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 디자인 최지민] 긴 터널을 지나고 있는 경기침체. 워낙 바닥을 찍었던 탓에 앞으로는 상승할 일만 남았다고 주장하는 시각도 있지만 체감 경기가 좀처럼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 탓에 서민들의 우려는 덜어지지 않고 있다.

여기에 더해 지난 8일 현대경제연구원이 “향후 경기가 회복된다는 경기 바닥론이 나오고 있으나, 하방 리스크가 줄지 않을 경우 ‘더블딥’에 빠질 수도 있다”고 전망하면서 우려가 더 깊어지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 관계자는 ‘경기 바닥론 속 더블딥 가능성 상존’이라는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더블딥이란 경기침체 후 회복기에 접어들다가 다시 침체에 빠지는 이중침체 현상을 말한다. 두 번이라는 뜻의 ‘double’과 급강하라는 뜻의 ‘dip’의 합성어로 쉽게 경기의 ‘재침체’를 의미한다. 올랐다 다시 하락하는 더블딥의 경제 지표가 마치 알파벳 W를 연상시킨다고 해서 ‘W자형 경기 침체’라고도 한다.

더블딥에 대해 예를 들어 설명해 보면 이렇다. 경기 침체기 속에 기업들이 수치적인 생산량을 늘리면 일시적으로 경기가 반등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실제로는 국민경제, 즉 주머니 사정의 악화로 인해 수요 침체가 다시 강화되면서 다시 경기 하락 국면으로 접어들게 된다. 이러한 현상이 바로 더블딥이다.

이처럼 더블딥 현상은 국민의 체감 경기가 개선되지 않아 소비가 생산을 뒷받침하지 못하게 됨으로써 다시 불황이 발생하는 것으로, 우리말로는 ‘이중 침체’, ‘이중 하락’ 등으로 사용되고 있다. 미국 경제가 몇 차례의 더블딥을 겪은 후, 2001년 미국 모건스탠리 증권의 스테판 로치가 미국 경제를 진단하면서 “더블딥”이라는 표현을 사용했고 이후 공식적인 경제 용어로 통용되기 시작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이 국내 경제 상황에 대해 더블딥을 우려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우선 현재 경기 반등 조짐이 미약하다고 평가했다. 현재의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지표인 경기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지난 7월 99.3에서 9월 99.5로 소폭 올랐으나 10월 들어 99.4로 다시 하락한 상태. 여기에 더해 3분기 성장률도 0.4%에 그쳐 올해 연 2.0% 성장률 달성도 어려워졌다고 봤다.

상황이 이러한 가운데 한국경제가 다시 회복세를 탈 가능성이 높지만 중국·인도 성장세 둔화에 수출이 다시 부진해지거나 기업 투자가 늘지 못할 경우 더블딥에 빠질 수도 있다고 현대경제원은 내다봤다. 실제 한국 경제는 2013년에서 2015년 상반기 사이 경기가 잠시 회복 흐름을 보이다 다시 가라앉는 더블딥을 경험하기도 했기 때문이다.

향후 더블딥 가능성을 줄이고 성장세를 안정적으로 이끌어 가기 위해서는 확장적인 재정정책, 신남방 정책 가속화 등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중앙정부와 지자체 모두 올해 남은 기간 예산 불용액을 최소화하고 내년 상반기 재정 집행률을 높여야 하고, 중국·인도 성장세 급락에 따른 리스크를 완화하기 위해서는 아세안 중심의 신남방정책을 가속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단순히 경제 지표에 의존하지 말고 실제 국민이 느끼는 경제 상황을 염두에 두고 더블딥에 빠지지 않도록 경제 정책에 대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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