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최지민] 지난 28일 아침 도쿄(東京) 인근 가와사키시 다마(多摩)구 인근 주택가에서 등굣길 초등생 등을 상대로 흉기 난동 사건이 발생했다. 성인 2명과 초등학생 1명 등 3명이 숨지고 16명이 다쳤다. 사상자 중 13명은 어린이인 것으로 알려져 일본 열도가 충격에 휩싸였다.

1. 사건 발생

일본 가와사키서 무차별 흉기난동. 사건이 발생한 직후 구조대원들이 출동해 활동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제공]
일본 가와사키서 무차별 흉기난동. 사건이 발생한 직후 구조대원들이 출동해 활동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제공]

여느 때처럼 평온했던 일본 수도권의 공원 인근 주택가. 이곳에서 통학버스를 기다리던 천진난만한 아이들에게 양손에 흉기를 든 남성이 다가왔다.

검정 셔츠를 입고 짧은 스포츠형 머리에 안경을 쓴 이 남성은 "죽여버리겠어"라고 외치며 아이들과 보호자들에게 무차별적으로 흉기를 휘둘렀고 평소와 다름없던 등굣길은 순간 아수라장이 됐다.

아이들의 입에서 비명과 함께 "무서워"라는 소리가 터져 나왔다. "아빠, 엄마 어쩌면 좋아"라고 어찌할 줄 몰라 하는 아이도 있었다.

2. 흉기난동 범인 10여 초 만에 범행

일본 가와사키서 무차별 흉기난동…사건현장에 놓인 꽃[연합뉴스제공]
일본 가와사키서 무차별 흉기난동…사건현장에 놓인 꽃[연합뉴스제공]

범인 남성이 현장에서 30대 남성에게 흉기를 휘두른 후 불과 10여 초 사이에 70m 정도 이동, 통학버스를 기다리던 초등생들에게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사건으로 숨진 30대 남성은 미얀마어를 구사할 수 있는 외무성 직원으로, 초등학교에 아이를 등교시키기 위해 현장에 갔다가 변을 당했다.

범인은 당시 아무 말 없이 범행을 저질러 초등생들이 위험을 미리 알아차릴 수 없었다는 목격자 증언도 나왔다. 일본 경찰은 흉기를 휘두른 뒤 자해를 시도해 의식불명에 빠진 50대 남성의 신병을 확보했다.

요미우리신문 등에 따르면 범인은 현장에서 4~5㎞ 떨어진 곳에 거주했으며 이웃과의 교류는 거의 없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남성의 학창시절 동급생은 NHK에 "쉽게 화내는 성격으로 초등학생 시절 동급생을 연필로 찌른 적도 있다"고 말했다.

3. 대책

일본 가와사키서 무차별 흉기난동[연합뉴스제공]
일본 가와사키서 무차별 흉기난동[연합뉴스제공]

이번 사건은 일본에서 통학버스는 안전하다는 통념을 깬 사건이었다. 피해 학생들이 다니는 초등학교는 통학로를 포함해 경비를 강화하기로 하는 한편 오는 31일까지 휴교하기로 했다.

초등생 등을 덮친 이번 '묻지 마' 흉기 난동 사건으로 당황한 일본 정부도 대책 마련에 나서기로 했다.

문부과학성 담당자는 "통학버스는 아동 보호 대책의 하나였는데, 이번처럼 버스를 기다리던 장소를 덮칠 줄은 상상도 못 했다"고 전했다.

문부과학성이 2018년 9월 전국 교육위원회에 보낸 통지에는 "통학버스 등을 등하교 안전대책의 관점에서 이용하는 것도 생각할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된 바 있다.

일본 정부는 이날 오전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참석한 가운데 관계 각료회의를 열고 대책을 논의했다.

아베 총리는 지난 28일 문부과학상과 국가공안위원장에게 모든 초등학교에 대해 등·하교 시 안전을 확보할 것과 사건에 대해 신속하게 수사할 것을 지시했다.

아베 총리는 "사회의 불안을 불식하기 위해 가능한 한 신속하게, 무엇이라도 하겠다는 기개로 임해달라"고 말했다. 이후 기자들에게는 "아이들의 안전을 무엇을 해서라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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