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SF영화의 소재로 등장하는 양자컴퓨터. 이는 상상 속에만 존재하는 기술이 아니라 실제로 가까운 미래에 우리 실생활에 이용될 촉망 분야이다. 하지만 양자컴퓨터의 등장과 함께 우려점으로 떠오른 것이 있으니, 바로 양자컴퓨터를 이용한 해킹이다. 특히 현재 기술로 고안해낸 암호는 아무리 복잡해도 일정한 패턴이 있기에 양자컴퓨터 앞에서는 무용지물이나 다름없기에, 양자컴퓨터 시대를 맞아 고안되고 있는 것이 ‘양자암호통신’이다.

이러한 가운데 전 세계 유수의 IT-통신 기업들은 양자암호통신 기술 발전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 역시 마찬가지로, SK텔레콤은 유럽 제1의 양자암호기술 선도 기업 IDQ와 협업에 나서 이슈가 되고 있다. 중국을 제외하고 이 분야에서 전 세계 매출 1위, 그리고 보유 특허만 50여개에 달하는 IDQ ‘그레고아 리보디’ 최고경영자(CEO)의 기치를 들여다보자.

IDQ '그레고아 리보디' CEO [SK텔레콤 제공]

양자컴퓨터로 인한 ‘해킹’...우려로 뛰어든 길

그레고아 리보디 최고경영자(CEO)는 평소 IT 관계자답게 미래를 예측하고 발전시키는 일에 매진해 왔다. 그리고 빠른 연산 속도로 꿈의 컴퓨터라 불리는 양자컴퓨터의 등장이 예견되기 시작했고, 그는 반가움 이면에 ‘해킹’에 대한 불안감이 엄습하기 시작했다. 이후 그는 양자컴퓨터가 가져올 핑크빛 미래뿐 아니라 ‘해킹’의 위협에 대해서도 대비책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활용되는 암호체계는 복잡해 보이지만 패턴이 있어, 연산 능력이 뛰어난 양자컴퓨터로는 충분히 풀어낼 수 있다는 게 그레고아 리보디의 설명이었다. 그는 아로한 우려를 계기로 2001년 양자암호기술을 선도하는 기업 IDQ를 설립했다.

양자이론에 앞섰지만, 기술에서는 뒤쳐진 유럽의 희망 IDQ

양자컴퓨터와 양자암호 기술의 원천이 되는 ‘양자’의 기초 이론은 사실 유럽에서 먼저 시작했다. 아인슈타인, 플랑크, 보어 등을 대표로하는 양자 이론 기초의 발상지가 바로 유럽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럽은 양자 산업에 있어서는 그다지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고, 그 시장에는 미국과 중국의 IT기업들이 들어와 파이를 나누어 먹기 시작했던 것. 이러한 상황을 돌파하기 위한 사명감으로 IDQ의 그레고아 라보디는 양자암호기술 산업 발전에 있어 지속적인 투자와 연구, 그리고 세계 유망 기업과의 협력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양자키분배 기술 개념도 [SK텔레콤 제공]

“방대한 정보 빠르게 오가는 5G시대, 해킹에 대한 보안 필수”

그레고아 리보디 평소 "5G 시대에는 데이터가 많이 이동하고, 물리적 공간과 사이버 공간이 융합되는 만큼 보안을 더 강조해야 한다"면서 "정보를 보호할 수 있는 '믿을 수 있는 암호'의 중요성은 더 커졌다"고 호소한다. 그렇기에 정보를 열어볼 수 있는 암호키를 만든 뒤 이를 빛 알갱이(광자)에 실어 보내는 기술인 양자암호통신이 미래는 물론 현재에도 필수라는 것이 리보디 CEO의 주장인 것이다. 리보디 CEO는 “기존 암호통신이 ‘테니스 공’ 각각에 암호키를 심어 전달하는 방식이었다면, 양자암호통신은 ‘비눗방울’에 암호키를 심는다”면서 “중간에 누군가가 정보를 훔쳐가려고 시도하는 순간 암호키가 사라지기 때문에 원천적으로 해킹이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양자암호기술을 향한 열정, 그리고 선두 그룹으로의 진입

양자암호통신의 핵심은 패턴 예측이 불가능한 순수 난수를 만들어내는 기술과, 이 난수를 주고받을 수 있는 기술이다. 리보디 CEO의 노력으로 IDQ는 2002년 최초의 양자암호생성기(QRNG)를 세상에 내놓았고, 2006년엔 최초의 양자키분배(QKD) 서비스를 실제로 출시하는 등 관련 산업을 이끌고 있다. 이 기술은 세계 곳곳의 국가기관, 금융, 우주항공 분야 등 수백 곳에서 보안을 지키기 위해 이용되고 있다.

[SK텔레콤 제공]

글로벌 네트워크 시대...타국 기업과의 활발한 협력

IDQ는 국내 기업인 SK텔레콤과의 협력으로 유명하다. 안전성이 가장 중요한 5G 기술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는 SK텔레콤이 지난달 700억원을 투자해 IDQ 주식 50% 이상을 확보하면서 완벽한 파트너사가 되었다. 이에 대해 리보디 CEO는 “도시바/화웨이 등과 시장에서 싸우기 위해서는 강한 파트너가 필요했다”면서 “SK텔레콤과 파트너십을 맺으면 많은 통신사에서 양자암호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할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SK텔레콤 역시 IDQ와 공동 최고기술책임자 체제를 가동하고 글로벌 양자 시장을 공략할 예정. 한명진 SK텔레콤 GA그룹장은 “양사 역량을 공유해 IDQ를 세계 1위 유니콘 기업으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IDQ는 양자 기술에 대한 기초 연구와 향후 산업계로의 활발한 도입을 위해 IT로 유명한 미국의 제네바대학교와의 산학연계를 맺기도 했다.

개인 혹은 공공기관 컴퓨터의 보안은 물론 자율주행차, 위성, 반도체 등 앞으로 유망한 기술에 꼭 필요한 양자암호기술. 이 기술에 대한 기초 연구는 물론 실생활로의 도입까지 꾸준히 달리고 있는 IDQ가 만들어갈 내일에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아울러 국내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어떤 시너지 효과를 이끌어 낼지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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