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의 ‘파격 행보’, 남수단 지도자 발에 입 맞춰 [글로벌이야기]
프란치스코 교황의 ‘파격 행보’, 남수단 지도자 발에 입 맞춰 [글로벌이야기]
  • 보도본부 | 최지민 pro
  • 승인 2019.04.14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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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뉴스 최지민] 프란치스코 교황의 파격적인 행보는 어디까지일까. 프란치스코 교황이 참혹한 내전을 겪은 남수단 정부와 반군 지도자들을 교황청으로 초청해 진행한 피정에서 아픈 무릎을 꿇고 엎드려 이들의 발에 입을 맞추는 ‘파격’을 보여줬다. 

1. 교황의 ‘파격 행보’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EPA=연합뉴스]
[EPA=연합뉴스]

가난하고 고통스러운 사람들을 품기 위해 가톨릭의 정점에 서서 모든 격식을 내려놓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파격 행보’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교황은 2013년 3월, 그리스도의 12제자가 남자였기 때문에 남성에게만 세족례를 거행하던 교회의 전통 법규를 따르지 않고 무슬림과 여성에게 최초로 세족례를 거행하였다.

같은 해 9월에는 “동성애자들에게 자비를 갖고 함께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으며 2014년 8월 한국 방한 시 노란 리본을 달고 다닌 것이 정치적인 중립을 해친다는 말에 “고통 앞에 중립은 없다”고 말했다.

또 2015년 8월에는 자비의 희년 동안 낙태 여성의 죄를 사할 권한을 부여한다고 말한 바 있다.

그리고 2019년 4월 11일 오후(현지시간) 교황청 내 교황 처소가 위치한 '산타 마르타' 게스트하우스에서 남수단 정부 지도자들에게 "내전으로 돌아가지 말고, 어려움이 있더라도 평화를 위해 나아가라"고 호소하면서, 무릎을 꿇고 차례로 이들의 발에 입을 맞췄다

2. 정치 지도자 발에 입 맞추기는 이번이 처음

남수단 지도자의 발에 입을 맞추는 프란치스코 대통령 [AFP=연합뉴스]
남수단 지도자의 발에 입을 맞추는 프란치스코 대통령 [AFP=연합뉴스]

교황은 오랜 내전으로 대립해온 남수단 정부와 반대파 지도자를 초청해 교황청에서 전날부터 이틀간 진행한 영적 피정 행사를 마무리 짓는 연설에서 "평화를 계속 유지하길, 앞으로 나아가길 형제로서 간청한다"며 "많은 어려움이 있을 터이지만 이겨내고, 문제를 해결해달라"고 간청했다.

이어 "여러분 사이에서 갈등과 의견 충돌이 있겠지만, 이를 여러분 사이에서만, 즉 사무실 안에만 가둬두고 사람들 앞에서는 손을 잡으라"며 "그러면 여러분들은 남수단의 아버지가 될 것"이라고 당부했다.

교황은 이런 말이 끝나자마자 갑자기 남수단 지도자들의 앞으로 가더니, 수행원의 부축을 받아 무릎을 꿇고 살바 키르 남수단 대통령과 야권 지도자인 리크 마차르 전 부통령, 키르 대통령을 보좌하는 부통령 3명의 발에 차례로 입을 맞추기 시작했다.

예상치 못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행동에 남수단 지도자들은 당혹스러운 표정으로 어쩔 줄 몰라 했다.

평소 무릎 관절에 지병을 앓고 있는 데다 평소 무릎을 거의 굽히지 않는 교황은 고통을 못 이기듯 거친 숨을 몰아쉬면서도 피정에 참여한 남수단 지도자 5명 모두의 발에 입을 맞춘 후에야 완전히 일어섰다.

평화협정 준수를 위한 상호 신뢰구축을 위해 남수단 정부와 반군 지도자를 교황청으로 초청해 진행한 피정이 마무리된 뒤 프란치스코 교황(가운데)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AFP=연합뉴스]
평화협정 준수를 위한 상호 신뢰구축을 위해 남수단 정부와 반군 지도자를 교황청으로 초청해 진행한 피정이 마무리된 뒤 프란치스코 교황(가운데)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AFP=연합뉴스]

정치인들에게 무릎을 꿇고 입을 맞추는 낮은 모습을 보인 것은 거의 전례가 없던 일이었다.

교황의 이런 파격에는 이날 남수단과 국경을 맞댄 수단에서 쿠데타가 일어나 가뜩이나 불안한 남수단의 평화협정이 위기에 처할 수 있다는 염려가 묻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교황은 2017년 남수단을 방문하려고 했으나, 현지 치안 문제로 뜻을 이루지 못했는데 이번 피정에서도 남수단에 가고 싶다는 의사를 다시 한번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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