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조재휘] 사람이 죽은 뒤에 치르는 절차와 의식은 각기 다른 문화와 풍속에서 발전해왔다. 보통 사람이 죽으면 매장을 하지만 나라마다 매장 외의 다른 장례를 치르는 문화도 있다. 많은 장례문화 중에서 세계적으로 평범하지 않고 특이한 장례문화는 어떤 것이 있는지 한번 알아보자. 

첫 번째, 필리핀 사가다 지역의 전통 장례문화 ‘절벽에 매달린 관’

[사진/Wikim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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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제도에서 가장 큰 섬인 북부 루손섬에 사가다라는 지역이 있다. 이 지역은 자연경관이 뛰어나 세계 3대 배낭객들에게 명소로 꼽히기도 하지만 독특한 장례문화로 유명하다. 사가다의 에코밸리 절벽에 가면 매달린 관(Hanging coffins)들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관들은 고대로부터 내려오는 장례문화로 위치가 위험할수록 명당으로 여기고 있다.

이러한 장례문화가 어떤 이유로 시작되었는지는 의견이 분분하지만, 동물들로부터 사체가 훼손되는 것을 막고 망자의 혼이 사람들과 어울려 가족들을 지키고 복을 준다는 믿음으로 행해졌다고 보고 있다. 그리고 같은 지역 동굴에도 장사를 지낸 관들이 쌓여있는데 마을의 지도층이나 부유층들이 죽으면 절벽에 관을 매달고 일반 사람들은 주로 동굴에 관을 모셨다고 전해진다.

두 번째, 페루 나스카 라인의 북서쪽 지점에 위치해 있는 ‘차우치야 묘지’

[사진/Wikim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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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시대부터 페루는 죽은 시신에다 옷을 입힌 채 토굴에 살아있는 사람처럼 안치했다. 페루 나스카 라인의 북서쪽 지점에 위치해 있는 차우치야 묘지에는 일반적인 장례 형태와는 달리 시체가 앉은 자세로 매장되어있다. 건조한 사막 기후로 인해 지금도 망토처럼 보이는 옷을 두르고 머리카락과 머리에 두른 띠까지 고스란히 잘 보존되어 있어 섬뜩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잉카인들의 생전 모습이 그대로 미라로 변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피부와 머리카락이 남아있는 미라, 해골과 뼈, 토기 등을 볼 수 있지만 중요한 것은 도굴꾼들이 다 가져갔다고 한다. 비가 내리지 않는 사막 기후 특성상 나무 기둥을 사방으로 세워두고 거적으로 볕을 가릴 정도의 지붕이 설치되어 있고 시신은 저절로 바람에 건조되고 풍화되어 자연적으로 부식되어 간다. 영생을 꿈꾸는 사람들의 심리가 미라와 같은 장례 풍습을 만들었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세 번째, 티베트에서 독수리에게 시신을 쪼아먹게 하는 ‘조장’

[사진/Wikimedia]

북서 네팔의 티베트에서는 시신을 산 중턱까지 운반하여 발가벗긴 후 서쪽에 머리를 두고 안치한다. 라마교의 의승이 집도를 하여 시신을 독수리 등의 새들이 먹게 한다. 

이러한 장례를 치르는 이유는 하늘을 신성시하는 티베트인의 육체는 새에 의해서 하늘로 운반된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들은 새를 죽이지 않을 뿐만 아니라 닭이나 달걀도 먹지 않는다고 한다. 그리고 티베트는 척박한 고산지대라 땔감이 부족해 강한 화력을 필요로 하는 화장도 어렵고 땅에 묻어도 서늘한 산지라 시신이 쉽게 썩지 않아 조장을 하고 있으며 현재도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다.

다소 장례 풍습이 우리와 달라 충격적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어디서나 고인의 죽음을 슬퍼하고 애도하는 마음은 같다. 떠난 이에게 마지막 예우를 다하고 남은 이들을 위로하기 위한 장례식의 의미를 상기하고, 고인과 장례에 대한 예를 어떻게 표현하는지를 이해한다면 모두 같은 마음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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