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조재휘] 미쉐린 가이드는 프랑스의 미쉐린 사가 매년 발행하는 식당 및 여행 정보 안내서로 120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일반적으로 미슐랭 가이드라고 불리는데 전 세계 90여 개국에서 연간 1,700만 부 가량을 판매하고 있으며 식당의 가치에 따라 별을 매기는 ‘미쉐린 별’로 유명하다. 

‘미쉐린 별’이라고 하는 별의 숫자로 미쉐린 가이드에서는 레스토랑을 세 등급으로 판정한다. 별 1개는 해당 분야에서 특히 맛있는 음식을 제공하는 레스토랑을 의미하며, 별 2개는 먼 거리에 위치한 레스토랑이라 하더라도 방문할 가치가 있는 곳을 말한다. 별 3개는 요리가 훌륭해 일부러 찾아갈 만한 가치가 있는 레스토랑이라는 의미다.

[사진/Wikimedia]
[사진/Wikimedia]

평가는 전문요원이 손님으로 가장하여 동일한 레스토랑에 5~6차례 방문하여 음식 맛을 보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판정에는 음식의 맛뿐만 아니라 식재료의 질, 개성, 요리법과 양념의 완성도, 일관성, 가격과 음식 질의 균형 등의 기준이 적용된다. 

그런데 지난달 14일 한식 레스토랑 윤가명가의 윤경숙 대표가 언론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미쉐린이 서울 편을 처음으로 정식 발간하기 3년 전인 2013년, 미쉐린 브로커로 추정되는 미국인 어네스트 싱어로부터 컨설팅 비용을 요구받았고 이런 제안을 거절하자 정당한 평가를 받지 못해 가이드 등재가 취소됐다고 주장하면서 공정성 논란이 제기되었다.

원래 미쉐린 가이드의 레스토랑 평가는 손님으로 가장해 수천 개의 보고서를 작성하며 평가가 이루어지기에 객관성이 높다고 말하지만 윤가명가의 윤대표 주장에 따르면 미쉐린 측에서 방문 시점, 방문자 등을 사전에 알려줬으며 컨설팅을 제안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윤 대표는 미쉐린 가이드 측이 욕구하는 컨설팅 비용은 연 5,000만원으로 이외에도 평가원들이 올 때마다 체류비, 비행기 값, 숙박, 음식 먹는 값들을 포함하면 2억원 가까이 되는 돈을 매년 지불해야 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윤대표는 어니스트 싱어의 컨설팅 제안을 거절하자 2016년 미쉐린 가이드 서울 편이 처음 나왔을 때 윤가명가는 완전히 배제되었다고 밝혔다. 미쉐린 가이드에는 1 스타, 2 스타, 3 스타 식당 외에도 그 지역에 가볼 만한 레스토랑들의 이름도 들어가지만 책자에는 윤가명가라는 레스토랑은 찾을 수 없었고 유령 레스토랑이 되었다고 설명했다.

미쉐린이 금전적인 관계에 얽혀있다는 논란이 되자 미쉐린 코리아는 지난달 26일 공식 입장문을 내고 외부 컨설턴트와 유착 의혹이 제기된 미쉐린 가이드 내부 인물에 대해선 "2016년 9월 미쉐린을 개인적인 사유로 퇴사한 직원"이라며 "퇴사 이후 미쉐린 가이드의 의사 결정 과정에 일절 참여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또한 의혹 제기에 대해 사안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지만 당분간 지켜볼 것이라고 전했다.

이러한 논란이 계속 이어지면서 유명 셰프들은 미쉐린 별을 거부하거나 스스로 반납하는 일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그리고 프랑스의 유명 셰프는 자신의 식당이 미슐랭 가이드 평가에서 등급이 떨어져 이유를 밝혀달라며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요리사가 소송을 제기한 것은 처음인 데다 베일에 쌓인 별점 선정 기준이 밝혀질지 이목을 끌고 있는 가운데 과연 미쉐린 측은 미쉐린 가이드의 명성을 계속 이어나갈 수 있을지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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