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박진아] 우주에서 가장 빠른 빛조차 빠져나가지 못할 정도로 중력이 강한 천체로, 1915년 아인슈타인이 발표한 상대성이론에서 개념화된 블랙홀. 

은하 한가운데 자리 잡고 있는 블랙홀은 중심에서 빛에 가까운 속도로 물질을 강하게 분출한다. '제트'로 불리는 이런 현상은 물줄기처럼 직선으로만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져 왔었다. 

그런데 춤추듯 회전하는 '이상한' 제트가 처음으로 관측돼 학계에 보고되어 이목을 끌었다. 

30일 국제전파천문학연구센터(ICRAR)에 따르면 호주 커틴대학의 제임스 밀러-존스 부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지구에서 약 7천800광년 떨어진 곳에 있는 블랙홀 'V404 Cygni'의 제트가 불과 수분 단위로 분출 방향을 바꾸는 현상을 관측한 결과를 과학저널 '네이처(Nature)' 최신호에 실었다.

V404 Cygni 블랙홀 상상도 (ICRAR 제공)

V404 Cygni는 태양 질량의 9배에 달하며, 인근에 태양보다 약간 작은 적색거성을 동반별로 데리고 있으면서 물질을 흡수하고 있다.

백조자리 V404(V404 Cygni)라는 이름의 블랙홀은 블랙홀 치고는 비교적 작은 크기로 태양의 9배에 불과하다. 쌍성계를 이루고 있는 이 블랙홀은 서로의 둘레를 공전하는 태양과 같은 동반성으로부터 물질을 빨아들이고 있는데, 블랙홀로 빨려들어가는 물질은 블랙홀 주위에 강착원반을 형성한다. ​ 

블랙홀이 처음 관측된 것은 1989년이다. 거대한 제트 현상이 관측되었다. 이전에도 1938년과 1956년에 폭발이 관측된 기록이 있지만, 블랙홀인지는 몰랐다고 한다. 이후 2015년에 다시 매우 밝은 빛을 내는 폭발이 2주가량 지속하면서 자세한 관측이 이뤄졌다. 

밀러-존스와 그 동료들은 미국립과학재단(NSF)이 운영하는 초장기선 전파망원경배열인 VLBA(Very Long Baseline Array)를 사용하여 백조자리 V404를 관측했다. 1938년 밝은 빛을 발산한 이후 관측 대상이 되어온 이 블랙홀은 2015년에 발생한 최근의 폭발로 블랙홀에 대한 새로운 관심을 불러일으켰고, 그때 밀러-존스 팀이 본 연구에 위한 관측을 시작했다.  

시공간이 왜곡되는 것으로 알려진 회전하는 블랙홀 주변 상상도 
(ICRAR 제공)

밀러-존스 박사는 이번 관측에 대해 "지금까지 본 블랙홀 시스템 중 가장 이상한 것 중 하나"라면서 "V404 Cygni에서 나타난 급속한 세차운동을 설명할 수 있는 것은 이런 메커니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V404 Cygni 제트의 방향 전환은 2시간이 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논문 공동저자인 커틴대학의 젬마 앤더슨 박사는 "블랙홀의 정렬이 어긋나있고 주변 물질이 강착원반으로 흘러들고 있는 곳이라면 어디서든 이런 현상을 볼 수 있을 것"이라면서 "초질량블랙홀이 주변 물질을 급속히 빨아들이거나 별을 찢어 삼키는 조석파괴현상 등과 같은 폭발적 사건에서도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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