네트워크를 만든 결과, 그 중심에는 베토벤이 있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후대에 가장 영향력이 큰 작곡가는 베토벤인 것으로 분석됐다. 바로크 시대(1600∼1750년)에는 헨델, 고전기 시대(1750∼1800년)에는 모차르트와 하이든의 영향이 컸지만, 베토벤은 낭만기 이후 수많은 작곡가에게 영향을 미쳤다는 것.

그렇게 250년 전 태어난 베토벤은 숨진 이후에도 리스트와 쇼팽 등 낭만기(1820∼1910년) 거장뿐만 아니라 라흐마니노프·드뷔시 등 20세기 초 후기 낭만기 작곡가들을 거쳐 현세의 다양한 음악가들에게도 영감을 주고 있다는 것이 증명되었다.

연구팀은 아울러 새로운 코드워드 조합을 가장 많이 시도한 혁신적인 예술가는 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로 분석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라흐마니노프는 러시아의 대표적인 피아니스트이며 작곡가로 ‘피아노 협주곡 제2번’ 등 피아노곡에 걸작이 많다. 라흐마니노프의 작품은 차이콥스키(러시아)의 전통을 충실히 지키려하는 보수적 경향이 강하면서도 천재적인 피아니스트로서의 음악성 또한 강하게 드러나 특유의 풍부한 서정성의 색채로 현재까지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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