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전통기법인 옻칠의 매력에 매료돼 20여 년간 옻칠의 나전칠기 기법과 난각 기법에 현대적 주제를 접목한 작품을 선보이고 있는 공숙자 작가의 초대전이 국내에서 개최된다. 

2월 5일(수)부터 15일(토)까지 신사동 윤당아트홀 지하 1층에 위치한 갤러리 공간에서 열리는 ‘인내의 결실(The Fruits of Perseverance)’ 전 에서는 공숙자 작가의 예술 세계뿐 아니라 인내와 기도의 시간을 통해 만들어진 옻칠회화 작품들을 볼 수 있다. 

이번 초대전은 지난해 프랑스 파리에 문을 연 아트 갤러리 ‘Siat Gallery(씨앗 갤러리)’가 개최한다. 잘 심긴 씨앗이 어마어마한 결실을 이루듯 한국 작가들과 작품 세계를 전 세계에 알리겠다는 목적으로 설립된 Siat Gallery는 공숙자 작가를 비롯한 많은 한국 작가와 한국 미술을 해외에 소개하고 있다. 

지난해 프랑스 최대 규모의 아트페어인 FIAC 기간에는 오프닝 전시로 공숙자 작가의 초대전을 개최, 작가가 “시간과 인생을 모자이크하는 것과 같다”고 할 정도로 많은 시간과 인내로 만든 35점의 옻칠 회화 작품을 소개했다. 이를 본 관람객들은 한국 전통의 아름다움에 뜨거운 호응을 보냈으며, 이에 힘입어 국내 초대전까지 열게 되었다.

관계자는 “초대전에서는 옻칠의 아름다움을 증폭시키는 세련된 예술적 감각과 기존의 물감으로는 도저히 표현할 수 없는 깊이와 고급스러움을 담은 공숙자 작가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고 전했다.

미술 평론가 신항섭은 “그는 옻칠이라는 재료적인 장점을 그대로 살리는 한편, 옻칠의 특유의 고상한 색채에 어울리는 형상을 찾아내 옻칠 회화의 진면목을 보여준다”라며 “옻칠이 공예로 인식되고 있는 견고한 선입관을 깨뜨림은 물론이고, 또 다른 형태의 회화적인 표현 영역의 확장이라는 성과를 이뤄 시공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초월적인 미적 가치를 구현하고 있다”라고 평하기도 했다.

작가 역시 캔버스에 오일이라는 전통적인 서양화의 틀을 벗어나 새로운 소재를 받아들여 만들어진 작품을 소개하기 위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노력한다고 밝힌다. 유화처럼 즉흥적으로 떠오르는 영감을 캔버스에 담은 후, 시간을 두고 다듬는 일이 불가능하더라도, 또 재료 특성상 표현의 한계에 부딪히거나 옻독에 오르더라도 가능성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본격적으로 작품을 구상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실제 옻칠은 2천 년 이상의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고상한 색채와 화려한 장식미 덕분에 예로부터 왕가나 귀족의 애용품으로 사랑받았다. 그러나 여러 겹의 옻칠을 올리고 섬세하게 작업해야 하고, 건조 시 온·습도를 철저하게 맞춰야 하는 등 작업 과정이 매우 까다롭다고 알려져 있으며 옻독에 올라 피부가 붉게 부어오르기도 한다.

그러나 공숙자 작가는 이에 굴하지 않고 지각의 변화와 창조적 가치의 표현, 이지적 조형 질서와 객관적 개념화 등을 위해 20여 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옻칠에 예술을 더했다. 전 세계인의 시선을 사로잡은 그의 작품 세계는 초대전 ‘인내의 결실(The Fruits of Perseverance)’을 통해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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