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조재휘] 러시아의 기업가이자 석유 재벌로 현재 시브네프티 회장을 맡고 있는 ‘로만 아브라모비치’. 2005년 타임지가 선정한 올해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인에 포함되기도 했다. 프로축구팀의 구단주로 잉글리시 프리미어 리그의 첼시 FC를 인수하고 나서 팀을 2년 만에 정상에 올려놓았다.

고아에서 신흥재벌로 부상하기까지 

[사진/Wikim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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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브라모비치는 1966년 유대계 가정에서 태어났으며 어릴 때 부모를 잃고 할머니에게서 자라났다. 1980년대 후반부터 석유 사업에 뛰어들며 상업적인 활동을 시작했고 1992년에 정유 생산 및 유통회사를 설립했다. 그러다 1990년대 후반부터 국제 유가가 급상승하면서 신흥재벌로 부상했다. 

아브라모비치는 사업가 동료였던 보리스 베레조프스키와 각각 1억 달러씩 투자해 국영석유회사 시브네프트를 인수하면서 알루미늄 산업까지 장악하는 데 성공했으며 단숨에 러시아 최대 재벌 반열에 올랐다. 이때 러시아의 대표적인 신흥재벌을 일컫는 ‘올리가르히’가 된 것이다.

성공을 위해서 사업가 동료도 과감히 버리다

[사진/F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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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되는 성공과 더불어 러시아 제1의 석유 회사이자 시베리아 전체의 석유 시추권과 천연가스 개발권을 가지고 있는 기업인 유코스를 합병하였다. 동료였던 베레조프스키와 의형제 수준으로 사이가 좋았지만 블라디미르 푸틴 집권 후 완전히 달라진다. 푸틴이 개혁 정책을 펴며 올리가르히 척결에 나서자 베레조프스키는 자신이 운영하는 TV 등을 동원해 푸틴 비판에 앞장섰다. 

하지만 아브라모비치는 푸틴 옆에 달라붙어 올리가르히 처단에 앞장섰고, 그러면서 베레조프스키의 뒤통수를 치게 된다. 베레조프스키는 계속해서 푸틴의 반대편에 서서 비판했지만 이미 푸틴의 시대였고 결국 여론과 정권의 눈 밖에 난 베레조프스키는 몰락하게 된다. 그래도 아브라모비치는 푸틴 옆에 붙어서 계속해서 잘나가는 재벌이 되었다.

유명 축구팀의 구단주가 된 축구광

[사진/Wikip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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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부터는 8년 동안 러시아 연방 극동의 추코트카 주지사를 지내면서 13억 달러로 추정되는 본인의 돈으로 병원, 학교, 유치원 등에 투자하며 지역 인프라 발전에 힘쓰기도 했다. 그러다 2003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첼시 FC의 구단주가 되며 유명세를 떨친다. 팀 인수 이후 선수 영입 등으로 9년 동안 쓴 돈이 무려 10억 파운드(약 1조 8,000억원)로 선수뿐만 아니라 천문학적인 위약금을 물어가면서까지 유능한 감독도 영입했다.

성과를 중요시했기에 9년 동안 감독을 일곱 명이나 바꿨으며 1년 이상 임기를 지켰던 감독은 단 두 명뿐이다. 이러한 행동으로 지나치게 감독과 선수 영입 권한에 간섭하고 인내심 없이 감독들을 경질시킨다는 비판적인 시각도 많다.

로만의 화려한 여성 편력

[사진/Wikim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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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만은 여성 편력도 화려해 대중들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조강지처인 올가와 1990년 이혼하고 스튜어디스 출신의 이리나와 결혼해 다섯 아이를 두었지만 2007년에 이혼했다. 두 번째 부인인 이리나와 이혼할 때는 위자료를 무려 3억 달러를 부담했다. 이후 러시아의 다른 석유 재벌의 딸과 연인으로 지내다 아이를 낳기도 했으며 세계적인 스타 영국 배우 엠마 왓슨과 열애설이 터져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로만이 깨끗하지 못한 방식으로 부를 축적해 부정적인 시각도 적지 않지만 주지사 시절에는 약자들을 위해 아낌없이 본인의 돈을 쓰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본인이 좋아하는 축구에만 헌신적인 모습을 보여주기보다 앞으로 약자들을 돕는데 발 벗고 나서 남은 인생을 대중들에게 본을 보일 수 있는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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