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제설제, 차량에는 어떤 영향을 남기나 [모터그램]
겨울철 강설 시 도로에 살포되는 제설제는 운전자의 안전 운행을 위한 필수 조치다. 그러나 눈을 녹이는 과정에서 남는 제설제 성분은 장기적으로 차량의 여러 부위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금속 부식과 하부 손상은 해마다 반복되는 문제로 지적된다.
■ 제설제의 주요 성분… “염화칼슘과 염화나트륨”
국내 도로에서 사용되는 대표적인 제설제는 염화칼슘(CaCl₂), **염화나트륨(NaCl)**이다. 두 물질 모두 얼음의 어는점을 낮추는 역할을 하며, 살포 직후 노면의 결빙을 빠르게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문제는 이 성분이 물과 만나면 전해질 환경을 만들어 금속 부식을 촉진한다는 점이다. 특히 염화칼슘은 수분을 흡수하는 성질이 강해 노면에 오래 남기 쉽고, 건조 후에도 미세 잔여물이 금속 표면에 반복적으로 접촉하면 산화 반응을 가속한다.
■ 차량 하부가 가장 취약… 부식 패턴도 뚜렷
전문가들은 제설제가 가장 먼저 영향을 미치는 구간을 서스펜션 부품, 브레이크 라인, 머플러(배기라인), 하체 프레임 등으로 꼽는다.
하부 프레임 부식_금속 구조물에 염화물이 남아 산화가 진행될 경우, 장기적으로는 강도가 저하되며 구조적 안전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브레이크 라인 부식_금속 배관이 손상될 경우 브레이크액 누출 위험이 발생할 수 있어 가장 주의해야 하는 부분이다.
서스펜션 및 조향 부품_부식이 진행되면 진동·소음 증가, 조향 반응 저하 등 운행 안정성에도 영향을 준다.
배기라인(머플러)_고온·저온 환경이 반복되는 부위로, 제설제 잔여물과 결로가 합쳐지면 부식 속도가 더 빨라지는 경향이 있다.
■ 왜 겨울 부식 속도가 더 빨라질까
겨울철 도로 환경에서는 ▲습도와 수분이 높아 금속 표면에 제설제 성분이 더 오래 잔존 ▲주행 중 차량 하부에 직접적인 비산(飛散)이 반복적으로 발생 ▲영하·영상 온도 차이가 반복되며 금속 응축수 형성 ▲고압세차 전까지 염분이 하부에 장시간 고착 등 부식을 가속하는 조건이 동시에 작용한다. 결국 한 번 노출되는 것으로 끝나는 문제가 아니라, 한 계절 동안 수십 차례 반복되는 누적 영향이 더 중요하게 작용한다.
■ 운전자들이 챙겨야 할 예방 조치
전문가들은 제설제 영향 자체를 완전히 막기는 어렵지만, 관리 여부에 따라 손상 속도는 크게 달라진다고 말한다.
하부 세차 주기 확보_제설제 살포 직후 눈길을 주행했다면 가능한 한 빨리 고압 하부세차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일반 세차만으로는 하체 깊은 부위까지 닿기 어렵다.
겨울철 정기 점검_서스펜션, 브레이크 라인, 하부 프레임 상태는 주행거리와 계절에 따라 점검이 필요하다. 특히 오래된 차량은 하부 부식이 겉으로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다.
언더코팅은 ‘필수’는 아니지만 도움될 수 있어_언더코팅은 금속 표면에 코팅층을 형성하는 방식으로, 염화물 접촉을 줄여 부식 속도를 늦출 수 있다. 다만 차량 연식, 하부 상태에 따라 효과가 달라 전문가 상담 후 결정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눈 녹은 도로 주행 후 당일 세차가 이상적_겉보기에는 눈이 없어도 노면에는 제설제와 수분이 섞인 잔여물이 남아 있는 경우가 많아, 눈이 온 다음날도 동일한 관리가 요구된다.
"안전 확보를 위한 필수 관리"
제설제는 겨울철 도로에서 빠질 수 없는 안전 장치다. 하지만 차량 하부에는 분명한 영향을 남기며, 부식과 고장은 대개 시간이 흐른 후 모습을 드러난다. 결국 겨울철 도로 관리와 차량 관리의 균형이 필요하며, 운전자는 계절 특성에 맞는 기본 점검만으로도 장기적인 차량 손상을 상당 부분 예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