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 전용차, 가자 아이들 위한 ‘이동식 희망병원’으로 재탄생 [글로벌이야기]

2025-11-26     양원민 기자

지구촌에서 일어나는 각종 사건들. 우리가 잠든 사이에도 지구 반대편에서는 다양한 일들이 발생한다. 알아두면 좋은 글로벌 이슈. 오늘은 또 어떤 사건들이 해외에서 벌어지고 있는지 핫한 지구촌 소식을 알아보자.

지난 4월 선종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10여 년 전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순방 때 탑승했던 의전 차량 ‘포프모빌’이 가자지구 어린이를 위한 이동식 소아과로 재탄생했다. 전쟁과 봉쇄로 의료 접근이 거의 불가능한 가자에서 이 차량이 상징하는 의미는 더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1. 포프모빌

프란치스코 교황 [사진/Flickr]

포프모빌은 교황이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신자들과 가까이 호흡할 때 사용하는 지붕 없는 행사 차량이다. 바티칸 차량 번호판은 ‘SCV’로 시작해 교황 전용차임을 쉽게 알아볼 수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2014년 베들레헴을 방문했을 당시,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수반이 이 차량을 선물했고, 교황은 이를 타고 현지 주민들을 만났다. 이후 베들레헴에 남겨진 이 차량은 ‘평화의 상징’으로 보존돼 왔다. 교황은 선종 직전 이 포프모빌을 가자 어린이를 위한 의료 시설로 개조하는 데 동의했다.

2. 이동식 소아과로

가자지구 어린이를 위한 이동식 소아과 '희망의 차량'으로 변신한 프란치스코 교황 전용차[AP=연합뉴스]

국제 카리타스(Caritas Internationalis)는 25일(현지시간) 베들레헴에서 개조를 마친 차량을 공식 공개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 ‘희망의 차량’은 하루 최대 200명의 어린이를 치료할 수 있는 이동식 소아과로 설계됐다.

이 차량에는 전쟁 트라우마를 겪는 아이들을 위한 정서 안정 시설은 물론, 절단 치료, 응급 소아과 처치 등 다양한 의료 지원이 가능하도록 장비가 갖춰졌다. 카리타스 측은 “전쟁으로 기본 진료조차 받기 어려운 아이들에게 실질적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3. 투입은 언제?

2015년 9월 , 워싱턴 D.C.에서 포프모빌을 탄 프란치스코 교황 [사진/wikipedia]

문제는 차량이 실제 가자지구에 투입될 수 있는 시점이다. 국경 봉쇄와 이동 제한이 이어지면서 차량이 베들레헴을 떠나 가자에 도착하기까지 절차적·정치적 장벽이 많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공식적으로는 휴전 상태지만, 이스라엘의 잦은 공습 등으로 휴전 발효 이후에만 최소 67명의 어린이가 숨진 것으로 유니세프는 집계했다. 이에 안전 보장과 이동 허가가 확보된 후에나 실질적 운영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시선뉴스=양원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