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박진아] 인간에 대한 궁금증은 끊이지 않는다. 조선시대의 모습과 지금만 비교를 해보더라도 많은 변화를 겪었다. 평균신장과 체격은 커졌으며 얼굴의 모습 역시 서구화됨을 확인할 수 있다. 

우리가 태어나기도 훨씬 전 인간의 모습은 어떨까. 약 3만1천년 전 혹독한 기후에서 살던 인류의 존재가 새롭게 확인됐다. 이 종족은 멸종했지만, 아메리카 원주민들의 먼 조상이 된 것으로 나타나 고대 인류의 이동에 관한 이해를 바꿔놓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야나강 인근 '야나 코뿔소 뿔 유적(RHS)'에서 발굴된 젖니에 관한 분석을 포함한 시베리아 고대 인류에 관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 

러시아 과학원 제공
러시아 과학원 제공

영국 케임브리지대학 세인트존스 칼리지와 외신 등에 따르면 유전학자 에스케 빌레르슬라우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의 연구결과가 과학저널 '네이처(Nature)' 최신호에 실었다.

RHS는 2001년에 처음 발굴됐으며, 지금까지 석기를 비롯한 인간의 주거 흔적과 함께 동물뼈, 상아 등 2천500여점의 유물이 쏟아져 나왔다. 젖니도 이 중 일부로 인간의 유해로는 가장 오래되고 유일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의 연구 내용은 이렇다. 젖니에 대한 유전자 분석에 따르면 약 3만1천년 전에도 이 지역에서 고대 인류가 혹독한 기후를 견디며 털북숭이 매머드와 코뿔소, 들소 등을 사냥하며 생존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들은 현존하는 시베리아인 유전자에 미세한 흔적만 남아있어 지금까지 존재가 확인되지 않았다. 약 3만8천년 전 유럽과 아시아인의 조상과 같은 시기에 갈라져 나온 직후 서유라시아에서 시베리아 북동부로 이주했으며 유전적으로 아시아계보다는 유럽계에 더 가까운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이들을 '고대 북시베리아인'으로 명명하면서, "인류 역사의 중요한 부분으로 어느 시점에서는 북반구의 상당한 지역을 장악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또한 연구팀은 이들이 빙하기 중 가장 춥고 혹독했던 '마지막 최대 빙하기(Last Glacial Maximum)' 때인 2만6천500~1만9천년에 남쪽으로 더 내려왔을 것으로 추정했다. 특히 RHS 남쪽에 있는 시베리아 콜리마강 인근에서 발견된 1만년 전 유해는 이들의 후손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 유해의 유전자 분석 결과, 고대 북시베리아인과 동아시아인의 유전자가 섞여 있었으며 이는 아메리카 원주민의 유전자와 매우 흡사하다.

한편 미국 밖에서 아메리카 원주민과 비슷한 유전자를 가진 유해가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연구팀은 아메리카 원주민의 조상을 고대 북시베리아인의 피가 섞인 아시아인으로 특정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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