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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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나라의 꽃다운 새악시 기운찬 사내들 아름다운 인생의 사랑을 거룩한 싸움에 나타냄이 너의 자랑이니 상하고 누운 자는 적이라도 너의 따뜻한 손 아끼지 말아라”

이 노랫말은 1920년 3월 1일, 독립신문에 게재된 ‘적십자의 노래’ 중 일부입니다. 여기서 엿볼 수 있듯 우리 역사의 아픔인 일제강점기 당시, 목숨 걸고 국가의 존립을 지키려 했던 독립운동가들과 운명을 함께 했던 대한적십자회. 그 치열하고도 숭고했던 역사를 지금 만나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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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임시정부와 함께 1919년 창립한 대한적십자회. 대한적십자회는 국민모금운동, 인도적 외교 활동, 구호 활동 등 결의를 바탕으로 일제강점기 역동의 시대에 설립되었습니다. 사실 대한적십자회라는 이름 이전에 대한적십자사라는 이름으로 1905년 먼저 탄생했는데요. 이렇게 바뀐 이름으로 다시 창립한 데에는 우리 역사의 아픔이 서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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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3년 1월, 대한제국은 제네바협약, 일명 적십자 조약에 가입합니다. 제네바 협약이라는 국제기구 가입은 국제사회에서 독립국으로서 인정을 받았다는 상징적 의미를 지니기 때문이죠. 그렇게 1905년 10월 27일 대한제국에 최초로 ‘대한적십자사’가 설립하게 됩니다.

그런데 대한적십자사 창립 한 달 뒤, 일본은 강제로 을사조약을 체결했고 단계를  밟아 1909년 ‘독립된 국가’임을 의미했던 대한적십자사를 폐지, 일본적십자사 조선본부로 흡수시켰습니다. 결국 을사조약 체결 약 5년 만인 1910년 8월 29일 일본의 야욕대로 한일병합조약이 체결됩니다. 우리는 이 날을 경술국치로 기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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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우리 민족은 이에 굴하지 않고 나라의 주권을 되찾기 위한 독립운동을 펼쳐나갔습니다. 이를 위해 1919년 대한민국임시정부가 수립 되었고, 같은 해 8월 29일 대한적십자회가 부활합니다. 9년 전 한일병합조약이 체결된 바로 그 날입니다. 대한적십자회는 일제의 불법 침탈과 야욕에 저항하기 위해 탄생한 만큼 그 정신을 살려 국민 모금운동, 인도적 외교, 구호 활동이라는 3가지 결의 사항을 뿌리에 두고 본격적인 활동을 이어 나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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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적십자회의 결의 중 첫 번째, 국민 모금 운동은 일본적십자사에 대한 관계를 단절하고, 나라의 주권을 되찾기 위한 독립운동과 궁핍한 상황의 한인을 돕기 위한 자금마련을 위해 시행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를 못마땅하게 여긴 일본은 관련자들에 대한 검거 작전에 들어갔고, 그로 인해 대한적십자회의 활동은 침체기를 겪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당시 손정도 회장은 이에 굴하지 않고 1922년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를 대상으로 대대적인 모금운동을 전개하기 위해 ‘대한적십자회 청연서’를 국문, 한문, 영문으로 발간하여 세계 각 지에 배포했습니다.

두 번째, 대한적십자회는 대한민국의 현 상황을 알리는 등 인도적 외교를 중시했습니다. 그 일환으로 1920년 일제의 만행을 알리는 화보집을 발간해 국제 사회에 호소하기도 했는데요. 이 자료에는 3.1운동 탄압, 제암리 학살 사진을 비롯한 다양한 일제의 만행과 더불어 대한적십자회의 상징과도 같은 간호원 양성 졸업사진과 설립 배경과 근거, 명단이 실려 있습니다. 이는 우리의 역동의 역사를 증명하는 귀중한 자료로 현재 독립기념관, 도선 안창호기념관, 컬럼비아대학교 도서관에서 보관중입니다.

마지막 세 번째, 대한적십자회는 인도주의적 구호활동을 이어갔습니다. 특히 설립 취지에도 밝힌 것처럼 일제에 핍박 받는 동포를 구제하고, 목숨 걸고 투쟁하는 독립운동가와 병사들 치료에 앞장서며 든든한 지원군이 되었는데요. 이를 위해 체계적인 의료 활동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대한적십자회는 간호원 양성에 매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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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적십자는 당시 독립운동의 최전선에 있었습니다. 잘 알려지지 않은 하지만 우리가 꼭 기억해야 하는 소중한 자산입니다. 그렇다면 오늘 날 인도주의가 갖는 의미는 무엇일까요? 현재는 갈등과 분열의 시대입니다. 우리에게는 100년 전 신분, 이념, 종교를 뛰어넘어 독립운동이라는 목적 달성을 위해 집단지성의 힘을 발휘했던 저력이 있습니다. 전쟁터에서 아군과 적군을 구분하지 않고 전상자를 치료했던 적십자 정신처럼 평화, 화해, 상생 등 제3의 길을 모색하는 것이 지금 시대의 소명이 아닐까 싶습니다.

제작진 소개
구성 : 박진아, 심재민 / CG : 최지민 / 연출 : 홍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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