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의 '작은 것들을 위한 시'(Boy with love)가 흐르자 아바야(목부터 발목까지 가리는 검은색 긴 통옷)를 입은 여성 관객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춤을 췄다.

불과 2년여 전까지 사우디아라비아에선 공공장소 등 사람들이 보는 곳에서 춤을 추는 것이 금기였다.

[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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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방탄소년단을 향한 마음 앞에선 엄격한 종교적 율법도, 체득된 보수적인 관습도 소용없었다.

11일 오후 7시 30분(이하 현지시간) 사우디 수도 리야드의 킹파드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방탄소년단 월드투어 '러브 유어셀프: 스피크 유어셀프'(LOVE YOURSELF: SPEAK YOURSELF)에서다. 방탄소년단은 이곳에서 해외 가수 최초로 스타디움 무대에 올랐다.

30도를 훌쩍 웃도는 날씨에 멤버들은 2곡 만에 비 오듯 땀을 흘렸다. 그런데도 완전체, 솔로, 유닛 무대로 변화를 주며 길게 뻗은 돌출 무대까지 누비며 시종일관 가벼운 발놀림을 보였다.

'작은 것들을 위한 시'와 '불타오르네'(Fire), '아이돌', '페이크 러브'(Fake Love)로 이어지는 히트곡 퍼레이드에선 가장 큰 함성이 터져 나왔다. 관객들은 아미밤을 열렬하게 흔들며 합창했다. 흰색 토브(아랍 전통 의상)를 입은 남성 관객들도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인증샷'을 찍으며 리듬을 탔다.

연출의 묘미도 집중력을 높였다. 정국은 '유포리아'(Euphoria) 무대에서 리프트를 타고 공중으로 날았다. 몇몇 장면에선 워터 캐논(물대포)이 터지고 폭죽이 하늘을 수놓았다.

앙코르 무대가 되자 13일이 생일인 지민을 위해 아랍어 축하송이 합창을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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