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조재휘 / 디자인 최지민] 농사를 지을 때 어려운 일 중 하나로 손꼽히는 제초는 특히 제초제를 쓰지 않는 친환경 농법에서 농사를 짓는 사람들에게 늘 고민거리였다.

그런데 논에서 이 제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수단으로 우렁이 농법이 제시되었다. 우렁이농법은 논에서 제초제를 사용하지 않고 열대지역이 원산인 우렁이를 이용해 논 잡초를 생물학적으로 방제할 수 있는 농법이다.

이때 우렁이가 풀을 좋아한다면 벼도 먹지 않을까 하는 의문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우렁이는 물속의 풀만 먹는 습성이 있어 모를 크게 키워 모가 물에 잠기지 않게 하면 우렁이는 벼를 먹지 않는다.

우리나라에서 우렁이를 처음 논농사에 활용하기 시작한 사람은 충북 음성의 최재명이라는 농부다. 이 농부는 오랫동안 유기 농사를 지어왔는데, 우연한 계기로 우렁이를 제초 수단으로 활용하게 된다.

아들이 부업거리로 시작한 식용 우렁이 양식 사업이 실패하자 남은 우렁이를 우연히 논에 뿌렸다. 그런데 몇 주가 지나도 우렁이를 뿌린 논에 잡초가 자라지 않는 것이었다. 알고 봤더니 우렁이의 왕성한 식성으로 벼가 아닌 잡초만 골라 먹었고 이렇게 탄생한 우렁이 농법이 현재도 친환경 농법의 표본으로 인정받고 있다.

우렁이 농법에 실패하지 않기 위해서 준비도 필요하다. 우선 왕우렁이는 1, 2cm 크기인 것이 1m²당 두 마리 이상만 있으면 제초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으며 잡초가 적을 경우에는 2m² 당 한 마리로도 충분하다.

그리고 우렁이 농법에서는 무엇보다 논바닥을 고르게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한데 바닥이 고르지 않으면 바닥이 낮은 부분의 벼가 먹히고 말기 때문이다.

열심히 관리한다고 해도 낮은 부분이 있어 벼가 먹힌다면, 바닥이 솟은 부분에 왕우렁이가 좋아하는 죽순이나 채소를 놓아 왕우렁이를 유인하는 방법을 쓰면 된다. 또 이앙한 뒤 곧바로 골을 파서 낮은 부분으로 물이 몰리지 않게 하는 방법도 있다.

모가 먹히지 않으려면 되도록 성모를 심는 편이 좋기 때문에, 어린 모를 키울 때 상자당 100g 이하로 성기게 뿌려 30일 이상 키운 모를 심으면 좋다. 이렇게 하면 처음부터 수심을 조금 더 깊게 해도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처음부터 수심을 조금 더 깊게 해 물 관리를 하면 바닥이 높은 부분에서는 비료분이 빨리 사라지지만, 제초제에 의한 피해도 없기 때문에 벼 생육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

우연히 발견하게 된 우렁이 농법은 논농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제초제를 생물적 자원으로 대처하게 했다. 이렇게 우리 식탁에 올라오는 따뜻한 밥이 농민들 노력의 결과임을 알고 또한 지금 흘리는 농민들의 땀과 노력이 올가을 풍성한 결실로 이어지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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