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김민정] 황소개구리에 이어 새로운 ‘생태계 파괴’의 대명사가 나타났다. 바로 ‘뉴트리아’라는 설치류로, ‘괴물 쥐’라는 살벌한 별명도 가지고 있다.

뉴트리아는 원래 남미에서만 살던 종이었으나 모피가 좋고 고기 맛도 담백하다는 소문이 세계 곳곳으로 퍼지면서 식용 또는 모피용으로 북 아메리카나 유럽은 물론 한국에도 들어오게 되었다.

▲ 뉴트리아

그러나 유망할 것만 같았던 뉴트리아 사업이 설치류에 혐오감을 가지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실패하게 되자, 뉴트리아 사육자들이 무분별하게 뉴트리아를 방생했고 결국 늪지 식물을 닥치는 대로 갉아먹어 생태 교란 동물로 지정되었다.

이에 전국은 뉴트리아 퇴치에 나서기 시작했다. 2012년 부산광역시에서는 뉴트리아에 마리당 2만원의 현상금을 걸기까지 했는데, 경남 김해에 살고 있는 전홍용씨가 단 5일 만에 153마리를 잡아 1년 치 현상금을 싹쓸이를 한 웃지 못 할 일도 벌어졌다.

최근 뉴트리아가 주요 서식지였던 남부 지역을 넘어 수도권까지 상륙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새로운 ‘괴물쥐 퇴치법’이 제기 됐다. 이른바 ‘항문봉쇄법’이다.

‘항문봉쇄법’이란, 뉴트리아의 항문을 봉합한 후 풀어주면 배변이 불가능하게 돼 정신적 공황과 극심한 스트레스로 굴 구석구석을 다니며 어린 새끼들부터 없애 멸종을 유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동물단체는 동물의 항문을 봉합해 고통을 유발하는 것은 학대 행위라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으며 온라인상에서도 “너무 잔인하다”는 의견과 “퇴치가 우선이다”라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이런 논란 속에서 우리가 꼭 기억해야 할 것이 있다. 뉴트리아는 처음부터 ‘괴물 쥐’가 아니었으며, 적어도 한국 내에서 발생한 뉴트리아에 의한 생태계 파괴는 인간이라는 인위적인 원인, 즉 애초에 인간의 욕심에 의해 시작되었다는 점이다.

지금으로써는 생태계를 지키기 위해 뉴트리아를 박멸하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인간의 욕심으로 인해 멀쩡히 잘 살고 있던 동물을 유해종으로 만들었다면 , ‘항문봉쇄법’이라는 동물 학대라는 비난을 받는 방법까지 동원해 한 종을 박멸해야 하는 것에 최소한의 반성과 생명에 대한 연민은 가져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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