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 디자인 최지민] 세계 최대 인구 규모를 자랑하는 중국. 중국의 이미지와 평가에 있어 다양한 의견이 있지만, 중국은 규모 그 자체만으로 막대한 잠재력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세계가 중국을 결코 가볍게 보지 못한다. 특히 중국은 어느 정도 기술력만 받쳐 주면 자급자족으로 산업 전반을 스스로 해결할 수 있어, 중국과 경제/무역 관계있는 각 국가는 그 동향을 예의 주시하기도 한다.

과거 중국은 첨단 기술에 있어 후퇴되어 있었기 때문에 많은 부분을 다른 국가로부터 비용을 주고 사서 사용해 왔다. 하지만 이제 중국은 다양한 부분에 개발과 발전이 이루어져 상당한 기술력을 확보했는데, 이러한 것이 이제 중국의 거대 규모와 만나 웬만한 부분은 전 과정에 있어 내부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처럼 중국은 자체적으로 원료에서부터 완성까지 해결해 낼 수 있는 수직계열화 시스템인 ‘홍색 공급망’을 이뤄내고 있다. 홍색 공급망은 중국을 상징하는 ‘홍색(붉은색)’을 사용한 용어로, 자급자족 가능한 중국 내 공급망을 비유적 표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홍색 공급망은 시진핑 주석이 공식/사석 발언에서 자주 사용하는 ‘자력갱생’과 일맥상통한다.

중국의 홍색 공급망은 ‘중국 제조 2025’ 계획을 통해 잘 드러나 있다. ‘중국 제조 2025’는 중국의 현대화와 미국을 따라잡기 위해 중국 정부 차원에서 수립한 국가 전략으로 핵심 부품과 원자재 자급률을 2025년까지 70%로 끌어올리겠다는 것이 골자다. 이를 위해 중국정부는 중국 자체적으로 ‘홍색 공급망’을 구축하겠다는 전략을 세운 바 있다.

중국의 홍색 공급망이 잘 드러나는 대표적 분야는 현재 자동차 분야이다. 과거 중국의 자동차 산업은 ‘베끼기’ 급급한 양상을 보였으나 빠른 시간 내에 발전을 이룩해 이제는 상당한 완성도의 자동차를 생산해 내기에 이르렀다. 특히 점차 많은 부품에 있어 홍색 공급망을 통해 자체화하고 있으며 전기차 분야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내고 있다.

상황이 이러자 중국 정부는 홍색 공급망에 더욱 박차를 가하기 위해 관세 조정에 나서, 미국을 비롯한 중국 무역 관계국들이 이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실제 중국 재정부는 올해 1월 1일부터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셀과 팩의 수입관세를 종전 8%에서 12%로 올렸다.

이는 자국의 배터리 제조사를 키워주려는 심산으로, 세계 시장의 절반에 가까운 전기차 판매량을 보이는 중국이 배터리를 스스로 만들어 사용할 수 있는 홍색 공급망이 어느 정도 구축되었음을 시사한다. 반대로 말하면 중국에 막대한 배터리를 공급해 오던 제조사들에게는 위기일 수 있는 상황.

이처럼 중국의 ‘홍색 공급망’ 방침은 국가 규모답게 타국의 산업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미국은 물론 중국과 많은 부분에 있어 무역 관계를 맺고 있는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이다. 그래서인지 실제 미국은 중국의 이러한 자급자족 시스템 있어 상당히 불편한 기색을 내비쳐 양국의 무역 신경전으로 비화되기도 한다. 우리나라 역시 중국에 많은 기술과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중국의 ‘홍색 공급망’에 대해 우리 정부는 어떤 자세를 취해야 할까, 이에 대한 심도 있는 고민이 이뤄져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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