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예민해진 성격, 간질환을 앓고 있다면 ‘간성혼수’ 의심해 봐야 [지식용어]
시선뉴스=양원민 기자 / 디자인=김선희 proㅣ같은 증상을 보이더라도 다른 질병이 원인인 경우가 있다. 치매와 비슷하면서도 조금은 다른 ‘간성혼수’가 그러한 질병 중 하나다. 간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이라면 더욱 조심해야 하는 ‘간성혼수’를 알아보자.
‘간성혼수’는 ‘간성뇌증’이라고도 하며 간경변 등의 간질환으로 인해 간의 지능이 저하되어 생기는 행동 변화 및 의식 상실 상태를 말한다. 더 정확하게 말해 간 기능이 심각하게 떨어져 암모니아 같은 독성 물질이 몸 밖으로 원활하게 배출되지 못해 쌓이면서 생기는 증상이다. 우리 몸에 단백질이 흡수, 분해되면 암모니아가 만들어지는데, 다양한 이유로 인해 간 기능이 떨어지면 암모니아를 비롯한 독성물질이 그대로 남아서 몸속에서 돌아다니면서 뇌나 대변에 머물게 된다. 이 과정에서 간성혼수 등 다양한 증상이 유발된다.
간성혼수는 대개 환자의 증상으로 진단하거나 진행 단계 정도를 알게 되고, 특정 임상 증상이나 검사 방법은 없다. 그렇기에 보호자가 환자의 증상을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간성혼수 단계별 증상은 이렇다. 초기에는 불면증이 생기고 반응이 느려지며 자제력을 약간 잃는다. 이때 손 떨림 증상도 동반되며 날짜와 시간 사람에 대한 개념에 혼동이 오는 등 치매와 비슷한 증세를 보인다. 또 성격에 변화가 생겨 화를 내거나 공격적으로 변하는 등 인격장애가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이후 간성혼수가 더욱 진행되면 외부 자극이 있을 때만 반응이 유지되는 반혼수 상태가 되며, 더 심해지면 완전 혼수상태에 이르게 되고 결국 사망하게 된다. 특히 완전 혼수상태에 이르렀다면 치료가 어렵고 사망할 확률이 높다. 그래서 보호자는 간성혼수 증세를 파악해 두어 환자를 면밀하게 살피고 심각하게 여겨 대처 시기를 놓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간성혼수를 치료하기 위해선 증상 초기에 이를 일으킨 원인을 제거해야 한다. 감염이 원인이라면 항생제를 사용하고, 복수를 조절하기 위해 이뇨제를 과다 복용한 경우라면 이뇨제 사용을 멈춰야 한다. 또 암모니아가 쌓인 상태라면 락툴로스(Lactulose)를 처방해 설사를 유발하고 장내를 산성화해서 암모니아를 배출해야 한다.
또한 이를 방지하기 위해선 평소 ‘간’ 관리를 잘해야 한다. 특히 주기적인 건강검진으로 간의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권장된다. 간은 기능이 약 30%로 떨어질 때까지 증상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 다양한 간염은 물론 지방간, 간경화 등을 예방하기 위해 간염 바이러스와 음주 등의 위험 요인을 경계하고, 체중 유지, 탄수화물 섭취 줄이기, 근력운동 등을 병행해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
식생활과 관련해서는 과도한 당분과 단백질, 지방 섭취를 주의하고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한 과일, 채소를 충분히 먹어야 한다. 다만, 간에 부담이 될 수 있는 녹즙 등은 피하는 것이 좋다. 또 장내 암모니아가 쌓이지 않도록 섬유질이 풍부한 음식을 섭취해 배변을 원활하게 하고 장어, 홍삼 등 고영양의 식재료로 영양을 보충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연말이 되자 부랴부랴 건강검진을 받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연령별로 기본 검진 외에 내시경이나 복부초음파가 권장되고는 하는데, 특히 ‘상복부 초음파’에선 간과 담낭 등을 검진할 수 있다. 올해는 2024년 짝수 해로 짝수년생들의 기본 검진이 무료다. 올해가 지나가기 전, 또 내년 상반기에라도 부지런히 건강검진을 받아 몸 상태를 체크하고 각종 질병을 예방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