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김아련 / 디자인 최지민] 정부가 일본의 수출규제에 대한 대응으로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결정을 내리면서 시장 변동성 확대 우려가 커졌다. 이에 대비해 정부는 국제 금융시장, 국내 주식시장의 변동성 확대에 따른 몇 단계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 대응 시나리오를 마련했다.

여기서 컨틴전시 플랜(contingency plan)이란 우리말로 풀었을 때 비상계획을 의미한다. 국가 간의 전쟁이나 분쟁, 유가의 급격한 변동, 자연재해, 노사 분규, 통화가치의 급격한 등락 등과 같은 예상치 못한 긴급한 사태가 발생했을 경우나 예측을 했지만 단기간에 회복이 어려운 우발적인 사태가 발생했을 때 마련하는 대응방안이다.

만약 일본이 경제보복을 강화하게 된 상황에서 국내 시장의 불안이 커지고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정부는 몇 단계로 시행할 컨틴전시 플랜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정부는 해당 단계에 이르면 착실하게 시장 안정화 조치를 하겠다며 혹시 모를 불확실성에 대비해 24시간 모니터링 체계를 가동하겠다고 전했다.

뿐만 아니라 소재, 부품, 장비 자립화 및 경쟁력 강화를 장기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국가 예산에 관련된 특별회계를 신설하겠다고 밝혔으며, 정부는 5년 한시로 운용되는 특별회계로 매년 2조 원가량을 투입할 계획이다.

또 일본의 수출제한 조치로 인해 소재, 부품, 장비 쪽에서 문제가 생긴다면 해당 분야에 대해서 법 적용을 다소 완화하는 방향으로 규제를 낮출 방침이다. 벌써 한국경영자총협회에서 화학물질 등록 및 평가에 관한 법률, 화학물질관리법, 산업안전보건법에 대한 규제 완화를 요청했다.

아울러 내년에 예산을 추가로 편성할 예정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글로벌 경제 상황과 경기 둔화 리스크 등 국내 경제 여건을 종합할 때 재정이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며 “내년 예산을 올해(469조 6000억 원) 대비 약 9% 늘어난 513조 원대 수준으로 편성하겠다”고 밝혔다.

이렇게 정부에서만 컨틴전시 플랜을 마련한 것이 아니라 타격을 입게 될 대기업들도 일본의 수출규제에 따른 컨틴전시 플랜 마련을 주문했다. 지난 7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일본 현지 상황을 점검한 결과 이번 사태가 예상보다 더 심각해질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최고경영진을 소집해 회의를 열고 컨틴전시 플랜 마련 방안을 논의했다.

이번에 우려하지 못했던 일본의 경제보복으로 인해 발생할 리스크에 대비해 정부와 기업 차원에서 서둘러 컨틴전시 플랜 마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이다.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모두가 긴장감을 갖고 향후 사태에 대한 진행 추이를 지켜보면서 모든 가능성을 대비할 수 있도록 컨틴전시 플랜을 보완해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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