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가 이끌 ‘정부효율부’...트럼프 2기 신설부서 [지식용어]

2024-12-05     정혜인 기자

시선뉴스=정혜인 기자ㅣ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달 13일(현지시간) 일론 머스크(53)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자신의 차기 행정부 ‘정부효율부’(DOGE) 수장에 내정했다. 머스크 CEO는 이번 대선에서 트럼프 당선인의 승리를 견인한 1등 공신으로 평가되는 인물이다.

정부효율부는 2025년 1월 20일 출범 예정인 신설 부서로, ‘정부 기관의 효율화’ 작업을 수행할 전망이다. 정부효율부의 영문 약자 ‘DOGE’(Department of Government Efficiency)는 공교롭게도 머스크가 한때 밀었던 밈코인 ‘도지코인’과 이름이 같다. 다만 연방 정부의 내각 조직이 될지, 정부 자문기구로서 활동할지는 유동적인 상황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인도계 출신 기업가이자 공화당 대선 경선 후보였던 비벡 라마스와미(39)도 머스크와 함께 정부효율부를 이끌 것이라고 성명을 통해 발표했다. 이어 “훌륭한 이들 두 미국인은 함께 나의 행정부를 위해 정부 관료주의를 해체하고, 과도한 규제를 철폐하고, 낭비되는 지출을 삭감하고, 연방 기관을 재건하기 위한 길을 닦을 것”이라면서 “이는 ‘세이브 아메리카’(Save America·미국 구하기) 운동의 핵심”이라고 밝혔다.

라마스와미는 바이오기술 분야 기업가 출신으로, 공직에서 일한 적은 없다. 그는 지난해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에 출마했다가 물러난 후 트럼프 당선인을 지지했다. 경선 당시에는 미국의 국방력 강화 필요성과 중국에 대한 견제 강화 등을 역설했다. 이날 트럼프 당선인의 발표에 라마스와미는 “우리는 온건하게 일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당선인에 따르면 정부효율부는 정부 외부에서 조언과 지침을 제공하고, 백악관 및 백악관 관리예산국과 협력해 대규모 구조 개혁을 추진할 것이다. 또한 이들의 작업이 늦어도 2026년 7월 4일까지 완료될 것이라고 했다. 7월 4일은 1776년 미국의 독립선언을 기념하는 연방 공휴일로, 2026년은 미국의 독립선언 250주년을 맞는 해이다. 

그는 정부효율부에 대해 “우리 시대의 ‘맨해튼 프로젝트’가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맨해튼 프로젝트는 2차세계대전 당시 미국이 인류 최초로 핵무기를 개발하기 위해 진행한 비밀 계획을 가리킨다. 이는 전쟁의 판도를 바꾸는 ‘게임 체인저’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부효율부와 관련해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머스크 CEO의 권한이다. 그는 트럼프 당선인에 대한 1차 암살 시도가 일어난 뒤부터 지지를 공개적으로 선언했고, 지원 유세에도 여러 차례 나섰다. 트럼프 당선인의 정치자금을 위해 슈퍼 팩(정치자금 모금 단체) ‘아메리카 정치행동위원회’도 설립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그가 지난달 16일까지 트럼프 당선인의 승리를 위해 쓴 돈은 1억3,200만달러(약 1,856억원)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선거운동 기간에도 머스크가 정부효율부를 이끌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인 머스크는 1990년대 스타트업인 Zip2와 페이팔을 창업했고, 현재는 우주 탐사 민간기업 스페이스X, 전기차 기업 테슬라 등을 이끌고 있다. 

일각에서는 머스크 CEO가 트럼프 2기 행정부에 입각한다면 기업 소유주로서 이해충돌이 발생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앙겔라 메르켈 전 독일 총리도 트럼프 2기 정부에 머스크 CEO가 깊숙이 개입하는 것에 대해 ‘큰 우려’를 표명했다. 인선 및 정책에 대해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듯한 모습을 보인 머스크는 트럼프 당선인의 오랜 측근과 참모 등과 갈등을 빚는 것으로도 전해졌기에 향후 관계 설정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