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이호] 사람이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것 중에 하나 물. 인류가 우주를 탐사하기 위해 필수적으로 확보해야 하는 것이 바로 물이다.

그런데 물은 무게도 많이 나갈뿐더러 장기간 체류하기 위해서는 많은 양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를 조달하는데에는 많은 비용이 들어 달기지 같은 계획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달 복귀 계획인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을 추진하면서 2024년 첫 착륙 목표지를 달의 남극으로 정한 것도 이곳의 크레이터에 얼음층이 있어 물을 확보할 수 있는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물이 인류의 달 복귀 계획에 변수가 될 수 있는 중요한 자원이라는 점에서 달에서 물을 확보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여주는 논문들이 발표되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과학전문 매체와 NASA 고다드우주비행센터 등에 따르면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학(UCLA) 박사과정 리오르 루바넨코가 이끄는 연구팀은 수성 북극의 햇볕이 들지 않는 크레이터와 비슷한 환경에 있는 남극의 크레이터를 비교해 달 표면에 지금까지 추정되던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얼음이 존재한다는 증거를 발견했다고 과학저널 '네이처 지구과학(Nature Geoscience)'을 통해 밝혔다. 

연구팀은 우선 수성 레이저 고도계(MLA) 자료를 이용해 수성 북극 인근에 있는 약 2천개 크레이터의 깊이와 지름 비율을 측정했으며, 이를 통해 위도가 올라갈수록 크레이터에 얼음이 쌓이면서 깊이가 얕아지는 것을 확인했다. 

얼음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햇볕이 들지 않는 달의 크레이터
얼음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햇볕이 들지 않는 달의 크레이터(NASA 고다드우주비행센터 제공) 

얼음층은 최대 50m에 달했으며 이는 이전 측정치와도 일치했다.

달의 1만2천여개 크레이터에 대해서도 달정찰궤도위성(LRO) 자료를 활용해 같은 측정을 했으며 남극 주변에서 비슷한 형태를 보이는 점을 확인해 달의 지름 대비 깊이가 얕은 남극 주변 크레이터에 쌓인 물질이 얼음일 가능성이 높다는 결론을 내렸다. 

만약 이 연구결과가 사실로 판명되면 과학자들이 추정해온 것보다 훨씬 많은 수백만 톤의 얼음이 달 표면에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하고 이는 곧 지구에서 물을 조달하지 않아도 충분히 달에서 물을 구할 수 있다는 결론이 된다. 

하지만 달의 크레이터는 햇볕이 전혀 들지 않아 영하 233도에 달하는 위험한 공간이다. 이런 곳에서 물을 얻는 것은 목숨을 걸어야 하는 모험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고다드우주비행센터의 플라스마 물리학자 윌리엄 패럴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과학저널 '지구물리학연구회보(Geophysical Research Letters)'에 실린 별도의 논문을 통해 남극 주변 크레이터의 얼음층이 유성체의 충돌과 태양풍의 하전입자에 노출되면서 물 분자가 튀어 올라 분산됐을 것이라는 주장을 내놓았다.

이 주장에 따르면 대기가 없는 상태에서 유성체 충돌로 얼음 입자와 뒤섞인 머리카락보다 몇 배는 더 가는 토양이 수십 킬로미터 밖으로 날아가고 태양풍의 영향으로 물분자도 새로운 곳으로 옮겨가 크레이터가 아닌 그 주변으로 분산이 된다는 것이다. 

이에 따르면 우주인들은 크레이터에 들어가지 않아도 물을 그 주변에서 구할 수 있다는 희망적인 얘기가 된다. 

연구팀은 빛의 반응을 토대로 화학성분을 분석해 물을 찾는 지금의 원격 측정장비로는 햇볕이 들지 않는 크레이터에 물이 얼마나 있는지를 파악하는 것은 쉽지 않다고 전했다. 

다라서 달 표면에 우주인이 복귀하거나 탐사 로버가 배치되면 이를 훨씬 쉽게 측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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