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을사년’, 푸른 뱀의 기운으로 ‘더’ 나아지기를 [지식용어]

2025-01-01     심재민 기자

시선뉴스=심재민 기자 / 디자인=김선희 pro | 정말 다사다난했던 2024년 갑진년(甲辰年) 한 해가 저물고 있다. 우선 연초 희망의 새싹이 채 돋아나기도 전 우리는 의대 증원을 둘러싼 의정 갈등으로 불안에 떨어야 했다. 그리고 여름, 2024 파리 올림픽 덕분에 울고 웃었고 가을에는 소설가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이 대한민국을 들썩이게 했다. 이어 겨울에는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 장면과 동시에 45년 만의 차디찬 비상계엄을 목격해야 했고, 그 충격과 여파는 여전히 대한민국을 뒤흔들고 있다.

이어진 탄핵 정국 속 연말연시 분위기가 예년에 비해 가라앉은 상황으로, 2025년 ‘을사년(乙巳年)’에 새로운 희망이 솟아나기를 바라는 모두의 염원과 기대가 간절하기만 하다. 

2025년 을사년(乙巳年)은 '푸른 뱀의 해’로, 육십간지의 42번째로 청색의 ‘을(乙)’과 뱀을 의미하는 ‘사(巳)’를 상징하며 ‘청사(靑蛇)의 해’라고도 부른다. 지혜와 변화를 상징하는 ‘푸른 뱀’의 기운이 가득 담긴 해로, 2024년의 어지러움은 해소되고 발전과 도약의 해가 되기를, 우리네 삶이 더 나아지기를 바라는 염원이 이어지고 있다. 

이처럼 2025년 을사년은 2024년의 ‘을씨년스러웠던’ 분위기가 반전되길 바라는 간절함과 기대감이 가득한 해이다. 실제로 역사적으로 을사년에 발생한 여러 안 좋은 일로 인해 ‘을씨년스럽다’는 표현이 나왔기에, 이를 교훈 삼아 더 나빠지지 않고 분위기를 반등시키기 위한 모두의 노력과 참여가 필요하다.   

'쓸쓸하고 스산한 분위기'를 뜻하는 '을씨년스럽다'란 표현은 소설가 이해조가 쓴 <빈상설(1908)>에서 ‘을사년시럽다’에서 본격 사용되었으며, 1905년 을사년에 일어난 침울했던 ‘을사늑약’에 의해 비롯된 것이라고 알려져 있다. 참고로, 을사늑약은 1905년 일본이 대한제국을 강압하여 체결한 조약으로, 이 조약으로 대한제국은 명목상으로는 일본의 보호국이나 사실상 일본의 식민지가 되었다. 

다만, 이 이전에도 ‘을사년시럽다’는 뉘앙스의 말들이 사용되었다는 견해도 많다. 대표적으로 조선왕조실록을 보면 1783년과 1784년에 걸쳐 큰 흉년이 들었고, 이로 인해 그다음 해인 1785년(을사년) 큰 어려움에 직면, 구휼 사업 등을 통해 극복하려 했다. 이때 ‘을사년시럽다’는 표현이 만들어져 사용되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추측이 있다. 한편, 조선 말기에서 일제강점기 때 파생된 단어이다 보니 북한에서도 같은 표현이 쓰이는데, ‘기분 나쁘거나 소름 끼치는 기분’을 표현할 때 사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극복의 해’로도 볼 수 있는 ‘을사년’. 2024년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기에 2025년 역시 어려움은 이어지겠지만, ‘푸른 뱀의 기운’으로 이것을 오히려 발판 삼아 더 나아지기를 바라는 염원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2025년 을사년(乙巳年) 새해 첫날 떠오르는 해를 보며 소망을 빌기 위해 일출 여행을 계획하는 사람들도 많다.

참고로 첫해는 독도에서 오전 7시 26분에 가장 먼저 볼 수 있으며, 주요 도시의 일출 시각은 부산·울산 오전 7시32분, 대구 오전 7시36분, 광주 오전 7시41분, 대전 오전 7시42분, 세종 오전 7시43분, 서울 오전 7시47분, 인천 오전 7시48분 등이다.

한편, 탄핵 정국 속 연말연시 분위기가 예년에 비해 가라앉자, 정부는 송년회 등 각종 모임과 행사를 독려하고 나섰다. 또한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은 해넘이·해돋이 행사를 정상 개최하며, 을사년(乙巳年) 새해맞이에 분주하다.

을사년 새해, 지혜와 변화를 상징하는 푸른 뱀의 기운으로, 누구나 어려움을 극복하고 뜻하는 모든 일을 성취하는 진취적인 한 해가 되길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