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예쁘고 잘생긴 배우들 틈에서 이제는 ‘참 멋있는’ 배우들이 더욱 빛을 발휘하는 시대다. 최근 주목 받고 있는 멋있는 배우들의 특징은 단순히 연기를 잘하는 것을 넘어 작품 속 캐릭터에 완벽히 분한다는 것. 이처럼 특유의 캐릭터 소화력을 지닌 배우는 나이, 성별, 외모, 체형에 무관하게 남녀노소의 뜨거운 호응을 이끌어 낸다.

최근 배우 염혜란의 매력에 대중의 찬사가 모이고 있다. 염혜란은 요즘 보기 드믄 시청률 20%를 돌파하며 지난 달 22일 종영한 KBS ‘동백꽃 필 무렵’에서 뭍 남성들에게는 ‘국민 누나’로 또 여성들에게는 ‘통쾌한 언니’로 눈도장을 확실히 찍은 홍자영 역을 맡아, 걸크러시의 대명사를 바꿔놓았다.

사진 / KBS ‘동백꽃 필 무렵’ 방송화면

배우 염혜란을 원래 알고 있던 사람도 또 ‘동백꽃 필 무렵’에서 처음 접한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미 그녀의 연기력에서 그 내공을 느꼈을 테지만, 최초 1999년 극단 연우무대에 입단한 염혜란은 무려 20년이 넘는 세월동안 연기를 해 온 배우다.  

데뷔 초 연극무대를 통해 충실히 연기의 내공을 실어가던 염혜란은 2003년 화제작 봉준호 감독의 영화 ‘살인의 추억’을 통해 스크린에 진출했다. 그녀의 흡입력과 함께 첫 작의 기운이 좋았던 것일까, 이후 다양한 화제작과 흥행작을 통해 주연배우들과 호흡을 맞추며 극에 없어서는 안 될 감초 역할을 맡아왔다. 

사진 / KBS ‘동백꽃 필 무렵’ 방송화면

그녀의 대표작은 이름만 들어도 고개를 끄덕일 만한 작품들이 많은데, 장면을 보면 ‘아~ 맞다!’하며 무릎을 탁 칠만 하다.

우선 2016년, 노희경 작가의 드라마 ‘디어 마이 프렌드’에 출연해 나문희 배우와 찰떡 모녀 지간 연기를 선보여 찬사를 받은 바 있다. 이 작품에서 염혜란은 남편에게 가정폭력을 당하면서도 결국 엄마 앞에서는 티 낼 수 없었던 딸 ‘순영’ 역을 맡아 시청자에 분노와 애잔함을 동시에 선사했다.

이후 염혜란은 '도깨비', '슬기로운 감빵생활', '라이브', '라이프', '무법 변호사' 등 여러 화제작을 통해 모습을 드러냈고, 점차 시청자에 강한 캐릭터를 남기며 호감형 배우로 다가섰다.

사진 / 영화 '걸캅스' 스틸컷

그리고 2019년 하반기 화제작 ‘동백꽃 필 무렵’을 만난 염혜란은 드디어 자신도 꽃을 피우며 캐릭터뿐만 아니라 주연으로 이름도 널리 알렸다. 특히 염혜란은 철없는 남편 ‘규태(오정세 역)’를 리드하며, 카리스마와 특유의 포용력으로 개과천선하게 만드는 캐릭터를 연기하며 웃음과 눈물, 설렘 등 여러 감정을 안방극장에 선사했다.

이 작품에서 염혜란이 연기한 ‘자영’이 걸크러시의 대명사로 기억 되게 할 명장면을 꼽자면, 먼저 운전 중 난폭 운전을 하며 창문을 열어 “시집이나 가”라는 등의 폭언을 하는 남성 운전자를 향해 고요하게 반지를 낀 ‘약지’를 세워 “갔다고...”라고 묵직한 한 방을 날리는 장면에서 시청자에 시원한 사이다 한 잔이 되어 주었다.

사진 / KBS ‘동백꽃 필 무렵’ 방송화면

또 잠시(?) 남편 규태와 바람을 피운 향미(손담비 분)를 상대로 결혼에 대해 설명하며 “남편이 금가락지는 되는 줄 알고 골랐는데 살아보니 놋가락지도 안 된다” “더 압권은 시부모는 나한테 다이아를 준줄 안다”라고 묵직한 또 한 방을 날려 많은 유부녀의 공감을 사기도 했다. 과거 드라마 속 불륜을 알게 된 아내는 보통 내연녀를 찾아가 울거나 화를 내는 것이 전부였지만, 자영은 “너 줄게” 라며 당당한 모습을 연출해 시원한 어퍼컷을 날린 것.

이렇듯 염혜란은 ‘동백꽃 필 무렵’을 통해 카리스마를 갖춘 당당한 여성이면서 조곤조곤 뛰어난 언변을 과시하며 여성 팬들에게 대리만족을 안겼고, 반대로 많은 남성들에게도 적대적으로 기억되기보다 남편의 잘못을 감싸주고 보살피는 등 보호본능을 자극하며 ‘국민 누나’로 등극했다.

사진 / 에이스팩토리 SNS

다양한 작품을 통해 정말 여러 색의 매력을 선보인 배우 염혜란. 그녀는 해보고 싶은 캐릭터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안 해본 거는 다 해보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좋은 작품이면 어떤 역할이든 하고 싶다는 그녀의 포부처럼, 더 자주 배우 염혜란의 연기를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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