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뉴스] “우리 아이 잘 크고 있는 걸까?” 자녀의 ‘키’에 오해와 진실

2025-04-15     양원민 기자

시선뉴스=양원민 기자ㅣ이른바 ‘키 크는 주사’로 알려진 성장호르몬 치료제 처방이 급증하면서 부작용 우려도 커지고 있다. 아이의 키는 부모의 주요 관심사 중 하나로, 세대가 지날수록 평균 키가 커지는 것이 그 이유 중 하나다. 이에 많은 부모들이 자녀의 성장 속도에 대해 궁금증을 가진다. 1년에 얼마나 크면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것일까? 

내 아이가 저신장?
의학적으로 저신장은 또래 100명 중 키가 작은 앞의 두 명을 일컫는다. 하지만 저신장이라고 해서 모두 치료가 필요하지는 않다. 사춘기가 늦게 와 성장 속도가 조금 느리거나 부모 키가 작은 게 원인인 저신장은 질병이 아니기 때문이다. 

저신장은 자녀에 관심을 갖고 관찰하면 충분히 알 수 있다. 아이가 1년에 키가 4㎝ 이상 크지 않았다거나 같은 사이즈의 옷을 2년 이상 입고 있는 경우, 출생체중이 2.5㎏ 미만이면서 키가 작은 경우는 저신장을 의심해야 한다. 

그렇기에 부모들은 자녀가 1년에 5~6㎝씩 자라는 4세부터 관심을 갖고 성장 속도를 기록해야 한다. 4세 이전에는 영양이 가장 중요하므로 2~3세 아이에게까지 X선을 찍으면서 성장을 평가할 필요는 없다.

치료가 필요한 저신장
다만, 터너증후군 같은 염색체 이상과 자궁 내 성장 지연, 천식·당뇨 같은 만성질환, 성장호르몬·영양 결핍 등이 원인인 저신장은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할 대상이다. 

또 사춘기가 일찍 시작해 갑자기 키가 크는 성조숙증도 저신장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충분히 자라기도 전에 성장판이 빨리 닫혀 버려서다. 사춘기가 일찍 시작되면서 성장 속도가 빨라진 것을 보고 잘 크는 것으로 오해하기도 하는데, 여아는 8세 이하, 남아는 9세 이하에서 1년에 7~8㎝씩 크는 경우 이 증상을 의심해야 한다. 

평균적인 성장 속도
아이들이 1년에 얼마큼씩 자라야 ‘정상’일까. 만 4세부터 사춘기가 오기 전까지의 아이들은 1년에 5~6cm 크는 것이 정상이다. 이 나이대의 내 아이가 100명 중 3번째로 작을지라도 저성장 축에 들지 않고 5~6cm씩 크고 있다면 정상적으로 성장 중인 것이다. 또 키는 늘 일정하게 크지 않기 때문에 최소 6개월에서 1년 정도의 성장 속도를 보고 정상 범주 내에서 자라고 있는지 진단해야 한다.

사춘기가 시작되면 매년 약 6~8cm 이상 성장하는 것이 정상이다. 간혹 사춘기가 빨리 와 일찍부터 큰다고 좋아하는 부모들이 있지만, 사춘기가 빨리 오는 만큼 성장판이 일찍 닫힌다는 점도 기억해 두길 바란다. 

올바른 키 재기
아이들의 성장 평가를 위해선 올바르게 키를 잴 수도 있어야 한다. 정확하게 키를 재기 위해선 발뒤꿈치, 무릎 뒤쪽, 엉덩이, 등의 흉추 부위, 뒤통수가 벽에 딱 붙게 서야 하며, 턱을 약간 당겨 눈과 귀의 위치가 일직선이 되도록 해야 하고, 허리를 최대한 펴기 위해 배를 집어넣은 상태에서 재도록 해야 한다. 또 세 번의 키를 측정했을 때 오차범위가 적은 것이 아이의 진짜 키다. 

아울러 아이들은 오후 대비 오전의 키가 1~2cm가량 더 크게 나오는데, 일반적으로 자고 일어난 뒤 허리가 펴진 상태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같은 시간에, 같은 장소에서, 같은 사람이 재는 것이 가장 정확한 키를 측정하는 방법이다.

키는 얼마나 유전인가요?
최근의 문헌에 따르면 키는 유전이 70~80%를 차지한다. 다만, 부모의 키를 무조건 닮는 것은 아니며 3대의 구성원 모두를 둘러봐야 그 평균치나 기대치를 알아볼 수 있다. 간혹 키는 ‘모계유전’이라는 말이 돌곤 하는데, 이는 틀린 말이다. 

나머지 20~30%인 환경적 요인은 충분한 운동을 하는지, 적절한 영양 섭취와 수면 시간을 가지는지 등이 중요하게 작용한다. 또 성장호르몬은 잠들고 1~2시간 뒤 평소의 40~50배가 분비되는데, 보통 밤 10시부터 새벽 2시 사이에 가장 많이 분비되기에 9시부터는 아이가 잠자리에 들도록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겠다.

검사는 언제 받아야하나?
아이에게 정성과 사랑을 쏟는 건 부모의 몫이지만, 전문가가 아니기에 아이의 성장을 객관적으로 확인하기 위해선 병원 진료가 권장된다. 아이의 저성장이 의심되는 등의 문제가 없다면 일반적으로 사춘기가 오기 전인 초등학교 저학년 때 받는 것이 좋다.

총체적으로 정리하자면, 자녀의 올바른 성장과 성조숙증을 예방하기 위해 육식 위주의 서구식 식단, 인스턴트, 패스트푸드는 피하는 것이 좋다. 대신 균형 잡힌 영양소를 고루 섭취할 수 있도록 식단을 구성해 규칙적으로 식사하는 습관을 들여야 하며 유산소운동을 통한 적절한 체중 관리는 물론 수면 습관을 바로 잡아주는 것이 중요하다. 

아울러 너무 천천히 조금씩 크거나 빠르게 많이씩 크는 것 모두 좋지 않을 수 있으니, 키 성장 면에 있어 특이 사항이나 걱정되는 점이 있다면 병원을 방문해 전문적인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