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현지시간 16일 우크라이나는 자국에서 불거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연관된 스캔들, 일명 ‘우크라이나 스캔들’과 관련해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처음 불거진 이번 의혹과 관련해 우크라이나가 공식적으로 입장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상원의 문턱을 못 넘더라도 우크라이나 스캔들은 양국 수사당국의 손에서 당분간 더 수면위에 떠올라 있을 듯하다. 또 미국 의회의 탄핵 절차가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면서 점차 증발할 것 같았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스캔들'이 되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불법감시’라는 새로운 키워드와 함께 말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포즈 취한 파르나스 [연합뉴스 제공]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포즈 취한 파르나스 [연합뉴스 제공]

‘우크라이나 스캔들’이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7월25일 우크라이나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전화 통화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4억 달러 규모 군사원조를 대가로 자신의 경쟁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 대한 수사를 종용했다는 의혹이 담긴 스캔들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수사를 종용한 내용은 무엇일까.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그의 아들 헌터가 이사로 있던 우크라이나 에너지 회사 '부리스마 홀딩스'에 대한 수사를 막으려고 2016년 당시 우크라이나 검찰총장의 퇴진을 압박했다고 주장한 것.

민주당이 주도하는 하원은 ‘트럼프’와 ‘젤렌스키’의 통화 내용이 지난해 9월 내부고발자에 의해 폭로되고 우크라이나 스캔들이 수면위로 떠오르자 9월 24일 탄핵 조사를 공식화했다. 그리고 트럼프에 대해 우크라이나 외압 의혹에 대해 권력 남용 등의 혐의를 적용했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달 하원을 통과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은 지난 15일 상원에 넘겨졌고, 상원은 오는 21일부터 본격적으로 탄핵심리에 들어갈 예정.

하지만 반대측 진영도 만만치 않다. 공화당이 장악한 상원에서 탄핵소추안이 가결될 가능성은 낮은 상황으로, 공화당은 속전속결로 탄핵심리를 진행해 탄핵소추안을 부결하겠다고 맞서고 있다. 또한 백악관 관계자도 2주 내 탄핵심판이 끝날 것이라고 전망했으며 트럼프 대통령 역시도 지금껏 우크라이나 스캔들과 관련해 자신은 부정한 거래를 하지 않았고, 아무것도 잘못한 것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렇게 흐지부지 끝날 것 같았던 우크라이나 스캔들. 그러나 공교롭게도 탄핵소추안이 상원으로 넘어간 날 새로운 폭로가 나오면서 재점화 되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 루디 줄리아니의 측근인 레프 파르나스는 지난 15일 MSNBC 인터뷰에서 자신이 트럼프 대통령을 대신해 우크라이나 당국자들에게 매우 강력한 메시지를 보낸 바 있다고 폭로한 것.

이 뿐만이 아니다. 앞서 14일에는 파르나스가 측근인 사업가 로버트 하이드와 나눈 스마트폰 메시지가 민주당에 의해 공개되기도 했는데, 공개된 문자 메시지는 하이드가 파르나스에게 우크라이나 주재 미국 대사 마리 요바노비치의 위치와 휴대전화 사용 정보를 알려주는 내용이 담겨 파문이 일었다.

그리고 이 문자가 공개되자 지금껏 침묵하고 있던 우크라이나가 반응하며, ‘우크라이나 스캔들’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현지시간 지난 16일 우크라이나 당국은 이날 줄리아니의 측근들이 요바노비치 대사를 축출하기 위해 불법 감시를 했다는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수사를 시작했다고 밝힌 상황.

이처럼 우크라이나 스캔들은 상원의 탄핵심리와 상관없이 굴러갈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지배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불명예를 안겼으나 최후의 ‘한 방’은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 우크라이나 스캔들은 한동안 오뚝이처럼 생명력을 이어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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