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조재휘] 지난 2017년 성동구 서울숲에서 열린 한 페스티벌에 ‘힙레 오리지널 크루’가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했다. 이들은 페스티벌 참가자들 앞에서 최초 내한 공연을 펼쳤으며 참가자들에게 ‘힙레’의 기본 동작을 가르치기도 했다. 

여기서 말하는 ‘힙레(Hiplet)’는 힙합과 발레가 합쳐진 신조어다. 힙레는 규칙적인 발레의 기본기에 재미와 흥이 넘치는 힙합을 결합하여 절제된 세련미를 끌어낸다는 평을 받고 있다. 

[사진/Pixabay]
[사진/Pixabay]

힙레가 처음 나왔을 당시에는 크게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2016년 5월 시카고 다문화 댄스 센터에서 찍은 무용단의 힙레 비디오가 인스타그램에 수천 건의 조회 수를 기록하면서 사람들에게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이후 ABC 뉴스는 무용단에게 방송을 하도록 권유하기도 했다. 

사실 발레는 동작마다 엄격한 규칙이 있고 신체 조건이 매우 까다롭다. 예를 들어 체형은 말라야하고 목이 길어야 한다는 것들이다. 그리고 예전의 발레는 백인 중심주의가 심했기 때문에 백인이 아닌 사람이 발레리나가 되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다. 

이렇게 사람들이 장벽에 막혀 발레를 즐길 수 없는 것을 안타까워하고 더 많은 사람이 발레를 즐길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 사람이 있었다. 바로 그 중심에는 창시자인 호머 한스 브라이언트가 있다. 

시카고 다문화 센터의 창립자인 호머 한스 브라이언트가 더 많은 사람이 발레를 즐겨야 한다는 생각을 하던 중 1994년 한 콘서트에서 아이들이 랩에 박자를 타는 것을 보고 영감을 얻었다. 랩과 발레를 결합하면 아이들이 더 쉽고 재밌게 배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여 ‘랩발레’를 만들었고 이후 힙합과 발레가 합쳐져 ‘힙레’가 탄생한 것이다.

우선 힙레를 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발레 동작을 먼저 습득해야 한다. 힙레 역시 발레처럼 발끝으로 서는 기본동작인 포인에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그 외에는 기술이나 동작보다는 자유로운 마음가짐으로 추면되는데 몸과 마음을 하나로 만들어주니 집중력과 자신감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고 브라이언트는 설명한다.

힙레는 어떤 체형도 즐길 수 있으며 박자를 잘 못 타더라도 그 사람만의 그루브를 인정해주며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 좋아하고 즐기면 된다.

현재 브라이언트는 미국 사회를 뒤흔들고 있는 흑인 발레리나 미스티 코플랜드와 같은 유명 발레리나들과 함께 일하며 전통적인 발레에서 유색인종들 또한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전 세계에 입증하고 있다. 

또한 힙레는 지금 미국에서 한창 핫한 다이어트 운동으로 유행 중이다. 온몸을 이용해 크고 굴곡진 곡선을 만드는 과정에서 다른 댄스나 운동보다 더 많은 움직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대부분의 운동은 허리에 좋은 동작, 어깨에 좋은 동작 등을 구분할 수 있지만 힙레의 경우는 온몸을 써야해 에너지 소모가 더 많다. 

중독성이 강해 무한 반복하게 하는 치명적인 매력은 가진 ‘힙레’. 아직 국내에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곳은 많이 없기에 내재된 흥을 끌어낼 수 있는 힙레의 정규 프로그램을 국내에서도 하루빨리 만나볼 수 있길 기대해본다.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