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만년 전 현재와 비슷한 기후 때 해수면 16m 높았다 [과학it슈]

[시선뉴스 이호] 지구 온난화로 인해 해수면의 높이가 점점 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약 300만년 전 지구의 기온이 산업화 이전보다도 2~3도 높던 시기의 해수면 수위가 현재보다 16m가량 높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뉴멕시코대학 지구행성과학과 예마네 아스메롬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지중해 서부 마요르카섬의 해안동굴인 아르타의 동굴생성물을 통해 고대 해수면 변화를 연구한 결과를 과학저널 '네이처(Nature)' 최신호에 실었다고 밝혔다. 

아스메롬 연구팀은 해안가 동굴이 바닷물에 잠겨 염분이 섞인 물과 동굴의 공기가 만나는 접촉면에서 형성되는 종유석과 비슷한 동굴생성물(phreatic overgrowth on speleothems·POS)을 통해 고대 해수면 변화를 측정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현재 해수면보다 22.5~32ｍ 높은 위치에서 해수면 변화를 나타내는 지질학적 증거 6곳을 찾아냈으며, 샘플 70개를 수거해 방사능 연대를 측정한 결과 플라이오세(Pliocene·鮮新世)인 약 440만~330만년 전에 형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해수면 변화가 얼음이 얼거나 녹아도 발생할 수 있지만 섬 자체의 융기나 침강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했다. 

따라서 연구팀은 플라이오세부터 생길 수 있는 섬의 융기와 침하 등을 정밀 계산해 전체 해수면 변화에 반영했다.

그 결과, 지구 기온이 산업화 이전보다 2~3도 높은 약 326만4천~302만5천년 전 기간인 '피아센지안(Piacenzian) 중기 온난화' 때에는 지구의 평균 해수면이 현재보다 16.2ｍ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피아센지안 중기는 지구 대기의 이산화탄소(CO₂) 수치가 지금처럼 높았던 마지막 시기로 인류가 촉발한 시간대와 매우 일치해 큰 주목을 받고 있는 시기이다. 

현재 전 세계는 이산화탄소를 줄이자는 파리 협정에 의해 이산화탄소 수치를 낮추려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그러나 연구팀은 이산화탄소가 현재 수준에서 더 늘어나지 않는다 해도 해수면이 더 오를 수 있다고 밝혔으며 산업화 이전보다 4도까지 높았던 400만년 전에는 23.5m에 다다랐던 것으로 분석했다.

아스메롬 교수는 이에 "능동적이고 공격적인 온실가스 감축이 이뤄지지 않으면 이런 시나리오도 현실로 나타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자연적인 기온 상승에 따른 고대 해수면 변화를 통해 현재 우리가 맞이하게 될 지구온난화의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잣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만약 지난 300만년 전의 수준으로 수위가 올라간다면 남태평양의 많은 섬들이 사라질 수 있다. 그런 상황이 오지 않도록 더 이상 온난화가 진행되지 않게 전 세계적으로 많은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