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뉴스] 원주민 언어에서 유래한 다양한 음식 명칭들
시선뉴스=정혜인 기자ㅣ지난 시간에는 스컹크나 이구아나를 비롯해 원주민이 사용하던 말에서 유래한 동물의 이름들을 알아보았다. 다양한 음식 명칭들도 원주민의 언어에서 유래한 것들이 많은데, 어떤 것들이 있는지 살펴보겠다.
과일 중 단백질과 지방 함량이 높은 편인 아보카도(avocado)는 멕시코가 원산지인 과일로, ‘고환’을 의미하는 원주민 아즈텍 언어의 ‘ahuacati’에서 유래했다. 나무에 쌍으로 매달려 있는 모습이 비슷하다고 여겨져 이러한 이름을 갖게 됐다.
아보카도로 만드는 요리로 유명한 과카몰레(guacamole)도 멕시코 원주민 언어에서 왔다. 멕시코에서는 ‘aguacate’가 아보카도를 뜻하는데, 과카몰레의 ‘몰레’는 원주민 어로 ‘소스’를 가리킨다. 과카몰레는 아보카도 과육에 양파, 토마토, 라임즙 등으로 버무려 만드는 요리다.
홍시나 연시, 곶감으로 만들어 먹기도 하는 감은 영어로 ‘persimmon’이다. 이는 미국과 캐나다 국경의 원주민이 사용한 알곤키안어(Algonquian)로 ‘말린 과일’을 뜻하는 ‘putchamin’에서 비롯됐다. 감은 한국에서는 쉽게 볼 수 있는 과일인데, 온도에 예민해 의외로 재배 난이도가 높다고 한다.
호두의 일종인 피칸(pecan)도 알곤키안어에서 유래했다. 알곤키안어로 피칸은 ‘돌로 깨는 견과류’를 의미한다. 피칸의 맛과 모양은 호두와 굉장히 비슷한데, 호두보다 더 단맛과 얇고 길쭉한 모양이 특징이다. 알맹이를 감싼 껍데기도 호두보다 얇다.
디저트 재료로 널리 활용되는 초콜릿(chocolate)은 중미 원주민 언어 나와틀어(Nahuatl)로 ‘쓴 물’(bitter drink)을 말하는 ‘xocolatl’에서 유래됐다. 마야족(Maya)이 사용한 마야어로 ‘뜨거운 물’인 ‘chocolatl’에서 나왔다는 설도 있다. 다만 ‘chocol’이 ‘뜨거운’을 의미한다는 정확한 근거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칠리고추(chilli)도 같은 뜻을 가진 나와틀어 ‘chilli’에서 유래했다. 남아메리카의 국가 칠레(Chile)와는 상관없는 단어이다. 칠리(소스)는 핫소스의 다른 명칭으로도 사용된다. 다만 우리나라에서 칠리소스는 주로 ‘스위트 칠리 소스’를 표현하는 말로 쓰인다.
바비큐(barbecue)는 서인도제도에 살던 원주민 타이노족(Taíno)이 고기를 구울 때 사용한 ‘푸른 연기가 나는 사각 나무틀’을 ‘barbacoa’로 칭한 데서 비롯됐다. 아메리카 원주민이 화덕에 굽는 야외 요리를 즐겼는데, 이를 ‘bar-be-a-que’라 불렀다는 이야기도 있다. 현재 ‘바비큐’는 고기부터 생선, 채소, 과일 등까지 모든 굽는 행위나 음식을 일컫는다.
기다린 뼈에 붙어있는 고기 요리를 말하는 토마호크(tomahawk)는 토마호크 손도끼와 닮았다고 해서 이 이름을 갖게 되었다. 북아메리카 원주민 알곤키안족은 도끼를 토마호크라고 불렀다고 한다. 사실 알곤키안어에는 약 30개의 언어가 속해 지역에 따라 표기법이 조금씩 다르다. 원주민 언어에서 유래한 다른 단어들도 다양한 지역과 수세대를 거쳐 자리를 잡았기에 여러 원형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참고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