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컷뉴스] 천공·건진법사 등 윤석열 대통령 부부 주변에 등장한 사람들

2024-12-31     정혜인 기자

시선뉴스=정혜인 기자ㅣ2024년의 마지막 날. 여전히 대한민국은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이 대한민국 전역에 비상계엄을 선포한 후폭풍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당시 상황과 측근의 준비 정황들이 드러나고 있다. 이들이 계엄에 어떻게 관여했는지 ‘내란죄 수사’가 진행 중이며, 윤 대통령 탄핵 심판도 본격화했다. 윤 대통령을 비롯해 여권 인사들과도 관계가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 인물들도 여럿 있다.

첫 번째, 역술인 ‘천공’

[사진/연합뉴스. 대통령실]

역술인 천공은 최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윤 대통령 앞날을 낙관하는 내용의 영상을 올렸다. 그는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가결과 관련해 “윤 대통령이 굉장히 힘들지만, 공부하는 기간이다. 3개월을 내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세상이 힘을 보태줄 것”이라며 “동지(冬至)를 기해서 살살 정리되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3년 전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경선 토론에서 윤 대통령에게 “(천공은) 본인이 스스로 윤석열 후보의 멘토, 지도자 수업을 시키고 있다 자칭하는 분인데 모르시는가 보다”라고 말했다. 이에 윤 대통령은 “아뇨, 제가 알긴 하는데 멘토니 하는 얘기는 과장된 이야기다”라고 답했다. 윤 대통령에게 ‘무속 논란’이 제기될 때마다 ‘천공’은 빠지지 않고 언급됐고, 현 정부에서 비선 실세 역할을 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 바 있다.

두 번째, ‘명태균 게이트’

[사진/연합뉴스]

2022년 6·1 국회의원 보궐·지방선거 공천과 관련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 된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 관련 보도도 매일 쏟아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10월 31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명씨가 2022년 5월 9일 윤 대통령과 통화한 녹음 파일을 공개했다. 이 파일에서 윤 대통령은 명씨에게 “내가 김영선이 경선 때부터 열심히 뛰었으니까 김영선이를 좀 해줘라 그랬는데, 말이 많네 당에서”라고 말했고, 명씨는 “진짜 평생 은혜 잊지 않겠습니다. 고맙습니다”라고 답했다.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은 명씨의 이른바 ‘황금폰’에서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이 두 대화 사이의 추가 대화 내용을 확보한 것으로 최근 전해졌다. 검찰은 명씨가 지난 대선 과정에서 당시 윤석열 후보에게 ‘불법 여론조사’를 해준 대가로 명씨의 부탁에 따라 김 전 의원이 공천받았다는 의혹도 조사 중이다. 또한 윤 대통령 부부와 명씨 간 대화 내용 등을 토대로 공천 개입 의혹 등 수사를 이어갈 계획이다.

세 번째, ‘건진법사’와 ‘노상원’

노상원 안산 점집 [사진/연합뉴스]

2022년 대선 때 윤석열 후보 선거캠프에서 활동한 인물로 대통령 부부와 친분을 과시하며 이권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전성배 씨도 있다. 전 씨가 윤 대통령 대선 후보 시절 손바닥에 ‘왕’(王) 자를 제안했다는 의혹도 나왔다. 그는 무속인 건진법사로 알려져 있고, 2018년 지방선거 당시 공천을 미끼로 거액을 수수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전씨는 ‘기도비’ 명목이었고, 해당 후보자가 낙천한 뒤 돈을 돌려줬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12·3 비상계엄’ 사태를 기획했다는 혐의를 받는 노상원 전 국군 정보사령관은 무속인으로 점집을 운영한 이력이 있다. 그리고 노 전 의원은 계엄 전 수십 차례 한 무속인을 찾아 김용현(육사 38기) 전 국방부 장관과 계엄과 관련한 군 관계자들의 사주와 점을 본 것으로 확인됐다. 수사 중 압수된 노 전 사령관의 60∼70페이지 분량의 자필 수첩에는 ‘국회 봉쇄’, ‘사살’, ‘NLL(북방한계선)’에서 북의 공격을 유도 등의 문구가 적혀 있기도 했다.

노 전 의원이 운영한 점집 주변 일부 주민은 그를 ‘보살님’으로 기억하며, 손님들이 점집 앞에서 기다리는 모습도 여러 번 목격했다고 전했다. 이곳에는 최근까지 ‘아기보살’이라고 적힌 명패가 외벽에 붙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 주변에서 이러한 역술인, 브로커, 무속인 등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면서 여권도 함께 타격받고 있다. 위헌·위법한 비상계엄에 대한 철저한 수사로 가려진 진실들이 속속들이 밝혀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