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도·소매 시장을 불문하고, 의류와 잡화 및 가방 등, 패션분야의 유통시장이 온라인에서 빠른 속도로 확장하고 있다. 스마트폰 및 미디어의 발달로, 보다 편리하고 합리적인 쇼핑을 원하는 소비자들이 많아진 셈이다. 불과 10년 새, 온라인 마켓의 공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는데, 직접 볼 수 없는 ‘온라인’의 특성을 이용해 제품 외형에만 신경을 쓰고 내부에는 저렴한 자재를 사용하는 마켓이 기승을 부리기 시작했다. 이들은 온라인 시장의 변화 속도가 워낙 빠르고 과열되다보니, 소비자 확보와 원가 절감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는 반응이다. 

 하지만 이는 소비자에 대한 기만행위이자, 온라인 마켓 간 불필요한 경쟁을 부추겨 시장 전체를 흔드는 ‘치킨게임’이 될 뿐이다. 4차 산업 혁명 및 온라인 시장의 발달과 함께 유행의 변화도 빨라지고 있다. 이제는 트렌드를 따라하는 것이 아니라, 트렌드가 될 만한 아이템을 먼저 파악할 줄 아는 선견지명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와 관련하여, 트렌드에 대한 빠른 캐치와 자체 공정을 진행, 원가 절감 시대에서도 ‘Made in KOREA’를 유지하고 있다는 온라인 가방 전문 브랜드, ‘앨리스마샤’의 곽창훈 이사를 만나 관련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앨리스마샤(ALICEMARTHA) 곽창훈 대표이사 
▲앨리스마샤(ALICEMARTHA) 곽창훈 대표이사 

Q. ‘앨리스마샤’ 설립 배경을 말해준다면 
A. 고등학교를 마치고 어린 나이에 동대문으로 무작정 뛰어들어 가방 도매업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타 브랜드 및 쇼핑몰에서 필요한 가방을 제작해 납품했다. 어릴 때 일을 시작하니 무시도 많이 당하고, 업체에 대한 일명 ‘갑질’ 횡포도 심하게 받았다. 동대문을 이리저리 뛰어다니길 수년이 지나니, 어떤 트렌드가 유행을 타는지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생산 공장과 시스템만 있으면 내가 직접 생산하고 제공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2010년 5월, 앨리스마샤의 역사가 시작됐다. 

Q. 앨리스마샤의 주력 제품과 특징은 어떻게 되는가?
A. 근간은 ‘가방’이다. 디자인과 생산, 제공까지 모두 진행한다. 오프라인에서 유행을 캐치하고 여타 브랜드에 대한 관찰도 소홀히 하지 않는다. 이 과정에서 오프라인 시장을 다수 확보한 것은 큰 강점으로 작용한다. 모티브가 되는 가방의 샘플링은 사실 큰 차이는 없다. 여기서 트렌드와 동향을 파악하여 샘플에 변화를 주는 것이 중요하다. 핸드백을 만들었다고 하면 이 핸드백을 모티브로 클러치를 만들고, 또 크로스백을 만드는 등, 다양한 변화를 꾀하고 있다. 원·부자재 배합과 참신한 디자인을 반영하여 새로운 가방을 만들고, 흐름을 이끌어나가고 있다. 

 기존 타겟은 10대부터 20대였으나, 유통의 확장을 통해 현재는 30대 후반, 그 이후까지도 좋아할 수 있는 아이템을 제작·생산 중이다. 불필요한 디자인을 과감히 생략하고 특수 원단을 개발하여 여타 브랜드에서 접근하기 힘든 상품을 유통하고 있는 것도 큰 강점이라 할 수 있다. 소비자와 판매자가 모두 윈-윈 할 수 있는 원가 절감 방식을 통해 합리적 소비를 유도하고 있다. 

Q. 앨리스마샤에서 진행하는 제품의 생산 및 유통 과정은 어떻게 진행되는가?
A. 처음에는 오픈마켓, 소셜커머스 등 온라인 채널을 통해 시작했다. 처음부터 특정 판매 유통 채널을 가지고 시작하지는 않았다. 온라인 마켓의 경우 오프라인 진출이 생각보다 쉽지 않다. 대게는 주력 제품을 가지고 무작정 백화점, 편집샵 등을 찾아가 판매 요청을 해야 한다. 후발주자로서 경쟁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가격과 디자인에서 앞서야만 했다. 

우선 자체 생산이 가능하도록 생산 공장 확보를 시작했다. 현재는 20여 곳의 공장에서 앨리스마샤의 제품을 생산한다. 그 다음은 디자인이었다. 동대문에서 무작정 발로 뛰며 땀 흘린 경험이 큰 도움이 되었다. 유행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앞서 나가야 하기에 최신 동향과 트렌드를 잡을 수 있는 판단력이 가장 중요했고, 여타 브랜드 상품을 샘플링하고 컨셉을 잡고 수정하는 작업을 반복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전담 디자인 팀이 꾸려졌고, 이는 결과적으로 자체 공정을 통한 가격 경쟁력과 디자인에서도 모두 앞설 수 있게 되었다. 

Q. 오프라인 시장 진출 현황은 어떻게 되는가?
A. 자체 생산 공정과 전담 디자인팀, 그리고 온라인 쇼핑몰까지 모두 갖춰지고 나니, 굳이 우리가 발품을 뛰지 않았는데도 러브콜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지역 상권, 편집샵을 거쳐 롯데백화점, 신세계백화점까지 러브콜이 들어왔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유통 채널이 열렸고 상권 확보에 성공했다. 현재는 면세점까지 시장을 확보한 상태이다. 

Q. 아이디어 구상 및 직원 교육은 어떻게 하는가?
A. 앞서도 이야기했지만, 내가 동대문 도매사업을 시작하는 데 있어 어떤 방대한 지식이나 사전 조사를 거쳐 시작한 것이 아니다. 먼저 발로 뛰면서 시장의 흐름을 읽고 동향을 파악했다. 물론 탁상에 앉아 컨셉 회의도 함께 진행하지만, 직원들과 함께 현장에 직접 방문하는 경우가 더 많다. 학벌이나 전공은 중요하지 않다. 같이 공장에 가서 원·부자재를 찾고, 디자인하고, 샘플링하면서 제품의 가치와 의미를 학습한다. 우리가 생산하는 제품이 어떻게 구상되고 만들어지는지 직접 알게 되는 것만큼 좋은 교육은 없다. 

Q. 앨리스마샤 운영에 있어 보람된 순간이 있다면?
A. 앨리스마샤를 이끌고 간지 9년 차, 거의 10년이 다 되었다. 처음부터 승승장구하며 사업이 번창하지는 않았다. 힘들어 주저앉고 싶을 때도 많았고 포기하고 싶을 때도 많았다. 하지만 이 사업을 성공시키고 더 확장하고 싶은 욕심이 더 컸다. 함께한 직원들이 어느 순간 세월이 흘러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을 볼 때 가장 기분이 좋다. 나와 같은 꿈을 꾸고 나와 같이 성장하는 느낌을 받을 때만큼 보람찬 순간은 없는 것 같다. 

Q. 앨리스마샤의 향후 목표가 있다면?
A. 부단한 노력과 약간의 운으로, 국내 유통 채널 사이에서 어느정도 입지를 잡았다. 2년 전에는 해외 진출을 목표로 해외사업단을 만들었다. 생각보다 지금 당장은 쉽지만은 않다. 하지만 분명한 가능성이 있다. 2년이 지나니 부쩍 외국 바이어들과의 소통이 잦아졌다. 자체 디자인과 생산, 유통이 가능하다보니 모든 상품이 ‘Made in KOREA’라는 강점이 굉장히 크게 작용하고 있다. 원가 절감을 위해 중국에서 공장을 마련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Made in KOREA’를 포기하고 싶지는 않았고, 이 뚝심이 지금의 가능성을 열어준 것이라고 생각한다. 국내 유통 채널뿐만 아니라 해외 확장을 위해 부단히 노력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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