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박태우 칼럼니스트] 중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함으로써 대한민국의 경제영토가 전 세계의 73%(GDP)로 넓어졌다는 기쁜 소식이 있었다. 우리가 전체 교역액 중에서 대중교역액이 21%나 차지하는 현실을 앞으로 우리가 냉정하게 볼 필요는 있어 보인다.

지금까지 타국들과 맺어온 FTA(자유무역협정)의 교역규모를 보더라도 중국과는 2289억달러로 미국과의 교역규모 1035억달러를 거의 두 배나 앞지르는 경제영토의 큰 확장전략이었다. 우리의 교역규모가 유럽연합(EU)전체와 1050억달러, ASEAN과는 1353억달러 등으로, 잘 비교해도 중국의 위상은 날이 갈수록 경제적인 면에서 더욱더 커지고 있다.

자유주의자들(Liberalists)의 주장대로, 경제적인 측면에서는 우리가 중국과의 경제통합을 더욱더 가속화하는, 우리의 미래시장을 확보하는 윈-윈 전략의 연장선상에서 정치안보영역으로의 확산효과(Spillover Effect)로 갈 것이란 낙관적인 전망을 할 수 있지만, 현실주의자들의 영역인 군사외교의 영역에선 아직도 우리에게 생각해야 할 부분이 너무나 많이 남아있다.

국제정치적으로도, 동북아시아지역에서 지금 미국과 중국은 자국의 이익을 최대한 빨리, 가장 많이 확보하기 위해서 매우 현실적인 관점에서 서로를 견제하며 서로의 이익이 나누어지는 영역에서는 협력을 가속화하고 있다. G-2시대의 도래가 가져오는 엄청난 지각변동을 동북아, 그리고 분단된 한반도에서는 매우 민감하게 분석하고 대처해야 하는 큰 숙제가 우리에게 있는 것이다. 실수하면 치명타를 입을 것이다.

다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지금 美中은 동아시아에서 해상교통로(Sea Lane)를 놓고 매우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GDP가 약 9조내지 10조달러로 평가되는 중국이 GDP가 16조에서 17조달러로 추정되는 미국을 상대로 동아시아세력조정전략을 동아시아에서 아주 은밀하고 조용히 시행하고 있는 것이 느껴진다. 추정 상 약 300개의 핵무기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중국이 군사안보적으로 북한을 절대로 포기하지 않고 막대한 비용을 지불하면서 끌고 가는 이유도 우리는 잘 알아야 할 것이다.

기존에 韓美日을 중심으로 한 해양세력과 中러북한을 중심으로 한 대륙세력의 세력균형으로 평화를 유지하고 있는 한반도의 분단구조가 이러한 복잡한 안보변수로 인해 21세기에도 그리 쉽게 종결되지 않을 것이란 비관적인 전망도 가능한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북 핵을 다루는 6자회담도 그 틀 속에서 특별한 결론이 없이 대화만을 위한 대화를 하고 있고, 유럽식의 집단안보체제의 ‘동북아시아식판짜기’도 생각보다 더 많은 시간을 요할 것이라는 현실적인 분석이다.

이러한 경제적인 낙관주의와 정치군사적인 대결주의의 파고를 안은 비관적 협력주의 관점을 잘 들여다보면, 지금 마치 중국이 미국을 대체하는 우리의 우방으로 신속하게 다가 올 것이라는 섣부른 전망의 문제점이 무엇인지를 짐작할 수가 있는 것이다. 경제는 가벼이 움직이지만 안보는 무겁게 움직인다.

향후 美中은 중동의 아프칸을 비롯한 ISIS, 기후변화문제나 에볼라바이러스같은 국제협력사안에서는 과감한 협력노선을 걸을 것이지만, 북한문제, 군사패권문제, 세계정치지도력의 재편문제 등에서는 많은 갈들을 노정할 것이다. 중국의 지도부가 미래의 미중관계를 신형대국관계(New Model of Major Country Relationship)로 끌고 가는 의도도 변화하는 미중의 위상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미묘한 상황이 전이되는 시점에 대한민국 국익의 주춧돌이 되어온 한미동맹을 가벼이 하고 중국 쪽으로 급하게 노선을 옮기려는 섣부른 시도는 대한민국의 번영과 성공의 초석을 흔드는 커다란 오판을 불러올 것이다.

세상은 반드시 변하지만 그 시기와 방법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늦을 수가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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