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박진아] 약 한 달 전, 현대차와 삼성의 한전부지 매입에 관한 ‘쩐(錢)의 전쟁’이 있을 당시 전문가들은 ‘이’ 저주를 우려했습니다.

바로 ‘승자의 저주’ 인데요. 기업 인수‧합병(M&A) 과정에서 인수경쟁에서는 이겼지만, 과도한 비용으로 기업 인수 후 겪는 후유증을 일컫는 말입니다.

 

미국의 행동경제학자 리처드 세일러가 1992년 그의 저서 <The Winner's Curse>를 출간하면서 학계에서 널리 쓰이고 있습니다. 주로 경제부문에서 쓰이는 용어로 인수‧합병(M&A) 과정에서 경쟁이 치열해져 경매에서 실제 가치보다 훨씬 높은 가격을 제시해, 기업 인수경쟁에서는 이겼지만 결과적으로 인수에 성공한 기업이 유동성 상태가 악화되면서 그 후유증으로 큰 손해를 입게 되는 것이 '승자의 저주'의 대표적 사례입니다.

최근에는 ‘승자의 저주’가 인수‧합병 분야 외에도 경매, 스포츠, 심지어 M&A 에서도 볼 수 있는데요.

인수대상 기업의 가치나 M&A로 얻게 되는 효과를 과대평가할 경우 인수기업의 재무상태가 위험에 빠지거나 들어간 비용만큼의 효과를 누리지 못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대표적인 예로 금호아시아나그룹을 들 수 있습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대우건설 인수에 성공했지만, 나중에 자금난에 봉착해 워크아웃을 당한 사례가 대표적입니다.

지난달 현대차 그룹이 한전부지를 낙찰받은 금액은 10조 5천 5백억 원. 이는 한전이 제시했던 부지 감정가에 비해 3배 이상 높은 금액인데다, 4조 원 안팎을 예상했던 시장의 전망도 훨씬 뛰어넘는 금액이었습니다.

주식 시장의 반응은 일단 '우려' 쪽에 무게가 실리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다른 시각도 있습니다. 현금성 자산 40조 원 이상을 가진 현대차그룹을 빚을 내 대우건설을 인수했던 금호아시아나 등 다른 승자의 저주 사례와 단순 비교하는 것은 올바른 비교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아무쪼록 현대차 그룹의 이번 입찰이 부디 ‘승자의 저주’가 되지 않길 바라보니다. 무엇보다 자금 확보 등을 위해 현대차가 자국민을 상대로 자동차 가격을 높이는 등의 일은 없어야겠죠. 현대차그룹, 새로운 부지에서의 건투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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