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레시피] 저는 38세에 죽을 예정입니다만 | 샬럿 버터필드
진짜 인생은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될까. 계획형 인간 파워 ‘J’라고 자부하면 살아왔지만 아이를 낳고 육아를 하며 세상에는 내 계획대로 되는 것이 거의 없다는 것을 몸소 깨닫는 시간이 늘어난다. 아마도 많은 ‘J’(특히 파워J) 엄마들이 공감하는 부분일지도 모른다. 내 마음대로 안 돼서 스트레스 받기도 하고 힘들기도 하지만, 가끔 의외의 그 순간에 찾아오는 행복과 기쁨이 인생을 흔들 축이 되기도 한다. 인생을 계획대로 사는 사람이라면. 혹은 완전 반대로 계획 없이 사는 사람이라면. 그 누구라도 꼭 한 번 읽어보면 좋을 책, 샬럿 버터필드의 『저는 38세에 죽을 예정입니다만』을 소개한다.
<책정보>
저는 38세에 죽을 예정입니다만
영미소설 // 2025.05.08. // 영국 // 출판-라곰
저자 – 샬럿 버터필드 (번역-공민희)
<책 소개> **교보문고 제공**
영국 유력 일간지 〈더 타임스〉가 극찬하고, 〈리더스 다이제스트〉 선정 2023 최고의 소설 《위싱 머신》의 저자 소피 쿠슨스가 강력 추천한 소설! 《저는 38세에 죽을 예정입니다만》은 코웃음이 나오면서도 진지하게 삶을 생각하게 하는, #원영적사고의 영국판 주인공 넬이 펼치는 기쁨과 슬픔의 감동 드라마다.
열아홉 살이던 넬은 점쟁이에게 38세에 죽을 거라는 예언을 듣는다. 황당한 말이라 생각했지만 친구가 점쟁이가 예언한 날에 죽음을 맞으면서 넬의 삶은 요동친다. 넬은 점쟁이의 말을 믿고 19년간 죽음을 준비하며 살아간다. 안정보다는 새로움을, 지루함보다는 재미를, 불편함보다는 회피를 선택하며 살아온 넬. 마침내 죽음을 일주일 앞둔 넬은 주변을 정리하기 시작한다. 휴대폰과 통장을 해지하고, SNS에서 탈퇴하고, 초호화 호텔을 예약하고, 다섯 사람에게 단 한 번도 하지 못했던 진솔한 이야기를 담은 편지를 보낸다.
자신의 죽음을 알고 살아온 넬의 삶은 과연 얼마나 달랐을까? 어제까지만 해도 오늘이 없을 거라 생각했던 이가 오늘을 맞이했을 때 삶은 어떤 의미로 다가올까? 기발한 설정과 개성 넘치는 등장인물, 재치와 감동이 있는 대사까지 책 한 권이 주는 기쁨을 만끽할 수 있는 소설이다.
<하고 싶은 이야기>
- 디데이를 향한 우리의 삶
죽음은 누구나 한 번 쯤 생각하는 주제다. 어쩌면 지금의 인생과 삶을 무겁게 만들 수 있는 단어이기도 하지만 ‘가치’있게 살아갈 수 있게 하는 동기이기도 하다. 하지만 책은 표지 디자인부터 죽음을 무겁지 않게 보여준다. 누구에게나 찾아올 죽음의 디데이를 알고 있는 자가 삶을 대하는 태도. 혹은 알았음에도 불구하고 그 디데이가 틀렸을 때의 현실을 대리 상상하게 만들어 준다. 누구나 디데이는 정해져 있다. 하지만 그것이 언제일지 모르기에 그것은 깨끗한 달력 같은 미래다. 내가 밟아가야 할 달력의 숫자들이 조금은 더 의미 있게 지날 수 있다면 얼마나 더 좋을까. 설사 그것이 처음가보고 해보지 못 했던 새로운 길이라도 말이다. (책에 나오는 표현을 인용함)
- 떠나는 것이 과연 용기일까
“떠나는 것이 머무는 것보다 훨씬 쉬워. 넌 배낭을 메고 미지의 세계로 가는 네가 더 용감하다고 생각할지 몰라도 그 자리에서 도망치지 않고 모든 걸 해결하려면 다른 유형의 강인함이 필요해.”
가방 하나만 들고 세계 일주를 하는 일. 어디든 새로운 곳을 두려워하지 않고 탐방하고 찾아가는 일. 누군가는 그것을 용기라 부르고 대단하다고 엄지 손가락을 들어준다. 물론 대단하다. 보통의 자신감과 의지가 없으면 못하는 행동이기 때문. 하지만 책 속 폴리의 말처럼 떠나지 않고 그 자리에 머무는 사람은 어쩌면 더 큰 용기와 강인함이 필요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해결하기 위해 흔들리지 않는 마음과 정신. 그것들을 묵묵히 지금껏 해온 사람이라면, 오늘 스스로를 토닥여보는 것은 어떨까.
▶ 필자가 기록하고 싶은 추천 문장들
“벼룩시장과 중고품 가게에서 하나씩 사들인 짝이 안 맞는 그릇들로 시선을 옮겼다. 돈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각자의 다양성과 사연에 끌렸을 뿐이다.”
“처음 보는 사람한테도 늘 인사를 건네겠다고 약속해.”
“넬은 해가 뜰 때 무슨일이 닥칠지, 자신이 얼마나 많은 새벽을 보게 될지 장담할 수 없음을 알았다. 하지만 자신의 새집에 앉아서 저녁노을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누가 그런걸 세고 있담?” -저자 샬럿 버터필드 (번역-공민희)-
시선뉴스=박진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