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압박성 신경병증의 일종인 손목터널증후군은 손목 앞쪽의 작은 통로인 수근관이 좁아지면서 이곳을 통과하는 정중신경이 눌려 정중신경 지배 영역에 이상 증상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손의 저림과 감각, 근력의 저하 등이 손목터널증후군의 증상이다.

비타민D가 부족하면 손의 저림과 감각, 근력 저하를 일으키는 손목터널증후군 발병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국내 연구 결과가 나왔다. 29일 분당서울대병원 관절센터 공현식 교수팀은 손목터널증후군 환자를 대상으로 비타민D와 손목터널증후군의 연관성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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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타민D 낮은 그룹 발병 위험 2.3배 높아

연구팀은 2011~2014년 병원에 내원한 135명의 여성 환자와 건강검진을 위해 내원한 여성 135명을 대상으로 비타민D 수치와 손목터널증후군 사이의 연관성을 파악했다. 그 결과 비타민D 수치가 낮은 여성은 정상 그룹보다 손목터널증후군 발병 위험이 약 2.3배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비타민D 농도가 낮을수록 손목터널증후군이 더 이른 나이에 발병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여성 갱년기 이후 빈도 높아져

여성의 경우 갱년기 이후 손목터널증후군 발생 빈도가 좀 더 높아지는데, 50세 이상 여성에서는 비타민D 수치가 낮은 경우 손목터널증후군 발병 위험이 약 1.8배 더 높았다. 특히 50세 미만 그룹에서는 비타민D 결핍으로 인한 영향이 더욱 컸는데, 손목터널증후군 위험이 약 5배 이상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손상 심한 환자일수록 비타민D 수용체 증가

또 연구팀은 비타민D와 손목터널증후군의 연관성을 규명하기 위해 손목터널증후군으로 수술을 받은 환자 52명의 손목 내 결체조직을 분석했다. 보통 손목터널증후군에서는 손목 내 결체조직에 병적인 변화가 나타난다. 그 결과 손목터널증후군 증상을 오래 앓았거나 신경 손상이 심한 환자일수록 결체조직 혈관내벽세포의 비타민D 수용체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비타민D가 부족하면 이를 보완하기 위해 수용체의 상향조절이 일어날 수 있는데, 이는 혈관내벽세포와 결체조직의 증식을 유발한다"며 "결국 터널이 비좁아져 손목터널증후군 발병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손목터널증후군 수술 후 회복에 도움 되는 비타민D 보충

아울러 부족한 비타민D를 보충해주면 손목터널을 넓혀주는 수술 후 회복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연구팀은 수술 전 비타민D 수치를 확인한 뒤 비타민D가 결핍된 환자를 대상으로 6개월간 보충제 치료를 통해 결핍 상태를 교정했다. 그 결과 수치가 회복된 그룹은 손목터널증후군의 수술 후 결과를 평가하는 '상지 근골격계 기능장애 평가도구(DASH)'에서 보다 우수한 결과를 보였다.

공 교수는 "이 연구는 손목터널증후군과 비타민D의 연관성을 다방면으로 밝힌 점에서 의의가 있다"며 "비타민D는 뼈나 근육뿐 아니라 신경의 건강을 지키는 데도 도움이 되는 만큼, 음식과 일조량으로 충분히 공급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영양제를 먹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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