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이호] 미국  데이비스 캘리포니아대학(UC 데이비스)에 따르면 이 대학 고인류학 부교수 니컬러스 즈윈스 박사가 이끄는 국제연구팀은 시베리아와 몽골 북부 사이에 있는 항아이(杭愛)산 선사 유적지 발굴 결과를 토대로 현생 인류가 몽골을 비롯한 유라시아 대초원에 진출한 시기가 지금까지 알려진 것보다 1만년가량 더 거슬러 올라간 약 4만5천년 전이라고 주장했다. 

연구팀은 2011년부터 항아이산 톨보르 계곡 16 지역에서 5년에 걸친 발굴 작업을 통해 수 천점의 석기 유물을 발굴했는데 이 중 826점은 현생 인류의 최초 이주와 관련된 것으로 중국 북서부와 시베리아 등지에서 발굴된 석기와 비슷해 이 지역의 현생인류 이주가 광범위하게 이뤄졌음을 보여줬다. 

사이언티픽 리포츠 논문 캡처
사이언티픽 리포츠 논문 캡처

연구팀은 이 석기들이 길이나 돌날 등에서 이전과는 다른 높은 수준의 표준화된 형태를 보인 것으로 분석하면서, 이는 체계화된 방식으로 석기를 만들고 기술과 문화적 배경을 공유하고 있었다는 점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팀은 현장에서 현생 인류의 뼈가 직접 발굴된 것은 아니지만 표준화된 석기의 주인이 멸종한 고인류인 네안데르탈인이나 데니소바인일 가능성은 배제했으며, 이런 표준화된 석기 기술의 출현은 현생인류의 이주를 나타내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결론을 토대로 석기가 발견된 지역의 퇴적물에 대한 발광연대 측정과 동물 뼈에 대한 방사성탄소 연대 측정을 통해 약 4만5천년 전인 것으로 추정되었으며 이는 몽골 지역에서 현생인류의 두개골 화석 뼈가 발견된 것보다 1만년가량 더 거슬러 올라가는 것을 의미한다. 

이 시기는 현생인류가 아프리카에서 나온 지 약 1만5천년 뒤로, 현생인류가 처음으로 데니소바인을 만나 이종교배를 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유전 자료를 통해 확인한 시기와도 일치한다.

또한 석기에 남은 풀과 유기물 등을 분석한 결과, 기후는 이전보다 더 따뜻해지고 습해져 인간이나 가축에게 더 적합해진 것으로 분석됐다. 동물 뼈 조각은 홍적세 때 초원이나 툰드라 등지에 살던 들소나 양, 염소, 말 등의 것으로 나타났다.

즈윈스 박사는 "현생인류와 데니소바인이 어디서 만나게 됐는지는 모르지만, 데니소바인에게서 물려받은 유전자는 나중에 현생인류가 티베트고원과 같은 고지대에서 저산소증을 극복하고 정착하는 데 도움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톨보르-16 발굴지는 현생인류가 데니소바인 등 현지에 있던 고인류와 접촉했을 가능성이 높은 시베리아와 중국 북서부를 잇는 루트로서 중요한 고고학적 의의를 갖는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의 오픈액세스 저널인 '사이언티픽 리포츠(Scientific Reports)'에 발표했다.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