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피플] 다시 불어오는 ‘조용필 신드롬’...20·30대 위로하는 70대 가왕
시선뉴스=양원민 기자ㅣ모든 뮤지션이 존경하며 내는 앨범마다 센세이션함으로 무장해 사람들을 놀라게 하는 가수가 있다. 오래도록 ‘가왕’(歌王)이라는 타이틀을 안고 항상 새로운 것에 도전하며 사람들에게 위로를 전하는 조용필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조용필은 1950년 경기도 화성에서 태어났다. 1968년 서울 경동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록그룹 애트킨즈를 결성해 보컬리스트로 활약하면서 음악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1970년 그룹 ‘김트리오’를 결성했고, 이듬해 선데이서울컵 팝그룹 콘테스트에서 <님이여>로 최우수가수왕상을 받으며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이후로도 여러 그룹을 통해 많은 음반을 내며 본격적으로 가수로서 살아가기 시작했다. 1972년엔 ‘그룹 25’를 거쳐 1974년 ‘조용필과 그림자’를 결성했고, 1975년 <돌아와요 부산항에>를 발표했다. 이 곡은 그의 최고 히트작으로, 발표와 동시에 그를 ‘스타’의 자리로 끌어올렸을 뿐만 아니라 오늘날까지도 한국인들의 애창곡이자 국민가요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1975년 12월엔 무렵 연예계에 몰아쳤던 대마초 사건에 연루되어 잠시 가요계를 떠났다가, 1979년 ‘조용필과 위대한 탄생’을 결성하며 대중들의 품으로 돌아왔다. 1980년 라디오 연속극 주제가 <창밖의 여자>를 통해 한국 최고의 대중가수로 떠올랐고, 같은 해 한국 가수로서는 처음으로 미국 카네기홀에서 공연하는 쾌거를 이뤘다. 조용필은 그해 11월 서울국제가요제 금상을 시작으로 1980년부터 1986년까지 각종 방송사의 대중가요와 관련된 상을 ‘싹쓸이’하며 한국 가요사에 획을 그었다.
아울러 국내 최초 단일 앨범 100만 장 돌파, 최초 누적 앨범 1천만 장 돌파, 국내 가수 최초 일본 NHK홀 공연 및 ‘홍백가합전’ 출연, 한국 가수 최초 미국 뉴욕 라디오시티 공연 등 무수한 기록도 세웠다. 그러다 1986년 말 가수왕에 오르지 않겠다는 선언을 한 뒤에는 거의 방송활동을 하지 않고, 해외와 국내에서 라이브 공연에 주력하고 있다.
가왕 조용필의 음악 스펙트럼은 한 구간에 머물러 있지 않다. 그는 ‘가요계의 살아있는 역사’, ‘전설’, ‘가왕’, ‘국민가수’ 등 여러 별칭만큼이나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하며 한국 대중가요사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는 1980년 1집 앨범 ‘창밖의 여자’를 시작으로 올해 ‘20’까지 총 20집의 앨범을 통해 로큰롤·트로트·발라드·동요·민요·퓨전 음악을 선보여 왔다.
그의 대표곡으로는 앞서 언급한 <돌아와요 부산항에>부터 <창밖의 여자>, <비련>, <나는 너 좋아>, <친구여>, <여행을 떠나요>, <킬리만자로의 표범>, <모나리자>, <이젠 그랬으면 좋겠네>, <Bounce> 등이 있다. 사실 특정 대표곡을 뽑는 게 의미가 없을 정도로 히트곡들이 너무 많다. 과장을 조금 보태자면, 발표한 노래 전부가 대표곡이라 해도 무방할 정도다.
또 조용필은 지난 2013년 발표한 19집 ‘헬로’(Hello)로 국내에 ‘바운스’ 열풍을 불어오기도 했다. 당시 ‘헬로’의 수록곡이던 ‘바운스’(Bounce)가 크게 히트하면서 음원 차트 정상에 오른 것은 물론, 23년 만에 지상파 음악 프로그램에서 1위를 차지하는 저력을 뽐냈다. 이에 당시 어딜 가나 ‘바운스’가 흘러나온 것은 물론, 남녀노소 모두가 ‘바운스 바운스 두근대’라는 가사를 흥얼거렸다.
한편, 조용필은 지난 10월 ‘헬로’ 이후 11년 만에 정규 20집 ‘20’으로 가요계에 돌아왔다. 앨범의 타이틀곡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이들을 위한 응원가인 ‘그래도 돼’이며, ‘타이밍’(Timing), ‘찰나’, ‘라’ 등 7곡을 수록했다. 타이틀곡의 뮤직비디오에는 배우 박근형, 전미도, 이솜, 변요한이 출연했고, 영화 ‘괴물’, ‘부산행’, ‘태극기 휘날리며’ 등 영화 속 장면이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타이틀곡인 ‘그래도 돼’는 조용필이 70대에 발매한 곡이지만, 20대와 30대의 반응이 더욱 뜨겁기도 하다. 해당 곡의 뮤직비디오는 14일 기준 유튜브 조회 수 114만회를 기록할 정도로 화제를 모으고 있으며, 약 6천개의 댓글이 달렸다. 댓글에선 누군가를 응원한다는 노래의 메시지에 공감하는 이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으며 “불확실한 미래에 흔들렸는데, 노래를 통해 위로를 받고 간다.”, “직장의 부당한 괴롭힘에 버티다 못해 퇴사했는데 노래를 듣는데 눈물이 난다.”, “삶이 힘들어 곡을 듣는데 눈물이 쏟아졌다.”는 등의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아마도 앨범으로서는 이번이 마지막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면서도 “또 새로운 좋은 곡이 있으면 또 (신곡 발표를) 할 예정”이라 말하며 여전히 뜨거운 열정을 자랑하는 가왕 조용필. 영원한 ‘오빠’이자 ‘가왕’으로서 아직도 활발한 활동을 하며 많은 이에게 위로가 되어주는 그에게 우레와 같은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