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김아련] 2011년 4월 기준으로 지구상의 양서류 6,600여 종 중 약 1/3이 멸종위기에 처했다. 그리고 200종은 최근 몇 십 년 만에 사라져버리기도 했다. 이렇게 양서류는 세계에서 빠르게 사라져가는 동물 중 하나이다. 특히 최근 20년도 안 되는 기간 동안은 상황이 심각하게 나빠져 양서류 자체가 전멸이 우려될 정도라고 전해진다.

양서류는 도대체 무엇 때문에 멸종위기에 처하고 있는 것일까?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개구리나 도롱뇽 등의 양서류는 생태계의 중간고리이며 그 지역의 환경 상태를 측정하는 척도로 이용되는 지표생물이다. 양서류가 멸종되면 생태계가 교란되며 결국 인간까지 영향을 받게 될 가능성이 높아 심각한 상황이다.

[사진/pixabay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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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서류의 급격한 감소는 지구온난화나 환경변화 등의 원인이 있지만 외래생물에 의한 질병도 큰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양서류를 급감시킨 외래생물 중에 대표적으로 ‘항아리곰팡이(Chytrid Fungus)’가 있다.

항아리곰팡이는 개구리에게 감염되는 종류로 1993년 호주에서 처음으로 발견되었다. 원래는 아프리카에서 유래했을 것이라 추정했지만 진균의 발원지가 대한민국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와 이목을 모았다.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따르면 21개국 38개 연구기관에서 세계의 항아리곰팡이 시료를 채취해 분석한 결과 한국이 가장 유전적 다양성이 높았으며 이 균이 세계적으로 퍼지기 시작한 시기는 50~120년 전 쯤으로 추정되었다.

항아리곰팡이는 이름 그대로 홀씨를 담은 포자가 항아리모양으로 생긴 곰팡이이다. 이 곰팡이는 양서류의 피부에 서식하며 케라틴을 먹는데 이것이 피부호흡을 방해하고 ‘키트리디오마이코시스’라는 피부병을 유발해 높은 확률로 폐사하게 된다.

케라틴은 동물의 피부 가장 바깥쪽을 구성하는데 안쪽의 세포들을 보호하는 조직이다. 양서류는 피부로 호흡을 하기 때문에 케라틴이 없어지면 치명적인 위험에 빠진다. 그래서 항아리곰팡이에 감염된 양서류는 90%이상이 질식사하게 된다.

항아리곰팡이의 전염력도 엄청나다. 연구에 따르면 1993년 처음 발생 후 2004년까지 한 해에 28km씩 전염돼 퍼져나갔다. 항아리곰팡이의 홀씨는 양서류의 생활 터전인 물속을 헤엄쳐 자유롭게 옮겨 다닐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숙주가 없어도 3주 정도는 살아남을 수 있다. 그래서 감염된 개체와 직접 접촉하지 않아도 주변의 양서류들도 항아리곰팡이에 감염될 수 있는 것이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최근 공식 발표에 따르면 항아리곰팡이에 대한 저항성을 가진 항균단백질이 생기면서 다시 양서류의 개체수가 회복되고 있다.

양서류에 있어 위협적인 미생물 항아리곰팡이. 이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어 멸종 위기에 처한 양서류에게 위협 요소가 사라지기를 기대해 본다. 또한 앞으로는 더 이상 외래생물들이 무분별하게 침입해 양서류에게 피해를 주는 경우가 없도록 당국은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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