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이호]빈대는 우리나라에서는 생활에서 보기 힘들지만 여전히 유럽이나 미국 등 일부 국가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있는 흡혈충이다. 

이 빈대가 1억 년 전인 공룡시대 때도 존재했으며, 약 6천600만 년 전 공룡을 비롯해 육상 생물 종의 75%를 절멸시킨 대멸종도 견뎌내는 등 뛰어난 진화 및생존 능력을 보여왔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 셰필드대학과 외신에 따르면 노르웨이 베르겐대학 박물관의 스테펜 로스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유전자 분석 등을 통해 빈대가 적어도 1억 년 전에 출현해 공룡과 같은 시기를 살았다는 연구결과를 과학저널 '커런트 바이올로지(Current Biology)' 최신호에 실었다.

박쥐와 빈대 (리버사이드 캘리포니아대학 마크 채펠 제공)
박쥐와 빈대 (리버사이드 캘리포니아대학 마크 채펠 제공)

빈대는 지금까지 약 5천 만~6천 만 년 전 박쥐를 첫 숙주로 출현한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그러나 연구팀은 15년간 박쥐가 사는 동굴과 새 둥지가 있는 절벽 등을 탐사하고 박물관 등을 뒤져 빈대과(科) 34종의 유전자를 분석하여 진화 계통수의 뿌리는 백악기까지 뻗어갔으며, 이는 약 1억 년 전 호박(琥珀)에서 발견된 ‘쿼시시멕스 에일라피나스테스(Quasicimex eilapinastes)’ 화석을 통해 확인됐다.

연구팀은 공룡시대의 빈대가 어떤 숙주를 갖고 있었는지는 아직 확인하지 못했지만 현재의 빈대가 '집'을 가진 동물(새나 박쥐)을 숙주로 삼아온 점을 고려할 때 집을 갖고 있지 않은 공룡의 피를 섭취하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빈대는 현재 대부분이 하나의 숙주를 전문으로 공격하고 있지만 인간을 공격하는 빈대의 종은 인류 출현 전인 4,700만 년 전에 나타나 숙주를 오가는 특성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인간을 숙주로 삼는 빈대 종이 약 50만년마다 새로 출현하며, 숙주를 바꿀 때는 새로운 숙주에게만 적응하는 게 아니라 원래 숙주로 되돌아 갈 수 있는 능력도 함께 갖췄다는 점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빈대가 진화 하는 과정을 이해하고 이를 퇴치하는 방법을 찾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익충보다는 인간에게 해가 되는 바퀴벌레나 빈대 등의 생존력이 정말 무시무시하다. 과연 우리는 빈대를 완전히 퇴치할 수 있을까? 아니면 인간이 멸종을 한 후에도 빈대는 여전히 존재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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