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평점] 뮤지컬 ‘마리 퀴리’...교과서 속 위인이 아닌 인간으로 다가온 ‘퀴리 부인’

2025-09-02     양원민 기자

노벨상을 두 차례 수상한 유일한 인물이자 방사능 연구의 선구자로 불리는 ‘마리 퀴리’. 대부분 교과서 속 위인으로만 기억되던 그녀가 무대 위에서 한 인간으로 다시 태어났다. 라듐 발견의 영광과 동시에 드리운 책임, 그리고 한 여성으로서의 삶을 다룬 뮤지컬 <마리 퀴리>를 알아 본다.

사진 제공/라이브(주)

■ 뮤지컬 ‘마리 퀴리’
기간 : 2025.07.25.~2025.10.19.
장소 : 광림아트센터 BBCH홀
배우 : 마리 퀴리(김소향, 옥주현, 박혜나, 김려원), 안느 코발스카(강혜인, 이봄소리, 전민지), 피에르 퀴리(테이, 차윤해), 루벤 뒤퐁(박시원, 강태을), 조쉬 바르다/이렌 퀴리(김아영, 금보미), 폴 베타니/병원장(박영빈, 신은호) 아멜리아/루이스(홍이솔, 홍산하), 마르친/샤갈(김지욱), 알리샤(윤수아), 레흐(김보근)

줄거리 및 배경 : 죽음을 앞둔 마리, 딸 이렌에게 세상에 남길 마지막 종이를 건네고, 이렌은 대체 무엇이 그토록 마리의 삶을 짓눌렀는지 알고 싶어한다.

1891년, 소르본 대학 입학을 위해 프랑스로 향하던 마리는 기차에서 안느를 만난다. 약소국 폴란드 출신의 이방인이자 여성으로서 서로의 삶에 깊이 공감한 두 사람은 금방 친구가 되어 서로 의지하며 고단한 파리 생활을 견뎌 나간다.

1898년, 새로운 원소 라듐을 발견한 마리는 남편 피에르와 함께 노벨상을 받는다. 안느 역시 마리의 소개로 라듐 시계 공장에 취직해 꿈꾸던 삶을 영위한다. 마리는 이에 그치지 않고 라듐의 의학적 활용 가능성에 주목, 라듐 요법 임상시험을 진행하며 불치병 환자를 살리기 위해 힘을 쏟는다.

한편, 라듐 시계 공장에서는 직공들의 이유 모를 죽음이 계속된다. 영민한 안느는 회사가 라듐의 유해성을 은폐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내고, 진실을 밝히기 위해 높은 탑 위로 올라가는데... 라듐의 빛과 그림자, 두 얼굴을 마주한 마리. 그녀의 선택은 과연 무엇일까?

사진 제공/라이브(주)

<이 공연의 좋은 점 : 알고 가면 좋은 점>
1. 가장 재미있는 위인전

‘마리 퀴리’는 방사능 연구의 선구자이자 노벨상 수상자로 대부분의 여성들이 과학 분야에 진출하지 못했던 시대에 커다란 업적을 남긴 과학자로 잘 알려져 있다. 또 노벨상을 받은 최초의 여성이자, 노벨상을 두 번 받은 최초의 인물로도 유명하다.

극에는 ‘라듐’이나 ‘폴로늄’과 같은 과학 용어가 등장한다. 그래서 작품이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되지만, 이해하기 쉽도록 풀어진 대사들과 소품들, 무대장치, 배경, 서사를 통해 ‘마리 퀴리’의 일대기를 잘 이해할 수 있다. 또 극의 전체적인 내용과 더불어 넘버 ‘라듐 파라다이스’ 등을 통해 마리의 발견이 얼마나 큰 업적인지를 관객들이 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했다. 실제로 작품은 ‘만 8세 이상 관람가’이며, 과학 수업에 들었을 법한 내용을 ‘뮤지컬’ 장르를 통해 배울 수도 있다는 점에서 신선하게 다가올 것이다.

사진 제공/라이브(주)

2. 입체적인 ‘마리 퀴리’
극에서 ‘마리 퀴리’는 새로운 원소 ‘라듐’을 발견하고 이를 다양한 곳에 활용하기 위해 여러 가설을 세우고 실험에도 몰두한다. 그러나 라듐의 유해성을 알게 되고 ‘안느’를 통해 이를 책임지고 성찰하며 나아가려는 그의 모습 속에서 과학자로서의 고고한 사명이 빛난다. 마리 퀴리의 사명이 잘 드러나는 지점은 극의 최후반부, 그가 딸에게 부탁한 유언에 잘 담겨있다.

극에 더욱 빠지게 되는 점은, 극이 마리 퀴리를 ‘과학자’로서의 모습만 보여주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과학자를 꿈꾸며 당차게 나아가는 모습, 자신을 존중하고 인정해주는 남편을 만나고, 오랫동안 의지하는 친구 ‘안느’와의 서사를 그리며 인간적인 면모에도 집중한다. 관객들은 이를 통해 그의 삶 전반의 깊은 고뇌와 욕망을 이해하고 인간 ‘마리 퀴리’에 더욱 가까워짐을 느낄 수 있다.

 사진 제공/라이브(주)

<결론>

별점
- 스토리 완성도
★★★★★★★★★☆
(실존 인물들이 가상의 무대에서 만나 펼치는 유익하고도 가슴 벅찬 이야기)

- 캐릭터 매력도
★★★★★★★★★☆

(사명감을 가진 냉철한 과학자, 유쾌한 아내이자 엄마, 우정을 중요시하는 친구)

- 몰입도
★★★★★★★★★☆

 사진 제공/라이브(주)

- 총평
★★★★★★★★★☆
(위인전이 모두 뮤지컬 ‘마리 퀴리’와 같다면)

시선뉴스=양원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