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원 언박싱] 동두천시 성병관리소 철거 요청에 관한 청원
시선뉴스=양원민 기자ㅣ국회는 일을 해야 마땅하다! 국민이 국회나 국가기관에 대해 자신의 의견이나 희망을 진술하는 국회의 ‘국민동의청원’. 그 중에 이슈가 되는 사안, 또는 이슈가 되어야 할 사안을 언박싱 해본다.
국민동의청원(동의기간 2024-10-22 ~ 2024-11-21)
- 동두천시 성병관리소 철거 요청에 관한 청원
- 청원인 : 윤**
- 청원분야 : 행정/지방자치
청원내용 전문
기지촌 성병 관리소는 무려 30년 가까이 방치되어 온 건물입니다. 이곳은 1970년대 성병에 걸린 환자를 위한 의료시설로 감염률 높은 성병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치료 목적의 격리시설이었습니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감염병 확산을 막고자 격리시설을 운영한 것과 같은 맥락으로 공중보건을 지키기 위한 필수적인 조치였습니다. 또한 치료기간 동안 면회 등 자유로운 활동이 가능했던 곳이었습니다. 몇몇 민간단체는 인권유린을 강조하고 있지만 치료목적인 시설일뿐 우리가 성찰하고 반성해야할 역사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성병관리소의 장기간 방치로 인해 동두천시는 아직까지도 기지촌이라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남아 있습니다. 조선총독부 및 舊 부산역 등 철거 사례를 떠올려 보십시오. ‘역사적 가치’를 이유로 보존하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결국 철거되었습니다. 왜냐하면 그 건물들이 남아 있는 것이, 그 지역 주민들에게는 지역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상기시키기 때문입니다.
동두천 성병 관리소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성병 관리소가 남아 있으면, 동두천시는 기지촌이라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고착화되어 미래 세대에게도 짐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 동두천시민들은 이제 과거의 기지촌 그림자에서 벗어나, 더 밝고 희망적인 미래를 꿈꾸고자 합니다.
영화, 드라마 속에서조차 동두천은 항상 '나쁜 이미지'로 부각 되어왔습니다. 이 도시는 끊임없이 '기지촌'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살아왔고, 시민들은 그 이미지 속에서 지속적인 고통을 받아왔습니다. 우리의 도시는 더 이상 기지촌이라는 낙인이 찍힌 장소로 남을 수 없으며, 그 어두운 과거의 상처에 얽매이지 않고 싶습니다.
대학생 시절 외지 친구가 물어봅니다. “넌 어디 살아?” 동두천에 살지만 “........”, “의정부...” 어린 나이에 동두천이란 말이 창피하고 부끄러웠습니다.
저는 우리 동두천이 '기지촌'의 역사 속에서 벗어나길 간절히 원합니다. 동두천은 더 이상 과거의 그늘에 갇혀 있을 수 없습니다. 우리는 기지촌이라는 어두운 과거에서 벗어나 더 밝은 미래를 꿈꾸고 싶습니다.
여러분의 집이 동두천이라면 성병관리소 존치란 말을 쉽게 할 수 있을까요? 동두천에서 살아오면서 그동안 겪었던 기지촌이라는 오명에서 간절히 벗어나고 싶은 소망을, 그저 역사의 존치라는 왜곡된 시선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의 무심한 태도가 가슴을 더욱 답답하게 만듭니다.
성병 관리소의 철거를 통해 동두천시가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도록 여러분의 동의를 간절히 부탁드립니다.
동두천시 여성단체협의회장 윤한옥
청원 UNBOXING
>> 현 상황
동두천 옛 성병관리소는 정부가 미군 상대 성매매 종사자들의 성병 관리를 위해 설치한 시설로 1973년부터 운영됐다가 1996년 폐쇄됐다.
현재 동두천시는 성병관리소 부지를 매입한 뒤 소요산 관광지 확대개발사업을 위해 성병관리소 건물 철거를 추진하고 있다.
>> 반대하는 시민단체
“성병관리소는 세계에서 우리나라에만 남아있는 전쟁 유산으로, 전쟁과 분단으로 여성들의 피해와 인권유린이 얼마나 심각했는지를 생생하게 증명하고 있다. 손가락질 받았던 여성들의 소중한 삶이 동두천 성병관리소로 재조명되길 희망한다.”
내셔널트러스트(보존 가치가 높은 자연환경과 문화유산을 영구 보존하자는 시민운동)와 경기북부평화시민행동 등 시민단체 회원들은 60일이 넘도록 천막 농성을 벌이며 철거 장비 반입을 저지하고 있다.