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김아련] 최근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에 외부에서 신약 후보물질을 들여와 내부에서 키우는 새로운 사업모델이 각광받고 있다. 지난 5월26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올해부터 일동제약, 한독, LSK 글로벌 PS 등의 기업들이 신약개발을 위해 'NRDO' 사업에 뛰어들었다.

NRDO는 No Research Development Only의 앞 글자를 따온 말로, 즉 이는 성공 가능성이 높은 신약 후보물질을 외부에서 들여와 임상시험, 상용화 등의 개발(Development)에만 집중하는 바이오벤처 사업모델을 일컫는다. 다른 말로 '비연구개발전문' 또는 '개발중심' 바이오벤처라고 부르기도 한다.

[사진/pxhere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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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는 아직 낯선 개념이지만 얼마 전부터 제약·바이오산업이 고도화되면서 NRDO 관련 자회사를 창업하거나 투자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일동제약은 기존 연구소와 별도로 NRDO 모델의 신약개발 회사 '아이디언스'를 새롭게 설립했고 한독은 미국의 NRDO 바이오벤처 트리거 테라퓨틱스에 500만 달러를 투자해 지분의 약 10%를 확보했다. 아울러 LSK 글로벌 PS는 임상시험 수탁에서 신약개발로 사업 분야를 확장하면서 자회사 LSK NRDO를 설립했다.

이러한 변화를 관련 업계에서는 개방형 혁신을 의미하는 '오픈이노베이션'이 활성화되고 오랜 기간 여러 분야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신약개발 분야의 특수성이 반영된 것이라고 보고 있다.

신약개발은 초기 발굴 시 단계별로 요구되는 능력이 다르다. 과정을 살펴보면 한 연구실에서 후보물질을 발굴하고 이후 단계에서 임상시험 계획 수립과 수행을 한다. 다음 경쟁력을 갖춘 곳으로 넘겨 최종 성공 가능성을 높인다. 이렇게 초기 발굴 단계가 분업화되면서 자연스럽게 'NRDO' 사업모델이 활발해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NRDO를 표방하는 바이오벤처가 등장하면서 기업들의 개발력을 어떻게 평가해야 하냐는 문제가 업계 안팎의 현실적인 고민으로 떠올랐다. 참고로 바이오벤처는 자금 조달을 위해 기술과 개발 능력을 입증하고 평가받는 것이 중요하다.

문제가 이렇다보니 생소한 NRDO 사업을 바탕으로 상장을 준비하는 벤처들은 일련의 과정에서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 실제로 브릿지바이오 연구개발 업체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코스닥 기술특례상장을 위한 기술성 평가에서 탈락했다.

NRDO는 성장가능성이 높은 새로운 사업모델이지만 아직 신용평가체계가 기존의 틀에 맞춰져 있기 때문에 인정을 받는데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업계 내에서 신약 후보물질 발굴에 대한 개발의 효율과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사업모델로 인식되어 관심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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