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브르 또 뚫렸다…틱톡커들, ‘모나리자관’에 몰래 그림 전시 [글로벌이야기]

2025-11-17     양원민 기자

지구촌에서 일어나는 각종 사건들. 우리가 잠든 사이에도 지구 반대편에서는 다양한 일들이 발생한다. 알아두면 좋은 글로벌 이슈. 오늘은 또 어떤 사건들이 해외에서 벌어지고 있는지 핫한 지구촌 소식을 알아보자.

지난달 왕실 보석 절도 사건으로 곤욕을 치른 루브르 박물관이 이번에는 틱톡커들의 기상천외한 ‘전시 도전’으로 또다시 보안 부실 논란에 휩싸였다.

1. 틱톡커들, 자신들의 그림 전시

루브르에 자기들 그림 붙인 벨기에 틱톡커들[벨기에 인플루언서들 인스타그램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15일(현지시간) 일간 르피가로에 따르면 벨기에 출신 틱톡커 두 명은 지난 13일 SNS에 올린 글에서 루브르 박물관 내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 근처에 자신들의 작품을 걸었다고 밝혔다. 이들은 SNS에서 주로 위험하거나 엉뚱한 도전 영상을 올리는 인플루언서들로, 최근 발생한 보석 도난 사건 이후 루브르의 보안이 얼마나 강화됐는지를 직접 시험해보기 위해 이 같은 행동을 벌였다고 전했다.

이들이 공개한 영상에는 “레고로 조립할 수 있는 액자를 만들었다. 보안 검색대를 통과하려면 여러 조각으로 분리해야 하지만 내부에서 다시 조립하면 된다. 그림도 둘둘 말아 내부에 가져간다”는 설명이 담겨 있다. 두 사람은 실제로 입장부터 검색대 통과, 전시실 진입까지의 과정을 촬영했고, 경비원의 눈을 피해 조심스레 자신들의 초상화를 걸었다. 당초 ‘모나리자’ 바로 옆 벽면을 목표로 했지만 경비 인력이 많자 몇 미터 떨어진 구역에 레고 액자를 설치한 뒤 자리를 떠났다.

2. 취약한 보안

사다리차 타고 루브르 박물관 침입, 보석 털어간 4인조[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루브르 박물관은 최근 절도 사건 이후에도 잇단 허술한 관리 실태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특히 내부 보안시스템의 비밀번호가 ‘루브르’(Louvre)였던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줬다. 전문가들이 이미 10여 년 전부터 “보안시스템이 노후화됐다”고 경고해왔지만, 개선이 이뤄지지 않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더 놀라운 점은 방위산업체 탈레스(Thales)에 위탁한 또 다른 보안시스템의 비밀번호가 ‘탈레스’였다는 것이다.

3. 작품 구입에 치우친 예산

루브르 박물관[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프랑스 감사원이 2018년부터 2024년까지 루브르의 운영 내역을 조사한 결과, 박물관은 신작 구입과 전시 리모델링에 지나치게 많은 예산을 투입한 반면, 보안과 안전 분야에는 상대적으로 소홀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 결과 루브르는 해당 기간 동안 작품 구입에 1억500만 유로(약 1천500억 원), 전시 공간 리모델링에 6천350만 유로(약 920억 원)를 썼지만, 시설 유지·보수와 안전 강화를 위한 예산은 2천670만 유로(약 380억 원)에 불과했다. 또 2004년에 마련된 화재 대응 계획조차 아직 완결되지 않았고, 감시 카메라 설치율은 전시관 전체의 39% 수준에 머물러 있다.

시선뉴스=양원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