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피플] ‘오징어 게임2’로 복귀한 ‘돌아온 탕아’...빅뱅 출신 탑 ‘최승현’
시선뉴스=양원민 기자ㅣ한국의 다양하고 재밌는 놀이와 서바이벌 장르를 엮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오징어 게임’. 전 세계에 열풍을 불러왔던 오징어 게임은 넷플릭스 역사상 가장 많은 시청 시간을 기록했을 뿐만 아니라 작품을 연출한 황동혁 감독에게 에미상이라는 영광까지 안겼다. 지난 26일 사람들의 기대 속 뒤늦은 크리스마스 선물로 공개된 ‘오징어 게임2’에는 새로운 인물들이 대거 합류한 가운데, 여러 이슈몰이를 했던 그룹 빅뱅의 탑(본명 최승현)이 등장해 화제가 되고 있다.
최승현은 2006년 YG엔터테인먼트 아이돌 그룹 ‘빅뱅’의 래퍼로 데뷔했다. 그는 데뷔 초부터 중저음의 음색과 발성, 발음 등으로 호평받았고, 각자의 매력과 탄탄한 실력을 겸비한 멤버들이 뭉친 빅뱅은 2000년대 후반과 2010년대 전체를 호령하는 대표 아이돌 그룹으로 떠올랐다. 빅뱅은 ‘거짓말’, ‘하루하루’, ‘마지막 인사’, ‘WE LIKE 2 PARTY’, ‘뱅뱅뱅(BANG BANG BANG)’, ‘꽃 길’ 등 수많은 명곡을 냈고, 멤버 지드래곤(본명 권지용)과 탑의 유닛 ‘GD&TOP’, 지드래곤과 태양(본명 동영배)의 유닛 ‘GD X TAEYANG’ 및 개인 활동들마저 초대박을 쳤다.
최승현은 짙은 선의 얼굴과 수려한 외모로 일찌감치 배우로서도 활동했다. 그는 2007년 KBS 드라마 ‘아이 엠 샘’에서 채무신 역을 맡으며 첫 연기에 도전했고, 이후 2009년 최고 시청률 35%에 달했던 KBS 드라마 ‘아이리스’에서 빅 역을 맡으며 배우로서의 입지도 다져나가기 시작했다. 여기에 2010년 6·25전쟁 속 학도병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포화 속으로’에서 학도병 대장을, 비공식 천만 영화 ‘타짜’의 후속작 ‘타짜: 신의 손’(2014)에서 주인공 함대길 역을 맡으며 스크린에도 안착했다.
그렇게 가수 활동에서 정점을 찍고, 배우 활동에도 박차를 가하던 최승현은 2016년 대마초를 4차례 흡연한 혐의로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그는 당시 군 복무 중이었는데, 이로 인해 의경 재복무 심사 결과에서 부적합 판정을 받아 퇴출당했으며, 이후 사회복무요원으로 대체 복무해 2019년 소집해제 됐다.
이러한 충격적 사건 후로도 그나마 남아있는 팬들의 마음마저 돌아서게 하는 일이 발생했다. 소집해제 이후 돌연 연예계 은퇴 선언을 한 것이다. 당시 한 네티즌이 그의 SNS에 “복귀도 하지마라”라고 일침을 가했는데, 최승현이 “네! 하느님! 저도 할 생각 없습니다. 동물 사진이나 보세요.”라고 응수했다. 또 2020년에는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던 중 “한국에서 컴백 안할 거에요. 컴백 자체를 안 하고 싶어요”라고 속내를 밝혔다. 더불어 언론을 향해서도 “제발 아무런 생각 없는 사람한테 기사 좀 내지 마세요”라고 말하기도 했다.
결국 최승현은 2022년 빅뱅 멤버 네 명이 함께 낸 곡 ‘봄여름가을겨울(Still Life)’을 마지막으로 팀을 탈퇴했고, 연예계와 멀어졌다. 이와 함께 자신의 프로필에서 빅뱅 활동 이력을 지우는 등 흔적 지우기에도 나서 ‘완전체’를 사랑했던 팬들에게 큰 실망감을 안겨줬다.
그러던 중 지난해 6월 ‘오징어 게임2’ 출연 소식을 전하며 연예계 복귀에 시동을 걸었다. 작품 하나로 IP가 구축될 정도로 파급력이 컸던 ‘오징어 게임’의 후속편에서 최승현은 주요 캐릭터 중 한 명인 힙합 서바이벌 준우승자 출신 래퍼 타노스 역을 맡게 됐다. 이는 흥행 보증 작품을 통한 9년 만의 연기 활동 재개 소식이었지만, 부정적인 이미지가 축적된 그의 캐스팅을 달가워하는 이는 적었다.
부정적 여론을 의식했는지 최승현은 지난 26일 개봉한 ‘오징어 게임2’ 홍보 일정에서 철저히 배제됐다. 포스터 등에서는 그를 찾아볼 수 없었고, 인터뷰 일정에서도 그를 볼 수 없었다. 대신 개인 인스타그램을 통해 ‘D-1’이라는 글과 함께 드라마에 등장하는 ‘영희’ 피규어, 술, 오징어 게임 초대장 등을 공개했다.
가진 재능과 끼로 많은 사랑을 받으며 활동해 온 최승현. 여러 차례 팬들에게 큰 실망감을 안기고 은퇴까지 했다가, 갑작스레 대작을 통해 복귀한 그를 팬들이 품어줄지는 지켜봐야겠다. 다만 팬들은 그에게 주었던 기대와 사랑만큼 실망감과 배신감도 크게 느꼈기에 환대는 없을 듯하다. 또 그가 이전의 과오를 딛고 앞으로 연예계 생활을 계속 해나가려 할지, 다시금 팬들의 마음을 얻으려 노력할지 귀추가 모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