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조재휘] 흑인이자 여성으로서 1960년대 미국 우주선 개발사에 한 획을 그었던 수학자들이 반세기가 넘는 세월이 지나 미국에서 가장 높은 훈장을 받는다. 한때는 '존재하지 않는 사람'으로 취급받던 이들이 숱한 차별과 맞서 싸우며 만들어낸 공로가 뒤늦게나마 인정받게 된 것이다.

1. 명예훈장을 받게 되었다는 현지 언론의 보도

캐서린 존슨 (가운데) [연합뉴스 제공]

미국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캐서린 존슨과 크리스틴 다든이 의회 명예훈장인 '골드 메달'을 받게 됐다고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들과 함께 일했으나 먼저 세상을 떠난 도로시 본과 매리 잭슨에게도 사후 훈장을 수여할 예정이다.

2. 흑인 차별 심했던 시절 그들의 업적

[영화 '히든 피겨스' 스틸컷]
[영화 '히든 피겨스' 스틸컷]

4명의 수학자는 흑인이라는 이유로 백인과 같은 공간에서 숨 쉬는 것조차 불가능했던 시절 미국 우주항공국(NASA) 산하기관인 랭글리 연구소에서 일했다. 사무실은 물론 식당, 화장실도 다른 직원들과 공유할 수 없었지만, 이들은 굴하지 않고 연구에 매진해 자신들의 능력을 보여줬다. 그 덕분에 미국은 러시아와의 우주기술개발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었고, '인류의 위대한 첫 발걸음'을 뗄 수 있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3. 이들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들

[영화 '히든 피겨스' 포스터]
[영화 '히든 피겨스' 포스터]

이들의 이야기는 훗날 '히든 피겨스'(Hidden Figures·숨겨진 인물들)라는 제목의 소설로 세상에 널리 알려졌다. 소설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동명의 영화 역시 소설과 마찬가지로 흥행을 거뒀으며, 제89회 아카데미상 작품상 후보로도 이름을 올렸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8일 '히든 피겨스 의회 명예훈장 법'에 서명했다.

4. 흑인 여성들의 희망이 된 ‘히든 피겨스법’

[연합뉴스 제공]
크리스틴 다든 [연합뉴스 제공]

'히든 피겨스법'은 이 4명의 수학자가 있었기에 제2차 세계대전 중 항공시험, 초음속 비행 연구, 태양계 탐험을 위한 보이저호 발사, 인류의 최초 달 착륙 등이 가능했고, 이를 바탕으로 미국의 우주기술이 발전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이 법을 대표 발의한 카말라 해리스(민주당·캘리포니아) 상원의원은 이들이 거둔 성과가 "너무 오랫동안 어둠 속에 남아있었다"고 아쉬워하며 "이 개척자들은 모든 흑인 여성들의 희망"이라고 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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