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뉴스] 화재로 피해 본 지구촌 문화유산...노트르담 대성당·브라질 국립 박물관
시선뉴스=양원민 기자 / 디자인=김선희 proㅣ지난 3월, 경북 의성에서 시작된 산불은 안동·청송·영양·영덕 지역으로 급격히 확산 되었고. 침엽수가 많은 영양·청송의 피해는 컸다. 역사상 최악의 산불로 기록된 이 산불로 의성 고운사를 비롯한 많은 문화유산이 불에 타 피해를 보거나 전소했다. 산불 피해는 비단 우리나라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불에 탄 해외의 문화유산과 그 복원 과정을 조명한다.
노트르담 대성당
빅토르 위고의 소설 ‘노트르담의 꼽추’ 배경으로도 잘 알려진 곳이자, 프랑스 파리의 상징 중 하나인 노트르담 대성당에는 지난 2019년 4월 15일 큰 화재가 발생했다. 불은 가장 높은 첨탑(96m)과 첨탑을 받치고 있는 목조 지붕을 무너뜨리고 약 10시간 만에 꺼졌다.
당시 화재의 원인으로는 ‘전기회로 과부하’가 꼽혔지만, 성당 개보수를 위해 비계를 설치한 ‘유럽 에샤포다주’ 회사는 이에 따른 발화 가능성을 일축했고, 결국 원인 미상으로 남겨졌다.
성당은 이후 5년간 복구 작업을 거쳐 지난해 12월 7일 재개관했다. 당시 노트르담 대성당 재개관을 맞아 열린 기념식에는 교구 주요 인사들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등 국내외 인사가 참석했다.
브라질 국립 박물관
브라질이 국보급으로 취급하는 최고(古)의 브라질 국립 박물관은 지난 2018년 발생한 화재로 아메리카 대륙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인류학·자연사 소장품을 잃었다. 당시 박물관을 휘감은 불은 삽시간에 건물 전체로 번졌고, 어두운 하늘을 배경으로 붉은 화염이 솟구치는 모습은 현지 TV 방송으로 중계됐다.
이 박물관에는 각종 유물 2천만 점과 동물 수집물 표본 650만 점, 식물 50만 종이 있었는데, 이 가운데 90% 정도가 소실된 것으로 확인됐다.
박물관은 재개관을 목표로 복원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전 세계적인 지원과 기부를 통해 복구가 진행되고 있으며, 박물관 측은 2026년까지 1만여점의 유물을 수집한 뒤 재개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윈저성
900년 역사가 넘는 영국 왕실의 요새이자 영국 군주의 공식 주거지 중 한 곳인 윈저성. 이곳에선 1992년 11월 20일 대영제국 시대의 영국 왕이었던 빅토리아 여왕의 예배당에 있던 조명에서 발생한 불꽃이 커튼에 옮겨붙으며 화재가 발생했다.
이 화재로 대접견실과 성조지홀, 응접실, 예배실 등 9개의 주요 생활공간을 비롯한 성 내 115개의 방이 전소됐다. 수많은 서고를 보유한 황실 도서관은 무사했다. 영국 왕실과 정부는 화재 직후 3700만 파운드(약 546억 원)를 들여 복원 사업을 벌였고 5년만인 1997년 다시 문을 열었다.
라 페니체 오페라 극장
‘리골레토’, ‘라 트라비아타’ 등 베르디의 오페라 다섯 편이 초연된 역사적인 극장이자 베네치아의 문화적 자존심을 상징하는 공간인 라 페니체 오페라 극장. 1792년 설립된 이 극장은 1996년 1월 29일 밤에 발생한 방화 사건으로 인해 완전히 소실됐다. 당시 화재는 공연 설비를 제때 설치하지 않아 위약금을 물게 된 전기설비업체 관계자가 극장에 불을 질러 발생했다.
이후 2003년 화재로 소실된 지 7년 11개월 만에 다시 문을 열었다. ‘페니체’란 이탈리아어로 ‘불사조’라는 뜻을 갖고 있는데, 그 이름답게 원형을 그대로 복원하여 재건됐고, 재개관날 열린 기념 공연에서는 페니체 오케스트라가 베토벤의 ‘헌당식’ 서곡을 연주해 극장의 부활을 축하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이번 산불로 인해 나무들이 다 타버려 비가 조금만 와도 토사가 쓸려 내려올지 우려하고 있다. 2~3달 뒤 장마철과 겹치면 재난이 산불로만 끝나지 않을 수 있기에, 문화유산 복원, 이재민 일상 복귀와 더불어 산림 복원에도 모두가 힘써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