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레시피] 서로다른 두 사람의 사랑 이야기 ‘미술관 옆 동물원’ 

2025-07-28     박진아 기자

시선뉴스=박진아 기자ㅣ가족과 함께 할 때, 혼자서 울고 싶을 때, 사랑하는 연인과 로맨스를 한껏 더 즐기고 싶을 때, 당신은 어떤 영화를 선택하나요? 많은 영화들 속에서 결정을 내리기 어려운 당신에게 무비레시피가 영화를 추천, 요리합니다.   

이 영화로 서울대공원을 꼭 방문한다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미술관 옆 동물원’이다. 실제로 미술관 옆 동물원이 있는 곳이기도 하고, 서로 다른 것 같은 두 장르를 동시에 만끽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 이름을 제목으로 건 영화 ‘미술관 옆 동물원’은 실제 다른 남녀가 만나서 서서히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90년대 풋풋한 감정의 시절 영화 <미술관 옆 동물원>을 살펴본다. 

<영화정보>       
미술관 옆 동물원(Art Museum By The Zoo, 1998)
멜로/로맨스 // 1998.12.19. // 대한민국 
감독 – 이정향
출연 – 심은하, 안성기, 이성재 

<서로 다른 두 사람의 스며드는 사랑>
결혼 비디오 촬영기사 춘희(심은하 분). 결혼식 촬영 때마다 마주치는 보좌관 인공(안성기 분)을 남몰래 사랑하는 스물 여섯의 여자이다. 

그녀의 방에 갑자기 들이닥친 남자 철수(이성재 분). 마지막 휴가를 함께 보내려고 애인인 다혜(송선미 분)의 방을 찾았지만 그녀는 이미 그 방을 떠나고 없다. 철수는 다혜를 만나기 위해 그 방에 눌러 앉고, 춘희는 혼자만의 공간에 침범한 철수가 싫다. 

철수는 다혜를 만나지만 그녀는 다른 사람과의 결혼을 앞두고 있다. 춘희는 그런 그가 안쓰럽다.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아프다는 것을 그녀는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철수는 그녀가 사랑을 모른다고 생각한다. 그가 생각하는 사랑은 체온을 나누는 현실이기 때문이다. 

춘희가 매일 밤 무엇인가를 끄적이고 있는 것을 본 철수는 춘희의 글을 훔쳐 읽는다. 그녀가 누군가를 혼자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챈 철수는 그녀의 사랑방식이 탐탁지 않다. 그녀의 사랑은 기다림만 있을 뿐, 어떤 진전도 없다. 철수는 그녀의 글 속으로 들어가 그녀의 사랑을 바꾸려 한다. 

춘희는 인공을, 철수는 다혜를 그리며 함께 "미술관 옆 동물원"이라는 제목의 시나리오를 써 나간다. 그 속에서 철수가 그리는 다혜는 점점 춘희를 변화시키고, 춘희가 그리는 인공은 철수를 변화시킨다.

<하고 싶은 이야기>   
- 심은하 

90년대 여배우 중 다시 보고 싶은 여배우 중 한 명으로 늘 꼽히는 사람 심은하. 그녀가 남긴 대한민국의 영화들은 아직도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되고 또 그리움을 주고 있다. 대한민국 레전드 멜로 영화로 꼽히는 ‘8월의 크리스마스’를 비롯해 ‘미술관 옆 동물원’은 배우 심은하의 사랑스럽고 귀여운 모습을 여과없이 보고 또 볼 수 있다. 살짝 웃을 때 양 볼에 살짝 들어가는 보조개는 심은하를 그립게 하는 요소일지도 모른다. 

- 시대변화에 느껴지는 불편함  
영화가 개봉한지 20년이 훌쩍 지났다면 믿을 수 있겠는가. (곧 30년이 다 되어가는) 그리고 그동안 우리사회가 제법 많이 변했음을 알게 된다. 시대와 사회의식이 꽤 많이 변한 현재 시점에서 볼때 영화는 불편한 장면이나 설정들이 많다. 특히 초반부 말년휴가를 나온 군인 철수가 낯선 여성 춘희에게 보여주는 거칠고 폭력적인 모습과, 막무가내로 집에서 나가지 않는 모습 등이 그러하다. 아마도 요즘 세상이라면 경찰이 먼저 등장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지도 모른다. 하지만 당시의 상황과 시대상을 감안하며 ‘영화는 영화로’ 본다면 제법 사랑스럽고 유쾌하게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화려한 영상들이 즐비하고 짧은 콘텐츠가 만연한 세상에서, 풋풋하고 사랑스러우며 담백한 영화를 다시 찾는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 되어버렸다. 현재는 스크린으로 볼 수 없는 배우 심은하가 나오는 영화라 더 애틋하고 그리워진다. 섬세한 감정선과 따뜻한 감성이 돋보였던 영화 〈미술관 옆 동물원〉은 여전히 많은 이들의 ‘인생 영화’로 기억된다.

영화 <미술관 옆 동물원> 볼 수 있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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